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전·COPD·암환자 등 중증질환자, 폭염 속 건강관리 중요
고온다습한 환경, 심장·폐 부담 높여 기저질환 악화 우려
“흉통·호흡곤란·의식 저하 땐 즉시 의료기관 찾아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모자를 쓴 시민들이 손풍기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폭염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높은 습도까지 더해지면서 심혈관질환과 호흡기질환, 만성 신장질환 등 중증질환자의 건강 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체온 조절이 어려워지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기저질환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야외활동을 줄이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등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심혈관질환 환자는 2021년 122만1357명에서 2025년 135만3731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같은 기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는 19만2636명에서 21만8171명으로, 만성신장병(만성신부전증) 환자는 27만7252명에서 36만4938명으로 각각 늘었다.
폭염은 기저질환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 각 질환에 맞는 관리가 필요하다.
심혈관질환자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심장 부담이 커지면서 협심증과 심부전 악화, 부정맥 등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무리한 외출이나 운동은 피하고, 흉통이나 호흡곤란, 심한 어지러움이 나타나면 신속히 진료를 받아야 한다. 뇌혈관질환자 역시 탈수와 혈압 변화로 뇌졸중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갑작스러운 마비나 언어장애, 심한 두통 등 신경학적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응급진료를 받아야 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천식 환자는 높은 습도로 인해 호흡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냉방이 가능한 실내에서 생활하고 처방받은 흡입제를 규칙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매와 파킨슨병 환자는 더위나 갈증을 스스로 인지하거나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규칙적으로 수분을 공급하고 실내를 시원하게 유지하며, 의식 변화나 보행 이상이 심해지면 의료진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만성 신장질환자는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이 발생하기 쉬운 만큼 의료진의 권고에 맞춰 수분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 소변량 감소나 심한 부종, 의식 변화 등이 나타나면 상태를 확인받아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탈수와 함께 고혈당 또는 저혈당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평소보다 혈당을 자주 확인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인슐린과 혈당강하제는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지 않도록 보관하는 것도 중요하다.
암 치료 중인 환자는 항암치료와 면역력 저하로 체력과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신현영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암 치료 환자는) 장시간 외출을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발열이나 심한 탈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며 “폭염 시에는 외부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되, 근감소증이 치료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벽을 이용한 변형 팔굽혀펴기나 생수병을 활용한 저강도 근력운동, 홈트레이닝 영상 등을 활용해 하루 10~15분 정도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식욕이 떨어지더라도 채소와 과일, 양질의 단백질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식수는 정수된 물이나 끓여 식힌 물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며, 특히 항암치료 중에는 체중과 근육량 감소를 막기 위해 충분한 단백질과 열량을 섭취해야 한다.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고, 땀을 많이 흘렸다면 이온음료를 적절히 섭취해 전해질을 보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만 지나치게 차가운 음료나 아이스크림은 위장 자극으로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신 교수는 “중증·만성질환자는 한낮 야외 활동을 최대한 피하고 실내 온도를 적절히 유지하는 한편,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평소 복용하는 약물은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어지러움, 극심한 피로감, 의식 저하, 호흡곤란, 흉통 등이 발생하면 단순한 더위로 넘기지 말고 즉시 시원한 장소로 이동한 뒤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폭염과 높은 습도가 동시에 이어지는 시기에는 기저질환 관리와 온열질환 예방을 함께 실천하는 것이 중증 합병증을 막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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