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특조위, 구조 트라우마 겪다 숨진 소방관 2명 '희생자' 인정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6.08.25 17:45  수정 2026.08.25 17:45

참사 당시 활동부터 참사 이후 심리 변화 등 조사

정신적 후유증이 사망의 원인으로 인정

용산구 재난안전상황실 초기 대응 적정성 중간 조사결과도 보고

송두환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을 방문해 묵념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10·29 이태원참사가 발생하자 구조·구급 활동에 참여한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다가 숨진 소방관 2명이 161번째, 162번째 참사 희생자로 각각 인정됐다.


10·29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이태원특조위)는 25일 제64차 위원회에서 참사 당시 구조·구급 활동에 참여한 남모 소방관과 박모 소방관에 대한 조사결과보고서 2건을 의결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유가족들이 두 소방관의 사망과 이태원참사와의 관련성 등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청하는 신청서를 제출함에 따라 특조위가 지난 4월7일 제55차 위원회 회의에서 조사개시를 의결하면서 시작됐다.


특조위는 ▲유가족과 동료 진술조사 ▲관계기관 기록 수집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두 소방관의 참사 당시 활동과 참사 이후 심리상태 변화,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경과 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남 소방관은 참사 당시 비번이었음에도 비상소집에 응해 현장에서 구조활동과 시신 이송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참사 이후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대인기피와 우울·불안·불면 등의 증상을 겪었으며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와 약물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 소방관은 참사 현장에 출동해 사망자와 경증 환자를 분류하고 환자를 이송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조사 결과, 참사 이전에는 활발한 성격에 원만한 대인관계를 보였으나 참사 이후에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과 우울감 등 심리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족과 동료들은 참사 이후 수면장애와 우울감이 나타나고 말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는 관계기관 기록과 관계인 진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심리학 전문가 자문 등을 종합해 두 소방관이 참사 현장에서 구조·구급 및 수습 활동 중 겪은 트라우마로 정신적 후유증을 겪었고, 이러한 피해가 사망의 원인이 됐다고 판단해 이태원참사진상규명법에 따른 희생자로 인정했다.


이날 위원회에서는 서울 용산구 재난안전상황실 초기 대응 적정성에 대한 중간 조사결과도 보고됐다.


참사 당시 용산구는 야간·공휴일 재난상황을 일반 당직근무 체계로 관리하면서도 당직근무자들이 실제 상황에서 재난상황 관리와 보고·전파 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과 점검을 충분히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참사 발생 전 구청장 지시로 당직보좌관과 재난관리 담당자가 재난안전상황실을 비우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판하는 전단지를 제거하던 사이, 이태원 일대의 위험 상황을 알리는 정보가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당직실이 사고의 심각성을 인지했음에도 안전재난과와 구청 간부 등에게 상황을 즉시 보고·전파하지 못하였고, 긴급재난문자 발송도 지연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조위는 "용산구 재난안전대책본부의 구성 시점, 조치 사항, 허위 사실이 포함된 운영 계획 문서의 결재 경위 등을 조사해 참사 4주기 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 109 또는 자살예방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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