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따라 '이재명 1기 내각' 중진 3인 국회 복귀
계파 갈등 격화 속 친명계 지도부에 힘 실릴 듯
공소 취소·부동산 등 '대통령 뜻' 전달자 역할 주목
(왼쪽부터)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 안규백 국방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과 안규백 국방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재명 대통령의 8·31 개각으로 장관직을 마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귀한다. 당내에선 '명청(이재명 대통령·정청래 전 대표)대전'으로 당이 분열 위기인 가운데, 이재명 정부 1기 내각 출신인 세 중진 의원들의 복귀가 친명(친이재명)계와 김민석 지도부에 힘을 싣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오는 16일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실시한다. 청문회를 마친 뒤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국회에서 채택되고, 이 대통령이 두 후보자를 신임 장관으로 임명하면 전임자인 안 장관과 김 장관은 퇴임 후 국회로 복귀한다.
정 전 장관은 후임자인 김승원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가 열리지 않았음에도, 건강상의 이유로 먼저 장관직을 사퇴하고 국회로 복귀한 바 있다. 정 전 장관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2026 정기국회 개회식 참석 소식을 전하며 "13개월 만에 국회의원 자격으로 본회의장에 앉으니 감회가 새롭다"는 글을 게재한 바 있다.
민주당 내에서 세 장관의 국회 복귀에 주목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세 의원이 모두 이재명 1기 내각에서 장관직을 수행하며 국정 운영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세 의원과 이 대통령의 과거 인연까지 재조명 되는 분위기다.
정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검찰 개혁을 주도해왔다. 정 전 장관은 수사와 기소의 기능적 분리와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 개정, 검찰청 폐지 후 중수청과 공소청 설치 등을 이끌면서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검찰개혁을 이끌었단 평가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정 전 장관은 검찰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두고 당내 강경파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의 일부 존치 의견을 밝힌 만큼 정 전 장관 역시 이에 동조하는 의견을 냈던 것이다. 특히 정 전 장관은 보완수사권 폐지가 당론으로 채택된 지난 7월 처음으로 사직 의사를 밝히면서 우회적으로 당내 강경파에게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이같은 법무 장관 재임 시절 행보가 재소환 이유는 정 전 장관이 향후 당내에서 이 대통령의 공소 취소와 관련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어서다. 앞서 정 전 장관은 지난해 11월 검찰이 이 대통령과 관련 있는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1심 판결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는 과정에서 "신중히 판단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이후 정 전 장관은 지난달 26일 이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검찰미래위가 국민적 의혹을 갖는 수사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이후에 잘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불법적인 절차로 기소됐으면 검찰이 판단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최근 김승원 후보자의 법무 장관 지명으로 공소 취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정 전 장관이 어떤 입장으로 접근하는지에 따라 당내 분위기가 뒤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재명 정부의 국방 정책과 부동산 정책을 이끌었던 안 장관과 김 장관의 각 정책과 관련한 입장 역시 당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특히 부동산 문제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김 장관의 입장이 내부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 장관 출신인 중진이 돌아오는 만큼 어떤 발언을 하더라도 주목받을 수 밖에 없는 게 사실"이라며 "특히 공소 취소나 부동산 문제는 당내에서도 민감한 사안이라 물밑이든 공개적이든 어떤 입장이냐에 따라 '그게 대통령의 뜻인가'라는 식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친청계인 최민희 최고위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두 번째는 세 의원들과 이 대통령과의 인연이다. 5선의 정 전 장관은 과거 '친명 좌장'으로 불렸을 만큼, 이 대통령과 돈독한 인연을 갖고 있다. 이 대통령과는 사법연수원(18기) 동기인 만큼 개인적인 인연 역시 두텁다. 그런 만큼 정 전 장관은 친명계를 중심으로 꾸려진 김민석 지도부와 친명 중진 및 뉴이재명계 그리고 이 대통령 사이를 연결하는 정치적 조정자 역할을 맡게 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김 장관 역시 이 대통령과의 인연이 깊은 인사 중 한 명이다. 3선의 김 장관은 제22대 총선을 앞둔 2023년 11월 민주당 조직사무부총장과 총선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총선을 이끌었던 게 이재명 대표였던 만큼, 당시 공천의 실무를 본 것이다. 총선 승리 이후 치러진 8·19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자 김 장관은 사무총장으로 유임되면서 친명 색채를 뚜렷이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 전 장관과 김 장관의 친명 색채가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지속되고 있는 명청대전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8·17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격화된 당내 계파 갈등이 최근 외연확장(김민석)과 진보결집(정청래)으로 나뉘어져 더 거칠어지는 상황에서 두 전직 장관의 합류는 친명계에 힘이 더 실리는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단 분석이다. 5선의 안 장관도 2024년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대표 총괄특보단장 직을 지낸 바 있는 만큼 친명계에 힘을 실을 것으로 거론된다.
세 중진 의원이 향후 공식적으로 당내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느냐 역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친명계 중진 의원들의 움직임이 친청계의 약진 제지에 시그널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서다. 특히 최근 김 대표가 당내 친명 의원들에게 각종 당직을 부여하고 있는 만큼, 세 의원의 합류는 친청계에겐 큰 정치적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단 분석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정 전 장관이나 김 장관은 당내에서 존경을 받는 의원인 만큼 갈등 중재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면서도 "만약 그 두 분이 당내 갈등에 개입하는 순간 무게가 한 쪽으로 실릴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한 관계자도 "장관 출신에 친명 색채가 너무 뚜렷한 만큼 세 장관 출신 의원들이 굳이 당직을 맡지 않는게 좋아보인다"며 "당 전면에 나선다면 노선은 물론 공천 잡음까지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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