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막는다면서 로보택시는 중국산…美 규제 강화에 현대차 '반사이익'?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09.07 13:37  수정 2026.09.0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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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완성차업계, 의회에 중국 커넥티드카 영구 봉쇄 입법 촉구

웨이모, 中 지커가 생산한 로보택시 3200대 이상 반입

'껍데기' 중국서 들여와 美서 자율주행 시스템 장착

현대차, 美 생산 아이오닉5 4분기부터 웨이모 공급

현대자동차그룹 미국 자율주행 자회사 모셔널의 자율주행 로보택시ⓒ현대자동차그룹

중국산 자동차의 미국 시장 진입을 원천 봉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 자동차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정작 미국 최대 로보택시 업체 웨이모는 중국산 차량을 대거 들여와 서비스 확대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차체를 들여오되 통신·자율주행 장비는 미국에서 장착하는 방식으로 현행 규제를 비켜간 것이다.


미국 의회가 중국산 차량 자체를 겨냥한 추가 규제에 나서면서 웨이모의 공급망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미국에서 생산한 아이오닉5를 웨이모에 공급하기 시작하는 현대차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혁신연합(AAI)은 지난 3일 미국 하원과 상원 지도부에 중국산 커넥티드카와 관련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올해 안에 처리해달라고 공식 요구했다. AAI에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토요타, 폭스바겐, 혼다, 스텔란티스뿐 아니라 현대차 등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판매하는 주요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존 보젤라 AAI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업체들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차량을 세계 각국에 쏟아내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커넥티드카가 민감한 차량·소비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전송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단순한 산업 경쟁을 넘어 국가안보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는 이미 중국산 커넥티드카에 높은 장벽을 세워놓은 상태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중국이나 러시아와 연계된 차량연결시스템(VCS)과 자율주행시스템(ADS) 소프트웨어가 적용된 차량의 수입·판매를 제한하는 규정을 확정했다. 소프트웨어 규제는 2027년식부터, 관련 하드웨어 규제는 2030년식부터 적용되며, 중국·러시아와 밀접하게 연계된 제조업체의 커넥티드카 판매 역시 2027년식부터 제한된다.


문제는 정작 미국의 자율주행 업계가 중국산 차량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는 중국 지리자동차그룹 산하 지커가 생산한 전용 로보택시 '오하이(Ojai)'를 미국으로 대거 들여오고 있다.


미국으로 반입된 지커 차량은 3200대를 넘어섰으며 올해 들어서만 2600대 이상이 반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선적 데이터를 추적하는 모펫네이선슨은 웨이모가 올해 말까지 중국산 지커 차량 약 5000대를 미국으로 들여올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산 커넥티드카를 막는 미국에서 지커 차량 수천대가 도로를 달릴 수 있는 것은 독특한 생산방식 때문이다. 지커는 중국에서 차량의 기본 차체와 구동계 등을 생산하지만, 미국 커넥티드카 규제 대상이 되는 통신장비나 자율주행 센서는 탑재하지 않은 상태로 미국에 보낸다.


이후 웨이모가 애리조나주 메사 시설에서 미국에서 설계한 컴퓨팅 장비와 센서, 자체 개발한 '웨이모 드라이버'를 장착해 완성된 로보택시로 만든다. 중국에서 완성된 '커넥티드카'를 그대로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산 차량 플랫폼에 미국산 자율주행 두뇌를 얹는 구조인 셈이다.


이에 미 의회에서는 중국산 커넥티드 기술뿐 아니라 중국에서 생산된 차량 자체로 규제 범위를 넓히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엘리사 슬롯킨 민주당 상원의원과 버니 모레노 공화당 상원의원이 추진하는 법안이 대표적이다. 중국산 기술이 제거됐더라도 차량 자체가 중국에서 생산됐다면 미국 시장 진입을 제한하겠다는 내용이다.


AAI도 한발 더 나아가 중국산 차량과 고위험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영구적으로 차단하는 내용을 법률로 못 박아야 한다고 의회에 요구했다. 행정부가 바뀌어도 규제가 쉽게 뒤집히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규제가 현실화하면 웨이모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중국산 차량 자체가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 웨이모는 지커의 생산지를 중국 밖으로 옮기거나 다른 차량 공급처를 확대해야 한다.


이 가운데 웨이모에 아이오닉5 기반 자율주행 택시 납품을 앞둔 현대차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만큼 원산지 측면에서 직접적인 규제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웨이모에 공급하는 아이오닉5는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되며, 올해 4분기부터 납품할 계획이다.


특히 웨이모가 이달 덴버·샌디에이고·탬파에서도 일반 승객을 받기 시작하면서 미국 내 완전자율주행 서비스 지역을 14개 도시로 확대한 만큼, 그에 따른 차량 조달 수요 자체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도 현대차에는 기회다. 지커 공급망에 제약이 생길 경우 웨이모가 미국 내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한 아이오닉5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중국차 규제가 커넥티드 기술을 넘어 차량 원산지까지 확대될 경우 자율주행 업계 전반의 차량 조달 전략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춘 현대차는 규제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웨이모뿐 아니라 다른 로보택시 업체들과의 공급 협상에서도 입지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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