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기 전후 가계소비는 1997년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고는 환율급등 이후 가계소비가 시차를 두고 회복세를 보였다. ⓒ한국은행
원·달러 환율 급등 경험이 많아질수록 가계는 고환율·고물가에 능동적으로 적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 경제연구:환율급등 경험과 가계소비 간의 관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환율 급등기 전후 가계소비는 1997년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고는 환율급등 이후 가계소비가 시차를 두고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큰 폭(47.1%)으로 치솟은 이후 IT 버블(2000년),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코로나19(2020년) 등 대내외 경제 불안 시기마다 급등했다.
과거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환율 급등 후 가계소비와 소비자심리지수가 기준치(100)보다 매우 낮은 64까지 곤두박질치며 장기간 회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환율 급등기에는 소비가 일시적으로 위축되기는 했으나 비교적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다.
반복된 환율 급등을 겪으며 가계가 높은 환율 환경에 대처하는 내성이 커졌다고 분석됐다.
다만 2020년 코로나19 때는 예외였다.
그 해 1분기에 가계소비가 큰 폭으로 감소한 뒤 추가로 다섯분기 동안 감소세를 지속했다.
당시 시행됐던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영향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최영준 한은경제연구원 위원은 "환율이 급등하면 실질소득과 소득이 줄어 가계는 꼭 필요한 것 이외에 소비를 줄이려 한다"며 "위기를 여러 차례 경험한 세대를 중심으로 가계가 스스로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등 능동적으로 소비행태를 바꾸면서 적응력을 높이는 현상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 급등기 때 정부 정책 역시 단기적인 충격 완화뿐 아니라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가계의 적응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가계의 적응적 소비 행태가 세대·소득수준별로 이질적으로 나타나는 만큼 관련 정책은 가계의 소비행태 변화와 계층 간 소비 격차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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