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매거진, 캐러셀·릴스로 젊은 이용자 공략…SNS 넘어 미디어로 [알고리즘이 만든 매체①]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6.09.03 14:01  수정 2026.09.0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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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보다 ‘발견’…짧고 직관적인 콘텐츠 문법으로 2030 공략

개인 취향에서 기업형 미디어까지…기존 언론도 SNS 브랜드로 합류

연예계도 별도 홍보 채널로 주목…광고·브랜디드 콘텐츠로 수익화

아이즈매거진 인스타그램 팔로워 약 136만명, 데일리패션뉴스 107만명, 패스트페이퍼 98만명, MMM 68만명, HIP 58만명, Y매거진 43만명.


‘인스타매거진이 대세’라는 말도 이제는 새롭지 않다. 개인이 자신의 취향을 기록하고 공유하던 작은 계정에서 출발한 인스타매거진은 수십만 명에서 1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리는 미디어로 성장했다. 영화와 가요계에서는 신작과 아티스트를 알리기 위한 홍보 채널로 이들을 활용하고, 제작발표회와 쇼케이스, 인터뷰 등 기존 언론 중심이던 현장에서도 인스타매거진을 만나는 일이 낯설지 않다.


개인이 관심사를 기록하는 1인 매거진부터 별도의 에디터와 촬영 인력을 두고 광고·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업형 매체, 기존 언론사가 만든 디지털 브랜드까지 '인스타매거진'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 다른 형태가 공존하고 있다.


ⓒmmm_msg·dailyfashion_news·eyesmag

인스타매거진 성장은 콘텐츠 소비 방식 변화와 맞물렸다. 가장 큰 무기는 속도와 압축이다. 긴 인터뷰에서 화제가 될 한마디를 뽑아내고, 제작발표회나 쇼케이스에서 눈길을 끄는 순간을 짧은 영상으로 잘라낸다. 여러 장의 이미지나 영상을 하나의 게시물에서 좌우로 넘겨보는 '캐러셀(Carousel)'을 활용해 하나의 이슈를 짧은 문장과 이미지로 정리하기도 한다. 긴 정보를 단순히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빠르게 넘겨보고 저장하거나 공유하기 좋은 형태로 재구성한다.


콘텐츠가 이용자에게 도달하는 과정도 기존 매체와 다르다. 이용자가 포털이나 검색창에 작품이나 인물을 입력해 기사를 찾아 읽는 것과 달리 인스타매거진 콘텐츠는 일상적으로 피드를 넘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견된다. 관심이 없던 영화가 등장하는 릴스를 보고 작품을 알게 되거나, 패션 콘텐츠를 보다 새로운 아티스트를 접하는 식이다. 이용자가 필요에 따라 찾아가는 정보보다 관심 밖에 있던 콘텐츠까지 끌어오는 '발견형 미디어'의 성격이 강하다.


영화와 가요계가 인스타매거진을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작품이나 아티스트의 공식 SNS는 이미 해당 콘텐츠에 관심을 둔 이용자와 팬덤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반면 인스타매거진은 패션과 음악, 영화, 라이프스타일 등 트렌드 전반에 관심을 가진 이용자의 피드에 작품과 아티스트를 노출시킬 수 있다. 특히 20·30대가 익숙하게 소비하는 짧고 직관적인 포맷에 댓글과 공유 등 SNS의 확산력이 더해지면서 기존 연예기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잠재 관객과 팬에게 접근한다.


다룰 수 있는 소재의 범위가 넓다는 점도 강점이다. 신작 발표와 인터뷰, 흥행 성적처럼 뉴스 가치가 비교적 명확한 사안뿐 아니라 배우가 행사장에서 입은 옷, 작품 속 한 장면과 대사, 아이돌의 짧은 행동이나 팬덤에서 화제가 된 포인트도 독립적인 콘텐츠가 된다. 기존 연예기사 한 건으로 다루기에는 작은 소재라도 이미지와 짧은 문장, 영상이 결합하면 이용자의 관심을 끌 수 있다.


기존 미디어가 충분히 조명하지 않았던 신인이나 작은 브랜드, 세분화된 문화와 취향이 새로운 독자를 만날 가능성도 커졌다. 많은 독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사안을 우선하는 기존 미디어와 달리 특정 취향을 공유하는 이용자에게 정확하게 도달하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 될 수 있어서다. 콘텐츠 생산자와 이용자가 댓글과 공유를 통해 즉각적으로 반응을 주고받고, 이용자의 관심사가 다시 새로운 콘텐츠로 이어지는 구조 역시 인스타매거진이 만들어낸 변화다.


인스타매거진은 같은 SNS를 기반으로 하지만 출발점과 성장 과정은 서로 다르다. 개인의 취향에서 출발해 기업으로 성장한 매체가 있는가 하면, 특정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개인의 전문성을 중심으로 성장한 경우도 있다. 기존 언론·출판사가 젊은 독자를 겨냥해 별도의 디지털 브랜드를 만든 사례도 있다.


개인이 시작해 기업형 미디어로 성장한 대표적인 사례는 아이즈매거진이다. 박진표 대표가 친구들과 페이스북 페이지로 시작해 2013년 아이즈매거진을 창간했고, 2020년 법인 ㈜아이즈를 설립했다. 이후 조직과 사업 규모를 키워 2023년 매출액 100억원을 넘어섰으며, 2024년에는 중앙그룹 계열 HLL중앙과 합작법인 '아이즈중앙'을 설립했다. 개인의 관심사에서 출발한 온라인 매체가 기업형 미디어로 성장하고 기존 미디어 기업과 손잡는 단계까지 확장한 경우다.


대표 개인의 전문성과 큐레이션을 중심으로 성장한 경우도 있다. 데일리패션뉴스(데패뉴)는 패션업계에서 MD와 바이어로 경력을 쌓은 이혜영 대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패션과 유통, 브랜드 관련 정보를 큐레이션하며 성장했다. 현재는 법인과 조직을 갖추고 있지만 특정 분야에서 쌓은 개인의 경험과 시각이 매체의 정체성으로 이어진 사례다.


반대로 기존 언론·출판사가 SNS의 콘텐츠 문법을 받아들여 새로운 브랜드를 만든 경우도 있다. 패스트페이퍼는 두산매거진이 2023년 선보인 디지털 데일리 매거진이다. 동아일보 출판국 여성동아팀이 2023년 선보인 MMM도 같은 흐름에 있다. SNS에서 출발한 매체가 기업화하고 기존 미디어와 손을 잡는 한편, 기존 미디어는 SNS에 맞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면서 서로 반대 방향에서 경계를 허물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인스타매거진이 하나의 매체로 자리 잡으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수익 구조도 형성되고 있다. 복수의 인스타매거진 및 홍보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광고 단가는 계정의 팔로워 수와 영향력, 콘텐츠 제작 방식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피드 게시물 1건을 기준으로 100만~200만원 수준에서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직접 촬영이나 영상 제작, 별도의 기획이 필요한 브랜디드 콘텐츠는 제작 범위에 따라 비용이 추가된다.


반면 모든 콘텐츠가 유료로 제작되는 것은 아니다. 화제성이 높은 배우나 가수의 경우 콘텐츠 자체가 높은 조회수와 이용자 반응을 끌어낼 수 있어 별도의 비용 없이 게시물을 제작하기도 한다.


해외에서는 국내에서 통용되는 '인스타매거진'과 정확히 같은 형태라기보다 웹과 SNS를 기반으로 젊은 독자를 확보한 디지털 네이티브 미디어가 일찍부터 성장했다.


앞서 언급한 아이즈매거진을 운영하는 아이즈와 '엘르', '코스모폴리탄', '하퍼스 바자', '에스콰이어' 등을 발행하는 HLL중앙이 2024년 합작법인 '아이즈중앙'을 설립한 것이 대표적이다. SNS를 기반으로 성장한 미디어와 기존 잡지 사업자가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두 미디어 영역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반대 방향의 움직임도 있다. 여성동아팀이 2023년 선보인 MMM은 기존 미디어가 새로운 독자를 만나기 위해 별도의 SNS 브랜드를 만든 경우다. 패션과 뷰티, 맛집, 팝업스토어 등 젊은 이용자의 일상과 맞닿은 소재를 이미지와 영상으로 전달하면서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2025년 8월 50만명에 육박했던 팔로워는 현재 약 68만명으로 늘었다. 기존 미디어가 보유한 콘텐츠 제작 경험에 SNS의 속도와 시각적 문법을 결합해 새로운 독자를 확보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한쪽에서는 SNS에서 태어난 매체가 기존 미디어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기존 미디어가 SNS의 문법으로 새로운 매체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인스타매거진과 기존 매체를 출발점만으로 구분하기 어려워진 이유다.


이처럼 인스타매거진이 하나의 매체로 자리 잡으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수익 구조도 형성되고 있다. 복수의 인스타매거진 및 홍보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광고 단가는 계정의 팔로워 수와 영향력, 콘텐츠 제작 방식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피드 게시물 1건을 기준으로 100만~200만원 수준에서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직접 촬영이나 영상 제작, 별도의 기획이 필요한 브랜디드 콘텐츠는 제작 범위에 따라 비용이 추가된다.


반면 모든 콘텐츠가 유료로 제작되는 것은 아니다. 화제성이 높은 배우나 가수의 경우 콘텐츠 자체가 높은 조회수와 이용자 반응을 끌어낼 수 있어 별도의 비용 없이 게시물을 제작하기도 한다.


ⓒ하입비스트·하이스노바이어티

해외에서는 국내에서 통용되는 '인스타매거진'과 정확히 같은 형태라기보다 웹과 SNS를 기반으로 젊은 독자를 확보한 디지털 네이티브 미디어가 일찍부터 성장했다.

유럽에서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출발한 하이스노바이어티(Highsnobiety)가 대표적이다. 창업자 데이비드 피셔는 2005년 경영학을 공부하던 중 제네바의 부모님 집에서 스니커즈를 다루는 개인 블로그로 하이스노바이어티를 시작했다. 이후 2009년 베를린으로 거점을 옮겨 첫 공식 사무실을 열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스니커즈와 스트리트웨어를 비롯한 패션·음악·문화 콘텐츠를 다루며 글로벌 미디어 브랜드로 성장했고, 2010년에는 종이 잡지도 창간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매체로 영역을 넓혔다. 이후 브랜드 협업과 콘텐츠 제작, 이커머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으며 2022년에는 독일 이커머스 기업 잘란도(Zalando)에 인수됐다. 디지털에서 특정 취향을 공유하는 독자를 먼저 확보한 뒤 하나의 미디어 브랜드로 확장한 사례다.


아시아에서는 하입비스트(Hypebeast)가 비슷한 성장 경로를 먼저 밟았다. 창업자 케빈 마는 2005년 캐나다 밴쿠버 자택에서 스니커즈를 다루는 개인 블로그로 하입비스트를 시작한 뒤 홍콩으로 거점을 옮겨 사업을 확장했다. 이후 패션과 음악, 예술 등으로 콘텐츠 영역을 넓히고 이커머스와 크리에이티브 사업까지 진출했다. 개인의 취향을 기록하던 작은 온라인 공간이 글로벌 미디어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국내 인스타매거진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선행 사례다.


형태는 조금씩 다르지만 성장 방식에는 공통점이 있다. 특정 문화와 취향을 깊이 파고드는 콘텐츠로 젊은 독자를 먼저 확보하고, 그 영향력을 바탕으로 광고와 브랜드 협업, 자체 플랫폼과 오프라인 등으로 활동 반경을 넓힌다는 점이다.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가 매체의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독자와 만나는 출발점이 되는 셈이다.


인스타매거진의 성장은 팔로워 수에만 머물지 않는다. 아이즈매거진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아이즈는 2020년 설립 이후 사업 규모를 키워 2023년 매출액 100억원을 넘어섰다. 아이즈매거진과 하입비스트를 거쳐 i-D 코리아 총괄 에디터를 맡았던 한송인 편집장 역시 한 팟캐스트에서 i-D 코리아 운영 당시 연평균 10억원대 중반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 수십만에서 1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확보한 매체가 등장하고 실제 수익을 내는 사업 모델로 성장하면서 인스타매거진을 둘러싼 경쟁도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한 인스타매거진 관계자는 "인스타매거진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경쟁도 치열해졌다. 각자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성장하고 수익화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며 "개인의 취향을 콘텐츠로 만들어내는 이들의 방식은 기존 매체에도 자극을 줬다"고 말했다.


인스타매거진의 성장을 일시적인 유행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이들은 기존 연예매체를 작게 줄여 인스타그램으로 옮긴 것이 아니라 플랫폼에 맞는 콘텐츠 문법을 만들었다. 기존 미디어가 미처 포착하지 못했던 작은 취향과 관심사를 콘텐츠로 만들고, 이용자가 직접 검색하지 않았던 영화와 음악, 아티스트를 발견하게 했다. SNS 네이티브 매체의 성장에 기존 미디어까지 새로운 브랜드와 협업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화가 한쪽에서만 일어나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인스타매거진의 영향력을 증명해야 하는 단계는 어느 정도 지났다. 수십만에서 1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확보한 계정이 등장했고, 광고주와 연예산업도 이들을 별도의 콘텐츠·홍보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이제 관건은 빠른 속도와 감각적인 형식으로 얻은 관심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느냐다. 비슷한 계정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고유한 취향과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고, 인스타그램이라는 하나의 플랫폼을 넘어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을지가 다음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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