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1조' 눈앞 삼성, 병원·은행까지 간다…가전 구독전쟁 2막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9.28 12:16  수정 2026.09.2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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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가전 고객 3명 중 1명 구독 선택, 블루패스 본격화 1년 만에 외연 확장

"서비스·로지텍·판매 3사 역량 결집" 시장 선점한 LG와 B2B 시장서 맞붙는다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스토어 청담점에서 'AI 구독 2주년 미디어 브리핑'이 열렸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우)과 김용훈 삼성전자 한국총괄 CE팀장(좌)가 미디어 브리핑에 참석한 모습. ⓒ임채현 기자

삼성전자가 가전 구독 사업의 무대를 가정에서 기업으로 넓힌다. 지난해 '블루패스'를 앞세워 구독 서비스를 본격화한 지 1년 만에 매출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둔 데 이어 병원과 금융기관, 호텔 등 기업 고객까지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제품을 판매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배송·설치·관리까지 묶어 고객을 장기간 붙잡는 가전업계의 '구독 전쟁'도 B2B(기업간거래) 시장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스토어 청담점에서 'AI 구독 2주년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기존 'AI 구독클럽'을 '삼성 AI 구독'으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서비스와 삼성전자로지텍, 삼성전자판매 등 3개사의 핵심 역량을 결집해 판매부터 배송·설치, 사용 중 관리와 사후서비스(AS)까지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용훈 삼성전자 한국총괄 CE팀장은 "제품을 구매하는 순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AI 가전에 배송·설치·사용·관리까지 이어지는 경험을 더한 구독"이라며 "지난 2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스토어 청담점에서 고객들이 삼성 가전을 구경하고 있다. ⓒ임채현 기자
삼성 구독, 지난해 9월 이후 본격 속도

구독 사업은 지난해 9월 블루패스를 도입한 뒤 속도가 붙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현재 구독을 운영하는 전체 유통·판매 경로에서 주요 가전 구매 고객 약 3명 중 1명이 구독을 선택하고 있다. 삼성 측은 블루패스 적용 이후 현재 형태의 가전 구독 매출이 1조원에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한 '갤럭시 AI 구독클럽'은 해당 실적에서 제외된다.


삼성이 다음 격전지로 낙점한 곳은 B2B 시장이다. 새롭게 선보이는 'B2B 삼성 AI 구독'은 공공기관과 호텔·의료·금융시설 등을 대상으로 한다. 기업이 가전을 한꺼번에 구매하는 초기 비용을 줄이면서 최대 6년 무상 AS와 사업장별 관리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도록 했다.


단순히 가전을 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업종별 운영 환경까지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금융기관은 영업이 끝난 뒤 원하는 시간대에 제품을 관리받고, 병원 등 제품 가동 중단에 민감한 시설에는 AS 접수 후 영업일 기준 48시간 이내 방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업장별 담당 엔지니어도 배정한다.


제품군도 기존 렌탈 가전보다 넓다. 병원과 금융시설에는 정수기·공기청정기·에어컨·냉장고 등을, 숙박시설과 오피스텔에는 PC·모니터·프린터·시스템에어컨 등까지 묶을 수 있다. 여러 사업장을 운영하는 기업에는 '스마트싱스 프로'를 활용한 통합 관제 서비스도 연계한다. 삼성전자 측은 "가전·전자업계가 제공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 가운데 가장 넓은 수준의 구성이 가능하다"면서도 "B2B 구독은 이제 시작 단계"라고 설명했다.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스토어 청담점 3층에서 고객들이 삼성 가전 서비스센터를 이용하는 모습. ⓒ임채현 기자
이미 치열한 구독 시장, 삼성 전략은

가전 구독을 둘러싼 경쟁은 이미 치열하다. 선두주자인 LG전자는 지난해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구독 매출이 전년보다 29% 늘며 2조5000억원에 육박했다. 올해 7월에는 현대건설과 손잡고 서울 압구정 재건축 2·3·5구역 약 7000세대에 가전 구독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B2B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삼성의 B2B 진출로 양사의 구독 경쟁도 소비자 시장을 넘어 기업·주거시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가전을 한꺼번에 구매하는 데 드는 투자비를 구독료 형태의 운영비로 분산할 수 있다는 점도 B2B 구독의 장점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식당이나 병원처럼 에어컨 등 주요 제품의 고장이 곧 영업 차질로 이어지는 업종에서는 제품 자체뿐 아니라 관리와 AS 대응 속도가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이어 개인 고객 대상(B2C) 서비스도 손본다. 신혼부부와 1인 가구에는 이사 후 제품 점검과 야간·공휴일 세척 등을 묶은 '신혼 패스'를, 시니어 고객에는 제품 사용법과 소모품 교체 시기를 전화로 안내하는 '이지케어 패스'를 도입한다. 방문 횟수를 줄여 구독료를 낮춘 '방문케어 라이트'도 새롭게 추가한다.


삼성은 AI를 서비스 비용을 낮추는 수단으로도 활용한다. 제품의 이상 가능성을 AI가 사전에 알려 필요한 시점에 관리함으로써 정기 방문 횟수를 줄이는 방식이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돈을 줄이려고 방문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사전에 알려주는 것"이라며 "방문 횟수를 기술로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이날 신제품이 아닌 구독 서비스를 주제로 별도의 미디어 행사를 연 것도 이 같은 변화를 상징하는 대목이다. 임 부사장은 "제품의 가치가 하드웨어 자체의 기능과 성능을 넘어 통합된 편리성을 위한 플랫폼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삼성은 구독을 당장 제품과 분리된 독립 서비스 사업으로 수익화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판매 전 상담부터 배송·설치와 관리, AS까지 흩어져 있던 접점을 제품과 연결해 고객 경험을 넓히는 것이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임 부사장은 서비스만을 별도 플랫폼으로 만들어 수익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구독 서비스 출시 2주년을 맞아 10월 31일까지 삼성닷컴과 삼성스토어, 전자랜드 등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최대 20%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와 비스포크 AI 콤보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스팀 울트라 로봇청소기 등 대상 제품을 구독하면 최대 6개월 구독료 상당의 멤버십 포인트와 구독료 5% 상당의 추가 포인트, 총 구독료 5%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처음 구독하는 고객이 2개 이상 제품을 함께 이용하면 최대 5%를 추가 할인하고, 다품목 구독 시 품목 수에 따라 최대 600만원 상당의 멤버십 포인트를 지급한다. 기존 구독 고객의 추가 구독에도 최대 3%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선납 비율도 기존 최대 30%에서 50%로 확대해 40% 또는 50%를 미리 납부하면 총 구독료의 5%를 추가 할인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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