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성과급 시대…이젠 "현금·주식 내가 고른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9.15 06:00  수정 2026.09.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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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성과급안 25표 차 부결…15일부터 재투표

현금 40%→50% 늘리고 주식 비중은 직원이 직접 선택

삼성전자 DS 특별성과급은 전액 자사주…지급 방식 '제각각'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뉴시스

성과급 경쟁의 무게중심이 '얼마나'에서 '어떻게'로 옮겨가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보상 규모가 커지면서 현금과 자사주 비중, 지급 시기까지 노사 협상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25표 차 부결 딛고 재투표

1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전임직(생산직) 노조는 이날부터 16일까지 2026년 임금·단체협약 수정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총투표를 진행한다. 지난달 첫 잠정합의안이 찬성 7510표, 반대 7535표로 불과 25표 차로 부결된 데 따른 재투표다. 노사는 이번 재투표를 거쳐 추석 연휴 전 임단협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수정안의 핵심은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 방식이다. PS의 기본 지급 비율을 기존 현금 40%·주식 60%에서 현금 50%·주식 50%로 조정했다. 전체 PS 가운데 당해 지급되는 80%는 현금 50%와 주식 30%로 나눠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1년 뒤와 2년 뒤 각각 10%씩 주식으로 지급한다.


개인의 선택권도 확대했다. 구성원이 원하면 자사주 비중을 기본 50%에서 최대 100%까지 10%포인트 단위로 선택할 수 있다.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산정한 PS 가운데 내년과 내후년으로 이연됐던 각각 10%의 지급분도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AI 반도체 호황으로 보상 규모가 커지면서 지급 방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10%를 PS 재원으로 활용하고 지급 상한을 폐지하는 데 합의했다. 올해 실적 전망을 토대로 직원 1인당 성과급이 수억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추산도 나온다. 다만 실제 지급액은 연간 실적 등에 따라 달라진다.


첫 잠정합의안에서는 자사주 지급 비중 확대에 대한 일부 조합원의 반발이 주요 쟁점으로 꼽혔다. 결국 노사는 성과급 총액보다 현금 기본 지급 비중을 높이고 자사주 비중에 대한 구성원 선택권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수정안을 마련했다.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앞에서 삼성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SK는 선택, 삼성은 전액 자사주

삼성전자도 올해 반도체(DS)부문에 자사주 성과급을 도입했지만 방식은 SK하이닉스와 다르다.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의 지급 방식은 유지하면서 별도의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해 세후 전액을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했다. 특별경영성과급은 노사가 선정한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활용하고 지급률 상한은 두지 않는다.


지급된 주식의 3분의 1은 즉시 매각할 수 있지만 나머지 3분의 1씩은 각각 1년과 2년간 매각이 제한된다. PS의 현금·자사주 지급 비중을 조정하고 개인별 선택권을 확대한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는 기존 성과급 체계는 유지하면서 새로 만든 특별성과급에 자사주 지급 방식을 적용한 셈이다.


같은 삼성 계열에서도 반응은 엇갈렸다. 삼성SDS는 올해 기존 현금 목표인센티브(PI)를 폐지하고 연봉의 20% 수준을 기준으로 자사주를 지급하는 방식의 성과보상 체계 개편을 추진했지만 임직원 과반의 동의를 얻지 못해 무산됐다.

해외로 번진 성과급 경쟁

성과 배분을 둘러싼 경쟁은 해외로도 번지고 있다. 마이크론은 최근 2026회계연도 실적에 따라 대만 직원들에게 월 급여의 35~68개월분에 해당하는 보상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대만 노조는 약 83개월치 급여에 해당하는 일회성 보너스를 요구한다. 2027회계연도부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연동해 분기마다 지급하는 제도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마이크론 노사 간 첫 조정회의는 지난 4일 합의 없이 끝났으며 2차 조정회의는 오는 21일로 예정돼 있다. 노조원 조사에서는 80% 이상이 파업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배분 제도와 비교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AI 반도체 호황으로 성과급 규모가 커지면서 현금과 주식 비중, 매각 제한과 이연 지급 등 세부 조건을 둘러싼 구성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이번 재투표 결과는 향후 성과급 지급 방식을 둘러싼 노사 협상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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