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역설] '잔금' 풀어준다는데…이미 자력 조달한 입주민은 '역차별'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7.29 16:47  수정 2026.07.29 17:05

'매교역' 잔금 지원 검토, 타 단지 형평성 논란

신용대출·사적 차입으로 잔금 마련 사례 '줄줄이'

금융권 "비상식적…지원 대상·기준 명확해야"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금융당국이 경기 수원 '매교역 팰루시드'를 시작으로 잔금대출 지원 방안을 검토하면서 이미 다른 방법으로 잔금을 마련했거나 같은 어려움을 겪는 다른 입주 단지와의 형평성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정부가 특정 사업장에 한해 잔금대출 지원에 나설 경우, 앞서 은행 대출이 막혀 신용대출이나 가족·지인 차입 등으로 잔금을 마련한 실수요자들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5대 은행과 회의를 열고 매교역 팰루시드 집단대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5대 은행이 각각 1000억원씩 총 5000억원 규모의 잔금대출을 공급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으며, 총량관리 적용 방식 등은 아직 검토 단계다.


매교역 팰루시드는 다음 달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화로 잔금대출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입주 예정자들의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문제는 비슷한 상황을 겪는 사업장이 매교역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경기 평택 '브레인시티 로제비앙&엘가 더퍼스트' 역시 전체 1700가구 가운데 일부만 5대 은행 잔금대출을 이용할 수 있었다.


나머지 계약자들은 중도금대출 만기 연장 등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도 잔금대출 취급 금융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단지 안팎으로는 "왜 하필 이제 와 규제를 푼다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 "대대적으로 시위하고 민원을 넣어야만 문제라고 생각하고 해결 방법을 고민하는 거냐", "역시 큰 소리를 내야 들어준다" 등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은행권에서는 이미 잔금대출을 받지 못해 신용대출이나 사적 차입으로 자금을 마련한 사례도 적지 않다고 설명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잔금대출이 막히면 결국 신용대출이나 가족 자금 등을 동원해 잔금을 치르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정부가 특정 사업장만 지원하면 먼저 자력으로 해결한 사람들은 역차별이라고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원 대상을 어디까지 확대할지도 풀어야 할 과제다.


금융당국은 당장 입주가 코앞으로 다가온 매교역 팰루시드에 대한 우선적인 지원을 검토하고 있지만, 비슷한 시기 입주를 앞둔 다른 단지들도 집단대출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특정 사업장만 예외로 인정할 경우 다른 사업장에서도 동일한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도 신뢰를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입주 물량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 은행별 가계대출 총량만 관리하다 보니 사업장마다 필요한 자금이 제때 공급되지 못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지원을 한다면 어떤 기준으로 대상을 정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총량규제 예외를 두겠다면 앞서 입주한 단지들은 어떻게 할 것이며, 앞으로 입주할 단지들은 어디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할 것인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도 지원 대상과 방식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총량관리 예외 적용 여부를 포함한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지원 범위와 기준 등을 추가 검토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논의는 됐다"면서도 "상식적으로 특정 단지만 총량 규제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하는 순간 다른 곳을 안 해줄 수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주재 토론회에서 언급됐다고 특정 단지만 해주는 건 이상하지 않냐"며 "논의는 했는데 결정되지 않았고 방법도 어떻게 할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