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지역 땅 쪼개기 쉬워진다... 대구시, 불합리한 규제 25건 손본다

대구 = 김상현 기자 (scoop@dailian.co.kr)

입력 2026.09.15 16:10  수정 2026.09.1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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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법규 전수조사해 25건 개선 결정... 지난해보다 5배 늘어

주거지역 대지 분할 최소면적 90㎡→60㎡... 공업지역도 150㎡로

입간판 재료에 플라스틱·비철금속 추가... 소상공인 영업 편의 확대

대구시 규제개혁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15일 대구광역시 산격청사에서 시가 전수조사해 발굴한 자치법규 규제 개선 과제를 심의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시민 생활과 기업 활동에 불편을 주는 자치법규 규제 25건을 정비한다. 자치법규에 등록된 규제 507건 전체를 전수조사해 발굴한 결과로, 지난해보다 개선 규모가 5배 늘었다.


시는 15일 산격청사에서 '2026년 제2회 규제개혁위원회'를 열고 자치법규 전수조사를 통해 발굴한 규제 개선과제 31건을 심의해 이 가운데 25건을 개선하기로 했다.


심의 안건은 행정기관이 규제의 존치 필요성을 직접 입증하도록 하는 '규제입증책임 전환과제' 22건과 상위법령 위임사항 정비과제 9건이다.


규제입증책임제는 시민이나 기업이 규제 개선의 필요성을 입증하는 대신 행정기관이 규제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그 필요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으면 규제를 개선하거나 폐지하는 제도다.


대표적인 개선과제는 건축물이 있는 대지의 분할 기준 완화다.


현재 건축물이 있는 대지를 분할할 경우 주거지역은 최소 90㎡, 공업지역은 200㎡ 이상이 돼야 가능하다. 시는 이를 주거지역과 기타지역은 60㎡, 공업지역은 150㎡까지 낮추기로 했다. 상업지역 150㎡와 녹지지역 200㎡ 기준은 그대로 유지한다.


시는 대지 분할 최소면적 기준을 상위법령이 허용하는 수준으로 완화함으로써 토지 소유자의 분할 선택권을 넓히고 재산권 행사에 대한 제약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상공인이 사용하는 입간판 규제도 현실에 맞게 손질한다.


현행 법령은 입간판 제작 재료로 목재와 아크릴 등을 규정하면서 조례를 통해 추가 재료를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대구시 조례에는 별도의 추가 허용 재료가 마련돼 있지 않았다.


시는 조례에 플라스틱과 비철금속 등을 추가해 실제 영업현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경량 소재를 입간판 제작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의 영업 편의를 높이면서 안전성과 내구성 기준도 함께 적용해 보행자 안전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공공시설 내 매점과 자동판매기 운영자 선정 기준도 보다 명확해진다.


현재 장애인과 65세 이상 노인, 한부모가족, 국가유공자 및 유족, 독립유공자 및 유족, 북한이탈주민 등 사회적 약자에게 우선허가 신청 자격을 부여하고 있지만, 같은 우선순위의 신청자가 여러 명일 경우 시장 등이 대상자를 정하도록 돼 있다.


시는 이를 추첨 방식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동일 순위 신청자 간 선정 과정을 객관화해 행정의 자의성을 줄이고 공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자연취락지구의 건축 규제도 완화한다.


현재 시 도시계획 조례는 자연취락지구에서 교육연구시설 가운데 유치원 등 일부 시설만 허용하고 있으며 노유자시설도 일부 용도로 제한하고 있다.


시는 교육연구시설과 노유자시설의 허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조례를 개정할 계획이다. 자연취락지구 주민들의 교육·복지 등 생활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도록 한다는 취지다.


현재 대구에는 지정된 곳이 없는 보호취락지구에 대해서도 향후 지정 가능성에 대비해 건축물 허용 범위를 같은 방향으로 정비하기로 했다. 실제 규제로 작용하기 전에 관련 제도를 선제적으로 손질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규제 정비는 특정 분야를 선별적으로 점검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대구시 자치법규에 등록된 규제 507건 전체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는 추경호 시장 취임 직후 규제혁신 전담 조직을 기존 팀 단위에서 과 단위로 확대·개편하고 자치법규 전반에 대한 전수조사와 개선과제 발굴에 나섰다.


다만 이번 규제개혁위 의결만으로 해당 규제가 곧바로 폐지되거나 완화되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 과제는 관련 조례와 규칙의 제·개정 절차를 거쳐야 실제 현장에 적용된다.


시는 25개 과제별로 소관 부서의 이행계획을 마련해 조례·규칙 제·개정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하고 과제별 이행 상황도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김동혁 시 원스톱기업투자센터장은 "이번 조사는 시민과 기업의 관점에서 자치법규 규제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불합리한 걸림돌을 선제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조치"라며 "단순 과제 발굴에 그치지 않고 관련 자치법규 개정과 현장 적용까지 속도감 있게 추진해 시민이 체감하는 규제혁신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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