美 국채금리 5% 넘었는데 원화 강세…달라진 '환율 공식'

박상우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6.10.03 07:02  수정 2026.10.0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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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10년물 국채금리 5.304%…2002년 이후 최고치

9월 수출 1200억 달러…네고 물량 환율 상단 제한

외국인 주식·기업 환전·연기금 등 수급 영향력 커져

"금리보다 외환수급…1340~1390원 안팎서 등락"

지난 9월 6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 국채금리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원화 가치는 오히려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미국 금리 상승은 한·미 금리차 확대를 통해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최근에는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공급 등 수급 요인이 환율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58.75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8월(1352.87원) 이후 2년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미국 국채금리는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달 30일 장중 한때 5.304%까지 상승했다.


2007년 기록한 장중 고점 5.303%를 넘어선 것으로, 2002년 5월 이후 약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30년물 국채금리도 지난달 29일 장중 5.621%까지 치솟으며 200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기 국채금리가 잇따라 고점을 높이는 상황에서도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를 보이는 셈이다.


통상 미국 금리가 오르면 달러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가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수출액이 사상 처음 1200억 달러를 넘어서는 등 수출 기업들이 벌어들인 달러가 국내 외환시장에 꾸준히 공급되면서 환율 상단을 제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수출업체가 확보한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이른바 '네고 물량'이 늘면서 미국 금리 상승에 따른 달러 강세 압력을 일부 상쇄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외국인 주식 투자와 기업의 달러 환전, 연기금의 해외투자 등 다양한 수급 요인이 금리차 못지않게 환율 방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 국채금리 상승은 원화 약세 요인이지만 최근에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유입과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이 이를 상쇄하면서 환율이 안정되는 모습"이라며 "금리보다 국내 외환 수급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미 장기금리와 달러 강세, 유가와 지정학적 위험, 외국인 주식자금 흐름 등은 여전히 원화 약세 변수"라며 "당분간 반도체 수출이 환율 하단을 지지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1340~1390원 안팎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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