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 이틀째 입장문…안전 우려하며 복귀 촉구
“하청지회 단독 교섭 응할 것”…공동 교섭 이견
한화오션 하청노동자들이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금속노조
한화오션이 하청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을 ‘불법 점거’로 규정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가 웰리브지회와의 공동 교섭 대신 단독 교섭에 나선다면 즉시 응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화오션은 1일 입장문을 통해 “하청지회와의 교섭 의무와 별개로 이번 농성을 정당한 쟁의행위 범위로 인정할 수 없는 불법 점거라고 판단한다”며 유감을 표했다.
전날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와 웰리브지회 조합원 6명은 낮 12시 30분께 경남 거제 한화오션 사업장 내 선행도장공장 지붕과 시스템발판 조립장 크레인에 올라 농성을 시작했다. 원청과의 단체교섭을 촉구하며 지난 2월 천막농성에 돌입한 지 218일 만이다.
한화오션은 하청지회와 교섭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밝혀왔으나, 웰리브지회와의 공동교섭 여부를 놓고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하청지회가 웰리브지회를 제외하고 단독으로 회사와 교섭하겠다고 입장을 바꾼다면 지금이라도 바로 교섭에 응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하청지회가 공동교섭이 아니면 교섭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쟁점은 한화오션의 웰리브지회에 대한 교섭 의무 여부다. 웰리브지회는 한화오션 사업장 내 급식·시설관리 등을 담당하는 하도급업체 노동자들로 구성된 노조다.
앞서 한화오션은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면서 하청지회는 포함했지만 웰리브지회는 제외했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5월 웰리브지회도 공고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중앙노동위원회도 7월 같은 결론을 내렸다.
한화오션은 이에 불복해 지난 7월 20일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현재 노사는 서울행정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회사는 “법적 절차는 원청과 하청 간 사용자성 인정 범위에 대해 법원의 명확한 판단을 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교섭 의무가 있다는 판단이 내려질 경우 이를 존중해 후속 절차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협력사 근로자 처우 개선 노력도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올해 초 약 1만명의 협력사 근로자에게 원청 직원과 동일한 비율을 적용한 성과급 총 890억원이 지급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대우조선해양이 하청지회를 상대로 제기한 4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취하한 점도 언급했다.
이어 “대형 구조물과 중장비가 상시 가동되는 조선소에서 고공농성을 지속하는 것은 참여자 본인과 현장 동료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며 “협력사 근로자의 처우 개선과 상생 노력은 지속하되 불법 행위와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노조는 지난 3월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을 근거로 원청의 단체교섭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전날 농성에 돌입하며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를 위해 또다시 목숨을 걸어야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이번 투쟁도 노동삼권 실현의 돌파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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