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20년 넘은 만성 중이염 난청, 인공와우로 청력 회복"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9.10 10:38  수정 2026.09.1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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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만성 중이염·일반 난청 환자 수술 결과 비교

수술 1년 뒤 청각 능력 대등…장기 난청에도 단어인지 유지

박홍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난청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만성 중이염으로 20년 넘게 난청을 겪었더라도 인공와우 수술을 통해 청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박홍주 이비인후과 교수팀이 후천성 만성 중이염 환자와 일반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의 인공와우 수술 후 청력을 비교한 결과, 수술 1년 뒤 두 환자군의 청각 능력은 대등한 수준을 보였다. 특히 만성 중이염 환자는 난청이 20년 이상 지속된 경우에도 단어를 명료하게 인지하는 능력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중이염은 귀 안쪽 중이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장기간 반복되면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이어질 수 있다. 초기에는 중이염 수술이나 보청기 등으로 청력을 개선할 수 있지만 난청이 심해져 보청기로도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하면 인공와우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만성 중이염 환자는 중이와 유양동(귀 뒤쪽 뼈 안에 있는 공기 주머니)에 만성 염증이나 해부학적 변형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감염이나 전극 돌출 등의 우려로 인공와우 수술이 제한적으로 시행돼 왔다. 연구팀은 염증을 제거한 뒤 지방이식으로 중이강을 채우고 인공와우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위험을 줄였다.


연구팀은 2006년 7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후천성 만성 중이염 환자 33명과 연령·성별을 맞춘 비염증성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 70명의 수술 전후 청력과 영상검사 결과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수술 1년 뒤 만성 중이염 환자군의 단어인지명료도와 순음청력역치 등 전반적인 청각 능력은 일반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군과 대등한 수준을 보였다.


난청을 겪은 기간에 따라서는 차이가 나타났다. 일반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는 난청 기간이 20년을 넘으면 수술 후 단어인지명료도가 크게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 반면, 만성 중이염 환자는 20년 이상 난청이 지속된 경우에도 단어인지명료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연구팀은 만성 중이염 환자에게 남아 있는 골도 청력이 지속적으로 청각 자극을 제공하면서 청각 경로와 신경 기능을 보존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수술 예후에는 내이염 동반 여부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전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 만성 중이염 환자의 9.1%에서 내이염이 확인됐으며, 이들 환자는 수술 후 단어인지명료도가 다른 환자보다 낮았다. 연구팀은 수술 전 MRI를 통해 내이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치료 결과를 예측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박홍주 교수는 “만성 중이염으로 장기간 난청을 겪어 보청기로도 효과를 보기 어려운 환자도 인공와우를 통해 청각을 회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성공적인 수술을 위해서는 MRI 등 정밀 영상검사로 내이염 동반 여부를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난청은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적절한 청각 재활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Ear, Nose & Throat Journal’ 최신호에 게재됐다.


한편, 인공와우는 보청기로 충분한 청력 회복이 어려운 고도·심도 난청 환자의 청신경을 전기적으로 자극해 소리를 전달하는 청각 재활 치료법이다. 최근에는 잔존 청력이 있는 환자와 일측성 난청 환자 등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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