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수사 1년의 민낯…경찰에 수사 맡겨도 되나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09.14 16:38  수정 2026.09.1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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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가까이 들여다보고도 영장 단계서 제동

중수청 출범 앞두고 경찰 수사력 다시 도마에

김병기 무소속 의원.ⓒ데일리안DB

경찰이 1년 가까이 수사한 김병기 무소속 의원의 비위 의혹 사건에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구속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돌려보냈다. 압수수색과 7차례 소환조사까지 벌였음에도 신병 확보 필요성을 충분히 소명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장기간 사건을 들여다보고도 영장 단계에서 보완수사를 요구받으면서 경찰의 수사 역량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다음달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둔 가운데 중대 사건을 맡을 수사기관의 역량과 이를 통제할 장치의 부재 등 논란이 재부상하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지난 11일 서울경찰청이 신청한 김 의원의 사전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하지 않고 경찰로 돌려보내며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9월 김 의원의 공천헌금 의혹과 차남 특혜 채용 의혹 등 각종 비위 의혹이 불거지자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압수수색과 7차례에 걸친 소환조사를 벌였다. 김 의원에 대한 마지막 조사는 지난 4월10일 이뤄졌다. 경찰은 최종 조사 이후에도 약 5개월간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다가 지난 7일에서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를 적용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청은 14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수사의 완결성을 보다 높이기 위해 면밀히 수사하고 법리 검토를 꼼꼼히 하다 보니 시간이 소요됐다"고 해명했다. 최종 조사 이후에도 법리 검토와 혐의 보강을 위해 추가 수사가 필요했다는 취지다.


하지만 검찰은 영장 신청 나흘 만에 이를 반려했다. 김 의원이 7차례 소환조사에 모두 응한 점과 최종 조사 이후 영장 신청까지 약 5개월이 지난 점 등을 종합하면 현시점에서 구속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추가적인 증거인멸 정황이 부족하고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보강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일단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보완수사 결과에 따라 구속영장을 재신청할 수도 있지만 불구속 송치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장기간 사건을 들여다보고도 구속영장 단계에서 다시 혐의 입증과 신병 확보 필요성을 보강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최근 주요 사건에서 경찰의 대응력이 연속해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수사 역량에 대한 회의론을 더욱 키웠다는 비판도 이어진다.


특히 마지막 조사 이후 5개월이 지난 시점에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구속 필요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하면서 수사의 속도뿐 아니라 완결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정치인이나 권력형 비위 사건은 사실관계가 복잡하고 정치적 파장이 큰 만큼 수사기관의 전문성과 판단력이 요구된다.


오는 10월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면 수사와 기소를 둘러싼 기존 역할과 통제 구조도 크게 달라진다. 수사 중심축이 이동하는 거대한 전환기 속에서 김 의원 사건이 수사기관의 역량 검증과 이를 견제·통제할 사법 시스템 보완이라는 과제를 다시 한번 수면 위로 올려놓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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