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 모두 제 부족함 탓"
"연임 생각 없다"…공소취소 조항 삭제 요청
김승원 임명엔 "아직 최종 결론 못 내"
"전쟁 관여·개입하는 파병은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연임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국회에 특검법의 공소취소 조항 삭제를 요청했다. 지지율 하락에 대해서는 자신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거듭 고개를 숙였지만, 전세 제도에 대한 질문에서는 강하게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18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이후 일곱 번째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은 정치·외교와 정책·경제 두 분야로 나눠 약 90분간 진행됐다.
지지율 하락 자성…"두려움과 겸손함 줄어들었다"
"우리는 모두 이재명의 동지들" 지지층 통합 호소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 상당 부분을 자성에 할애했다. 그는 "지방선거 이후로 일면 갑작스러운 국민의 실망과 걱정에 직면하여 당황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많은 시간 숙고하고 성찰한 결과는 '언제나 국민이 옳다'"라고 했다. 이어 "작은 성과와 국민들께서 보내주시는 큰 성원 앞에서 두려움과 겸손함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지지율 하락 원인을 묻는 질문에도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되는 면도 많았고 특정한 계기에 특정한 현안들 때문일까라는 생각도 했다"면서도 "결국은 그 모든 것을 합쳐서 제 부족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배려도 부족하고 섬세함도 부족하고 소통도 부족했다"며 "국민에 대한 존중심이 좀 부족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개혁 속도를 조절해온 배경에 대해 "선명성을 드러내다 더 큰 저항을 불러와 개혁의 속도는 늦어지고 심지어 실패에 이르지 않을까 하는 점을 고민했다"며 "이전 정부의 의료 개혁처럼 소리는 요란하여 정부의 개혁 의지를 알리는 데는 성공하였으나 실제 성과는 없이 사회 혼란이라는 더 나쁜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오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지지층 내부 갈등에 대해 "민주주의와 진보, 개혁의 이상을 꿈꾸며 더 좋은 세상을 위해 행동하는 우리는 모두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며, 이재명의 동지들"이라며 "서로 혐오의 언어를 주고받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 제1 당원이자 국정 최고 책임자인 저의 책임이 가장 크다"며 "미운 마음이 들고 누군가를 탓하고 싶더라도 저와 정부의 부족함을 탓해 달라"고 했다.
연임설 재차 일축…"연임할 생각 전혀 없다"
공소취소 논란엔 특검법 조항 삭제 요청
개헌 문제에 대해 이 대통령은 "헌법 개정을 통한 저의 연임은 헌법상 불가능하며, 저 역시 연임을 생각해 본 적조차 없음을 수차례 여러 경로로 밝혔다"며 "이 기회에 다시 한번 확고하게 말씀드린다. 저는 연임할 생각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연임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는 야권 요구에 대해서는 "마치 제가 연임을 구상하다 포기하는 프레임을 만들려는 정치공세라 생각했다"고 했다. 내각책임제나 이원집정부제 도입설도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개헌 추진 방식을 묻는 질문에는 "개헌은 기본적으로 대통령이 하는 게 아니라 국회와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여야 간 협의와 국민적인 의견 수렴을 거쳐서 하시면 적극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공소취소 문제에 대해서는 국회에 직접 요청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특검의 권한 사항 중에 기존 기소 사건들에 대한 이송 또는 처분에 관한 조항들은 삭제하시고 진상 규명에만 집중해 주시기 바란다"며 "불필요하게 공소 취소 논란이 발생하지 않게 조치해 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조작기소 의혹 자체에 대한 진상 규명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지난 정부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무리하게 수사기소를 해서 피해 입은 사람이 저만이 아니다"라며 "제 지휘 하에 있는 수사기관들이 그 일을 하게 되면 또 오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또 검찰개혁 의지에 대해 "불가역적 검찰개혁을 책임 있게 완수하겠다"며 "사후 조치들을 통해서 불가역적으로 검사가 다시는 수사에 관여할 수 없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고강도 경찰개혁을 통해 경찰이 무소불위 권력기관으로 퇴행할 수 있다는 국민의 우려를 불식하겠다"고 했다.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대국민 기자회견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승원 거취 유보…"인사 하면 할수록 어렵다"
"전쟁 파병은 없다" 호르무즈 파병엔 선 그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여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놓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아직 최종 결론은 내지는 못했다"며 "그 과정에서 벌어진 많은 사안과 지적들, 그리고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과 또 국민의 눈높이 등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결정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잇단 인사 논란에 대해서는 "인사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고 했다. 그는 "나름의 시스템으로 나름의 노력을 하지만 언제나 부족하다"며 "우리로서는 최선을 다했지만 추가로 발견되는 문제들도 있고 우리가 판단한 것과 다른 판단들이 제기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인사시스템을 지금 재점검해보려고 한다"면서도 "앞으로 완벽하게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장담하지는 못한다"고 덧붙였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전쟁의 관여 또는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며 "그런 형태의 파병이든 군자산 파견이든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전쟁 불관여 불개입 원칙은 지금까지도 지켜왔고 앞으로도 계속 지켜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상선 보호 활동은 별개라는 입장이었다. 그는 "다른 국가들이 하는 것처럼 자국의 상선과 원유 수송로 또는 국민들의 생명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활동은 해야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이미 청해부대가 파견돼서 해적 등을 포함한 선박 수송로 국민 안전 위협에 군이 대비하고 있다. 이를 좀 강화하는 부분에 대해서 검토하고 고심하고 있다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대미투자 이견 인정…"치열하게 논쟁·협의 중"
'전세 사라져야 할 제도인가' 묻자…"내가 언제 그랬냐"
대미투자 협상에 대해서는 이견이 남아 있다고 인정했다. 이 대통령은 "거의 합의가 됐다고 하는데 제가 내용을 보니까 동의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있어서 다시 얘기를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에 대해서는 "국민의 세금에 해당되는 500조원쯤 되는 돈인데 안 하고 싶었지만 관세나 대미 관계를 고려해서 결국은 우리도 합의 타협을 했다"고 했다. '상업적 합리성' 문구를 두고 지난 8월 정상회담 전날 밤부터 당일 아침까지 협상이 이어졌다며 "엄청 어려운 일이고 다른 나라에는 없는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국익이 훼손되지 않고 한미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사업을 구성하기 위해 치열하게 논쟁하고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수도권 집중을 근본 원인으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모든 경제력이, 모든 기반 시설이, 모든 정주 여건들이 다 서울로 경기도로 인천으로 집중되고 있다"며 국토 균형발전과 행정수도 건설 추진 의지를 밝혔다. 단기 요인으로는 2022년 이후 허가·착공 건수가 절반으로 줄어든 점과 토지거래허가 해제를 들었다.
대책에 대해서는 "이 정부는 한다"며 공급 확대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총리실에서 매일 체크하고 있고 제가 일주일마다 보고받으면서 구체적인 장소를 다 특정해서 진척 사항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강남권 하락세에 대해서는 "일종의 평탄화 작업이 진행되는 것 같다"고 했다.
전세 제도에 대한 질문에서는 이 대통령이 강하게 반박하는 장면도 있었다. 한 기자가 "과거 대통령님은 전세 제도와 관련해 한국의 특이한 사금융 제도다. 서서히 사라져야 할 제도라는 말씀하셨다"며 "아직도 전세는 사라져야할 제도라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사라질 것이라고 한 걸로 기억한다"며 "사라질 것이라고 했지, 내가 언제 사라져야 한다고 했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러면 질문이 의미가 없어지죠. 그걸로 대체하겠다"고 일축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사태에 대해서는 "정부 정책에 불완전성이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며 "부족함이 있었던 것 맞는 것 같다"고 인정했다. 도입 당시 외환시장 안정과 국내 투자 유도라는 명분이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공석인 정책실장 인선은 "여전히 고심 중"이라며 사회 정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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