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TK통합 다시 시동... 마지막 문턱은 '李 결단'

대구=김상현 기자(scoop@dailian.co.kr)

입력 2026.09.15 10:21  수정 2026.09.15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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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 통합시장 선출... 지방의원 임기 문제 해법 제시

전남광주에 4년간 최대 20조... TK 추가 지원은 정부 부담

미래대응기금, 지방재정 논란 속 통합 인센티브 재원 부상

추경호·이철우·TK 정치권, 李 대통령 직접 설득론 확산

추경호 대구시장(왼쪽)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7월 29일 경북도청에서 민선 9기 출범 이후 첫 공식 회동을 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승부처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으로 옮겨가고 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이 이미 국회 법사위까지 올라가 있는 데다, 2028년 통합을 통해 이 대통령이 지적했던 지방의원 임기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까지 제시되면서 제도적 절차보다 이 대통령의 입장 변화가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정부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연간 최대 5조원씩 4년간 최대 20조원의 재정지원을 약속하고 2027년 정부 예산안에 첫 5조원을 반영한 상황에서, 대구경북까지 통합할 경우 추가 재정지원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이 대통령이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국회 입법 주도권을 쥔 더불어민주당의 향후 법사위와 본회의 처리 방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14일 경북도청에서 김정기 대구시 행정부시장과 황명석 경북도 행정부지사를 공동단장으로 하는 '대구경북행정통합추진단' 회의를 열고 국회에 계류 중인 행정통합 특별법 통과를 위한 공동 대응에 들어갔다. 양 시·도는 기획조정실장이 맡았던 추진단장을 이날 행정부시장과 행정부지사로 격상했다.


양 시·도는 특별법을 9월 중 법사위 안건에 다시 올려 정기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목표다. 공동 설명자료를 만들고 법사위원과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을 공동 방문하는 등 단계별 국회 대응에도 나설 계획이다.


법사위까지 간 TK 특별법... 2028년 출범 맞춰 부칙 수정 추진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은 지난 2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법사위에서 처리가 보류된 상태다.


당시 특별법은 2026년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시장을 선출하고 같은 해 7월 통합특별시를 출범시키는 것을 전제로 마련됐다.


하지만 특별법 통과가 좌초되면서 경북도와 대구시는 각각 선거를 치렀고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추경호 대구시장이 당선됐다. 선거 과정에서 두 사람은 통합특별시 출범에 동의했다.


양 시·도는 기존 법안이 이미 행안위를 거쳐 법사위에 계류돼 있는 만큼 행정통합 논의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2026년 지방선거를 기준으로 마련된 선거 특례를 법사위 심사 과정에서 2028년 통합 일정에 맞게 변경하도록 국회에 요청할 계획이다.


현재 대구·경북이 구상하는 방안은 2028년 총선과 동시에 초대 대구경북통합특별시장을 선출하고 같은 해 7월 통합특별시를 출범시키는 방식이다.


이 지사는 지난 6월 이 대통령이 지방의원 임기 문제를 이유로 추가 행정통합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직후, 초대 통합시장을 2028년부터 2030년 지방선거까지 약 2년 임기로 선출하고 현 기초·광역의원들의 임기를 2030년까지 보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직 지방의원들의 임기를 중도에 종료하지 않고 2030년 지방선거부터 통합시장과 광역의원을 정상적으로 함께 선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경북이 제시한 2028년 통합안이 제도화될 경우 이 대통령이 행정통합의 현실적 걸림돌로 지적했던 지방의원 임기 문제는 해소할 수 있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시각이다.


경북 북부권 의견 수렴과 주민 공론화 문제 역시 기존 특별법 입법 과정에서 상당 부분 논의가 이뤄진 만큼 시·도는 입법 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밟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월 법사위 보류 명분 된 대구시의회... 새 의회 입장도 변수



대구시의회 시의원들이 지난 2월 23일 오전 시의회 청사 앞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 졸속 추진 규탄 성명서'를 발표한 뒤 통합특별법 수정안에 대한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대구시의회 제공.

풀어야 할 문제도 남아 있다. 지난 2월 대구경북 특별법이 법사위에서 멈춰선 주요 배경 가운데 하나였던 대구시의회의 입장이다.


당시 시의회는 행정통합 자체를 원칙적으로 반대하기보다 대구시의원과 경북도의원의 의원 정수 불균형, 충분하지 않은 재정지원과 권한 이양 등을 문제 삼으며 특별법의 졸속 처리에 반대했다.


이 같은 입장은 실제 법사위 심사 과정에서 특별법 처리를 보류하는 명분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다.


새로 구성된 시의회가 행정통합과 특별법에 대해 어떤 공식 입장을 내놓느냐는 향후 법사위 재상정 과정에서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대구·경북이 특별법의 정기국회 통과를 목표로 하는 만큼 시·도의회를 포함한 지역 정치권 내부의 입장을 먼저 정리하는 것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법사위보다 높은 문턱은 대통령... 李 "다음 지방선거까지 통합 불가능"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 큰 변수는 국회의 법안 처리 절차보다 이 대통령과 정부의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전남광주에 이은 추가 광역 행정통합과 관련해 "현실적으로는 다음 지방선거까지는 통합이 불가능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시·도지사와 지방의원을 선출한 상황에서 이들의 임기를 중간에 조정하기 어렵다는 게 대통령이 제시한 이유였다.


당시 이 지사는 즉각 반발했다. 이 지사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사실상 임기 내 추가 행정통합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면서 "전남·광주는 되고 대구·경북은 안 된다는 것은 지역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석 달이 지난 현재 대구·경북이 다시 특별법 통과에 나섰지만 행정통합에 대한 이 대통령과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결국 법사위의 특별법 재상정과 함께 정부가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이재명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전략에 포함할 것인지가 선결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전남광주는 내년에만 5조원... TK 통합엔 재정 부담?



대한민국 제1호 광역행정통합 자치단체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청이 7월 1일 출범했다. 하루 전인 6월 30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청사에 안내표지판이 교체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신중한 태도에는 막대한 재정 부담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통합특별시에 연간 최대 5조원씩 4년간 최대 20조원의 재정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실제 지난 7월 출범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는 2027년 정부 예산안에 5조원의 재정 인센티브가 반영됐다.


5조원 가운데 4조3500억원은 신설되는 '통합지방정부지원기금'으로 지원된다. 이 가운데 2조8500억원은 통합특별시가 주력 산업 육성과 기업 유치, 인재 양성, 정주 여건 개선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일반지원 계정이고, 1조5000억원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반도체지원 계정이다.


나머지 6500억원은 중앙정부가 맡던 사무와 사업이 통합특별시로 넘어갈 때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대구경북이 통합되면 정부는 전남광주에 적용한 통합 인센티브 원칙을 그대로 적용해야 할 형편이다.


지역 한 국회의원은 이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결국 정부 입장에서는 전남광주에 막대한 통합지원 재원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구경북까지 정량으로 지원하기가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미래대응기금'도 변수... TK에는 기회이자 부담



추경호 대구광역시장이 지난 8일 대구시청사를 찾은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과 미래대응기금 추진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과 행정통합 지원 재정의 관계도 주목할 대목이다.


정부는 2027년 예산안에서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추가 세수를 활용해 청년과 미래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에 투자하기 위한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기로 했다.


정부 예산안 기준으로 전남광주에 지원되는 통합 인센티브 5조원 가운데 3조5000억원은 미래대응기금에서, 1조5000억원은 반도체 관련 재정지원으로 충당된다.


미래대응기금에서 지원되는 3조5000억원은 일반지원 2조8500억원과 사무이관 지원 6500억원으로 구성된다.


반면 대구시는 미래대응기금 조성 과정에서 기존 지방교부세 재원이 줄어드는 방식에 대해 강하게 반대한다.


추 시장은 최근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을 만나 미래대응기금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행 지방교부세법에 따라 지방정부에 돌아가야 할 자주재원을 줄여 기금을 조성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지방에 배분해야 할 교부세를 먼저 쓰고 나머지 내국세 증가분을 미래대응기금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게 추 시장의 논리다.


미래대응기금은 대구경북 입장에서 양면성을 갖는다. 기존 지방재정을 줄이는 방식이라면 반대할 수밖에 없지만,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성사될 경우 전남광주와 같은 수준의 통합 재정 인센티브를 확보하는 주요 재원이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문제가 단순히 특별법 하나를 통과시키는 차원을 넘어 정부가 '두 번째 통합특별시'에도 대규모 재정지원을 할 의지가 있느냐는 문제로 옮겨가고 있는 이유다.


"대통령 직접 만나야"... TK 정치권 역할론 부상


지역 정치권에서는 추 시장과 이 지사,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이 직접 이 대통령을 설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방의원 임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까지 제시된 만큼 남은 핵심은 대통령과 정부의 정치적 결단이라는 것이다.


지역 한 국회의원은 "이 정도 사안이라면 이 도지사와 추 시장, 지역 국회의원들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 설득하든지, 필요하다면 삭발 시위라도 하겠다는 각오로 나서야 한다"며 "결국 중앙정부의 결단을 끌어내는 것은 지역 정치권의 몫"이라고 말했다.


추진단 격상으로는 대통령과 정부의 입장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역 행정통합은 특별법 제정뿐 아니라 대규모 재정지원과 권한 이양, 정부 조직의 협조가 동시에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2028년 대구경북통합특별시 출범의 성패는 추 시장과 이 지사, 지역 정치권이 이 대통령과 정부를 설득해 전남광주에 상응하는 재정지원을 포함한 정치적 결단을 이끌어낼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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