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커지자 OCI도 움직인다…인산 이어 과산화수소까지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6.09.06 06:00  수정 2026.09.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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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각용 인산 4분기 5000t 증설로 연산 3만t 체제

세정용 과산화수소 가동률 70%대에서 90%로 상향

수요는 인산부터, 과산화수소가 뒤따르는 순서

반도체 8대 공정 중 5개에 소재 공급하는 구조

군산공장 전경. ⓒOCI

OCI가 반도체 소재 생산능력과 가동률을 동시에 끌어올린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반도체 생산이 늘면서 소재 수요도 함께 커질 것으로 보고 미리 대응에 나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OCI는 반도체용 인산 생산능력을 연산 2만5000톤(t)에서 3만t으로 늘리는 증설을 4분기 마무리할 계획이다. 새 공장을 짓는 대신 공정 효율화로 생산량을 늘리는 방식이다.


인산은 반도체 웨이퍼에서 특정 박막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식각 공정에 쓰인다. D램과 낸드플래시, 파운드리에 두루 들어가는 범용 소재여서 반도체 생산량이 늘면 수요도 함께 늘어난다.


OCI는 2007년 인산 사업을 시작해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해왔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공급하고 있다. 2023년에는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공장 공급자로 선정됐다.


증설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소재 사업의 구조가 있다. 반도체 소재는 고객사 인증을 통과해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쉽게 바뀌지 않는다. 고객사가 신규 라인을 가동하기 전에 인증과 물량 확보를 마쳐야 하고 그 시점에 생산능력이 모자라면 확보한 자리를 지키기 어렵다. 회사도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과 주요 고객사의 대규모 투자 확대에 따른 소재 수요 증가에 대응해 반도체 소재 신규 사업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과산화수소는 설비를 새로 짓는 대신 이미 갖춘 생산능력을 더 돌리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익산과 광양 공장에서 연산 12만5000t을 만들 수 있는데, 상반기 70%대였던 가동률을 하반기 90% 수준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과산화수소는 웨이퍼 세정에 쓰이고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세정 단계가 늘어난다. OCI는 반도체와 HBM 시장 성장으로 전자급 제품 수요가 확대될 것이고 내다봤다.


여력은 이미 한 차례 커져 있다. 과산화수소 생산능력은 지난해 12월1일 피앤오케미칼을 흡수합병하면서 연산 7만5000t에서 12만5000t으로 늘었다. 자체 증설이 아니라 계열사 합병에 따른 편입이지만 결과적으로 수요 확대 국면에 쓸 수 있는 여유분을 확보해둔 셈이 됐다.


OCI의 경쟁력은 단일 품목이 아니라 여러 공정에 걸쳐 소재를 대는 데 있다. 회사가 만드는 제품은 반도체 8대 공정 가운데 5개 공정에 들어간다. 웨이퍼 원판이 되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군산공장에서 연산 4700t 생산하는데, 순도 11나인급 초고순도 제품을 만드는 국내 유일 기업이다. 산화와 포토 공정에서는 과산화수소가 웨이퍼 세정에 쓰이고 식각 공정에는 인산과 과산화수소가 함께 투입된다. 증착 공정에는 프리커서인 헥사클로로디실란(HCDS)이 들어간다.


공정끼리 원료로 연결돼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군산공장에서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만들 때 나오는 삼염화실란(TCS)은 이차전지 실리콘 음극재용 특수소재인 모노실란(SiH4)의 원료로 쓰인다. 회사는 부산물을 원료로 사용해 사업 경쟁력과 안정적인 생산 프로세스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노실란은 지난 4월 초도 양산에 들어가 영국 넥세온 국내 자회사에 파이프라인으로 공급되고 있다.


포트폴리오도 넓히고 있다. OCI는 지난 7월 OCI홀딩스로부터 OCI스페셜티 지분 100%를 취득해 충남 공주 공장을 확보했다. 중국산 저가 공세로 태양광 소재 가동률이 떨어진 곳인데, 여기에 약 254억원을 투입해 반도체 패키징용 웨이퍼 재생 설비를 짓는다. 패키징 고객사가 쓴 웨이퍼를 회수해 세정·재생한 뒤 다시 공급하는 사업이다.


반도체 공정이 고도화되면서 첨단 패키징 수요가 늘고 고객사의 원가절감 요구가 겹치며 재생 웨이퍼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2027년 상반기 준공한 뒤 고객사 품질 인증을 거쳐 이르면 2027년 말 매출이 발생한다. 새 부지에 라인을 세우는 대신 가동률이 떨어진 설비를 전용해 투자비를 낮췄다.


다만 이런 준비가 아직 실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반도체 소재 매출은 지난해 2분기 830억원에서 올해 2분기 800억원으로 다섯 분기째 800억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 433억원으로 흑자전환한 과정에서도 매출 증가폭은 정기보수 종료와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 판가 상승이 반영된 기초 소재 쪽이 더 컸다.


한편, OCI는 인산을 원료로 한 스페셜티 에천트 개발도 이어가고 있다. 에천트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특정 박막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식각액으로, 인산을 그대로 파는 것보다 부가가치가 높다. 회사는 고객사와 협력해 개발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내년부터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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