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한 줄에 소주 한 병?”…자영업자 ‘공짜 술’까지 내건 이유 [임유정의 오프 더 메뉴]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6.09.29 07:00  수정 2026.09.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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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리뷰 대가 주류 제공 금지”…과태료 최대 2000만원

의제면허·교육 공백에 현장 인지도 낮아…온라인 홍보도 여전

1300~1600원에 들여와 4000~6000원 판매…소비자 체감 혜택↑

가맹점 자체 이벤트도 확산…프랜차이즈 본사 관리 부담 확대

서울 한 식당에서 소비자가 소주를 따르고 있다.ⓒ뉴시스

“영수증 리뷰를 남기면 소주 한 병을 서비스로 드립니다.”


음식점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리뷰 이벤트다. 음료수나 사이드 메뉴를 얹어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소주 한 병’이 경품이 되는 순간 이야기는 달라진다. 리뷰 작성이나 특정 메뉴 주문 등을 조건으로 술을 무상 제공하면 주류 관련 규정에 저촉될 수 있다.


최근 고물가와 비용 부담 속에서 손님 한 명, 리뷰 한 건이 아쉬운 자영업자들은 체감 혜택이 큰 ‘공짜 술’까지 판촉 수단으로 내걸고 있다. 적은 비용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수단이지만, 주류는 별도의 규제를 받는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29일 국세청 고시와 국가법령정보센터 등에 따르면 현행 ‘주류 면허 등에 관한 법률’은 건전한 주류 거래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주류 제조·판매업자의 금품 제공 등을 제한하고 있다. 시행령 제41조 제2항은 주류 또는 주류교환권을 경품으로 제공하거나 제공받는 행위를 금지한다.


국세청이 고시한 ‘주류 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에도 같은 내용이 담겼다.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 중인 국세청 고시 제2025-31호는 주류 제조자와 판매업자가 주류 또는 주류 교환권을 경품으로 제공하거나 제공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규제의 직접적인 법적 취지는 ‘건전한 주류 거래질서’를 확립하는 데 있다. 흔히 공짜 술이 과음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 금지 배경으로 떠오르기 쉽지만, 관련 법령은 주류 유통·판매 과정에서의 과도한 판촉과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막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위반에 따른 제재 수위도 높다. 주류 면허 등에 관한 법률 제38조는 제37조의2에 따른 금품 제공 등의 금지 의무를 위반한 경우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과태료는 관할 세무서장이 부과·징수한다.


문제는 이런 규정을 모르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음식점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일반 음식점은 주류 판매 사실을 신고하면 별도의 면허 심사 없이 주류판매업 면허를 받은 것으로 보는 ‘의제면허’가 적용되는 데다, 주류 거래질서와 관련한 별도의 의무교육 절차도 없기 때문이다.


점주들이 주류 판촉 행위를 자체적으로 진행할 경우 규제가 적용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어려운 이유다. 자영업자들이 다양한 플랫폼에 영수증 리뷰 작성 대가로 소주나 맥주 한 병을 제공한다고 광고하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특히 리뷰 내용을 음식에 대한 평가로만 제한할 경우 외부에서 주류 제공 여부를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신고나 제보가 있어야 적발로 이어지는데, 실제로 리뷰를 작성하고 주류를 제공받은 소비자가 이를 별도로 신고할 유인은 크지 않다.


이에 대놓고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음식점도 많다. 강원 태백의 한 A음식점이 운영하는 업체 페이지에는 ‘영수증 리뷰 시 소주 1병 서비스’라는 안내가 게시돼 있다. 경기 이천의 한 B고깃집에도 ‘영수증 리뷰 작성 시 소주 1병 증정’ 행사가 소개돼 있다.


심지어 프랜차이즈 사례도 있다. 올 초 C브랜드의 한 가맹점에서는 영수증 리뷰시 소주 1병을 제공, 다른 지역 가맹점에서도 주류 제공 안내가 포착됐다. 다만 해당 행사가 가맹본부 차원에서 기획·승인된 것인지, 개별 가맹점이 자체적으로 진행한 것인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국세청의 ‘주류 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 해당 고시는 주류 또는 주류교환권을 경품으로 제공하거나 제공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국세청

그렇다면 자영업자들이 손해를 자처하고서라도 주류 서비스에 나선 이유가 무엇일까.


궁극적으로 음식점 주류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실적 부진이 길어진 원인이 가장 첫 손에 꼽힌다. 회식 문화 축소와 절주 확산 등으로 음식점에서 소비되는 소주·맥주 수요가 줄면서,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주류를 활용해 손님을 끌고 추가 주문을 유도할 필요성이 커졌다.


고물가로 비용 부담이 확대됐다는 점도 손님을 확보하기 위한 판촉 경쟁을 부추긴 배경이 됐다. 한국신용데이터가 발표한 ‘2026년 2분기 소상공인 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사업장당 평균 지출은 3522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3% 늘었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 입장에서 체감하는 혜택이 크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했다.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소주나 맥주 한 병을 공짜로 받으면 소비자가 느끼는 할인 효과는 탄산음료 한 병보다 상대적으로 크다. 음료수 한 캔의 가격보다 주류 가격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통상 음식점에서 콜라·사이다 한 캔당 1000원 안팎에 들여오지만, 매장에서는 2000~3000원 수준에 판매한다. 반면 소주는 음식점 납품가가 병당 1300~1600원 수준이지만, 매장에서는 4000~6000원에 판매된다. 그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는 체감 할인 효과가 큰 셈이다.


특히나 고기나 회처럼 술 소비가 많은 음식점에서는 첫 병을 서비스로 제공한 뒤 추가 주류나 음식 주문으로 이어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혜택이 큰 만큼 리뷰 참여를 유도하기에 적합한 데다, 적은 판촉비로 리뷰와 고객 만족도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선심성 서비스가 자칫 법적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국세청에 주류 무상 제공과 관련한 민원·제보가 잇따르면서, 국세청은 프랜차이즈 본부 등 회원사에 가맹점이 법령을 위반하지 않도록 적극 안내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개별 가맹점이 자체적으로 주류 증정 이벤트를 진행했다면 가맹본부가 곧바로 동일한 법적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가맹점에서 유사한 사례가 반복됐을때 본사의 가맹점 관리·교육이 충분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이 자체적으로 진행한 이벤트라면 법 위반에 대한 기본적인 책임은 점주에게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본사 슈퍼바이저가 정기적으로 점포를 점검하는 만큼 유사 사례가 반복된다면 본사도 가맹점 교육과 관리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가맹계약 해지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며 “본사의 반복적인 시정 요구에도 위반을 지속해 브랜드 이미지에 피해를 주는 수준이라면 계약 내용에 따라 별도의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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