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금융당국 책임 물을 가능성"
국조실 '방패' 내세운 금융위
검토에서 의결까지 모든 과정서
전문가 부작용 우려 제기돼
지난달 31일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KODEX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표시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하 단일종목 레버리지) '졸속 도입'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행령 개정을 통한 상품 출시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찍어누르기'로 상품 출시가 급하게 추진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법적 미비점이 부각될 경우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김대규 서울디지털대 법학과 교수는 27일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진행된 한국금융소비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현행 자본시장법 구조상 어떻게 허용됐는지 모르겠다"며 "기본적으로 불법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기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시법)'상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분산투자 요건 등을 충족하지 못해 출시가 불가능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자시법 시행령 및 금투업규정 개정 등을 통해 상품 출시 근거를 확보했다.
자시법에 명시된 내용을 자시법 시행령으로 손본 만큼, 규제영향평가가 필요하다는 게 법조계의 지적이다.
김 교수는 "규제영향평가도 시뮬레이션도 거치지 않았다면 향후 금융당국 '불법행위'에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높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국무조정실에 규제심사 대상 여부 사전검토를 요청했고, '관련 개정안이 규제 신설·강화에 해당하지 않아 규제심사 대상이 아니다'는 확인을 국조실로부터 받았다"고 했었다.
실제로 금융위는 입법예고·규정변경 예고 당시, 규제영향분석 미첨부 확인서를 첨부해 공고한 바 있다.
하지만 국조실이 관련 입장을 밝히기 앞서 법제처 검토를 거쳤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27일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한국금융소비학회 하계학술대회가 진행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의견수렴부터 최종 의결까지
부작용 우려 강하게 제기됐지만
영향평가 없이 시행령 개정
무엇보다 금융당국이 부작용을 우려하는 다수의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놓고도 상품 출시 관련 영향평가를 진행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금융위가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 관련 참고자료' 4건 중 3건은 '우려사항'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확인됐다.
조 의원은 최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금융위에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할지 말지 (검토할 때) 참고했던 자료를 다 달라고 했더니 4개를 줬다"며 "그중 하나는 아주 온건하게 '하자'고 나오고, 나머지 3개는 굉장히 강하게 (우려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금융위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관련 안건을 수정·의결하는 날에도 일부 금융위원들의 강한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한 위원은 "해외 자산운용사는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하는 경우가 드물고 그들조차도 전문투자자가 들어오길 권고한다"며 "심한 시장 변동성이 계속되면 최대 손실폭이 늘어날 수 있어 여러 고민을 많이 해보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발생할 부작용을 미리 다 알고 있었다"며 "이렇게 쉽게, 한 번에 통과됐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