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어플라이드 인튜이션과 수도권서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 차량 운행
카메라·레이더·라이다 실주행 데이터 확보…'센서 퓨전' 고도화
美·유럽·日로 데이터 수집 확대…피지컬 AI 센싱 시장 공략
LG이노텍의 자율주행 센싱 데이터 수집 차량(Data Collection Vehicle)이 도심을 달리고 있다.ⓒLG이노텍
LG이노텍이 국내 도로에서 자율주행 센싱 데이터를 직접 수집한다. 스마트폰 카메라에서 쌓은 광학 기술을 차량용 카메라·레이더·라이다로 확장하는 데 이어 실제 도로 데이터까지 직접 확보해 자율주행 센싱 솔루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LG이노텍은 미국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어플라이드 인튜이션과 국내에서 '자율주행 센싱 데이터 수집 차량'을 운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양사는 지난 3월 자율주행 센싱 솔루션 고도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데이터 수집 차량은 서울·인천·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운행한다. LG이노텍은 데이터 수집 차량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차량 등을 합쳐 2028년까지 국내에서 약 20대를 운행할 계획이다.
LG이노텍이 직접 데이터 수집 차량 운영에 나선 것은 실제 도로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해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센서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다. 기존에는 카메라·레이더·라이다 등 하드웨어 자체의 성능이 경쟁력을 좌우했다면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실제 주행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하고 이를 센서와 소프트웨어 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차량에는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 등 다양한 센서가 탑재된다. 주행 과정에서 도로 상황과 주변 차량의 움직임, 객체 위치, 날씨 변화 등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LG이노텍은 이를 가공한 뒤 가상환경인 디지털 트윈과 결합해 개별 센서의 성능 개선과 시스템 검증에 활용할 예정이다.
특히 LG이노텍은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센서 퓨전' 기술을 고도화한다. 센서 퓨전은 카메라가 확보한 이미지와 레이더의 거리·속도 정보, 라이다의 3차원 공간 정보를 결합·보정해 주변 환경을 보다 정확하게 인식하는 기술이다. 각각의 센서가 가진 한계를 다른 센서의 정보로 보완할 수 있어 고도화된 자율주행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일반적인 주행 환경에서는 쉽게 확보하기 어려운 '엣지 케이스' 데이터도 수집한다. 폭우 속 검은색 차량이나 터널 출구의 강한 역광, 공사 현장의 불규칙한 차선 등 특정 환경에서 센서의 인식 성능이 떨어질 수 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런 데이터를 축적하면 다양한 돌발·예외 상황에서 센서의 정확도와 신뢰성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차량 카메라에 찍힌 보행자의 얼굴이나 차량 번호판 등 개인정보는 비식별화 처리한다.
LG이노텍은 실주행 데이터 확보를 계기로 차량용 카메라 중심의 사업을 레이더와 라이다를 아우르는 복합 센싱 솔루션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자체 기술로 카메라·레이더·라이다 모듈을 공급하는 동시에 이들 센서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통합하는 기술까지 확보해 북미와 유럽 등에서 신규 고객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해외에서도 데이터 확보에 나선다. LG이노텍의 센싱 모듈을 탑재한 어플라이드 인튜이션의 데이터 수집 차량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도 운행될 예정이다. 지역별 도로와 기후 등 서로 다른 주행 환경에서 데이터를 확보해 센싱 모듈의 성능 개선에 활용한다.
LG이노텍은 자율주행과 로봇 등 피지컬 AI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현실 세계를 인식하고 판단해야 하는 자율주행차와 로봇에는 카메라를 비롯한 고성능 센싱 기술이 필수적인 만큼 스마트폰 카메라 사업에서 확보한 광학 기술을 차량·로봇 분야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외부 기업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라이다 기업 아에바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어플라이드 인튜이션, 카카오모빌리티 등과 자율주행 솔루션 공동 개발에 나섰다.
민죤 LG이노텍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자율주행 솔루션은 개별 센서의 성능 고도화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센서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층 고도화한 복합 센싱 솔루션을 앞세워 자율주행 등 피지컬 AI 센싱 시장을 빠르게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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