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대출 완화 저울질…李, 오늘 국민 앞에 선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07.23 06:00  수정 2026.07.23 06:19

초고가 1주택 보유세 강화 예고…반대 만만찮아

국민 제안 "보유세 올리려면 양도세 낮춰야"

오세훈 "대통령이 몸소 증명"…근저당 논란 조준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오전 10시부터 100분간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를 직접 주재한다. 지난 14~16일 사흘간 이어진 공급·금융·세제 부처별 토론회를 마무리하는 자리로, 가장 큰 관심은 보유세와 양도세를 얼마나 손질하느냐에 쏠려 있다.


행사는 '나라의 주인과 함께 설계하는 대한민국 부동산정책 청사진'을 슬로건으로 진행된다. 이 대통령 모두발언에 이어 사전 의견수렴 결과 발표, 공급(진미윤 명지대 교수)·금융(김영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세제(강성훈 한양대 교수) 분야별 전문가 발제, 자유토론, 대통령 마무리 발언 순으로 이어진다.


한성숙 국무총리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 관계부처 수장이 총출동한다.


구독자 129만명의 유튜버 최영민씨 등 인플루언서와 맘카페 운영진, 공인중개사, 참여연대·경실련 등 시민단체 관계자를 포함해 총 140명이 참석한다.


가장 뜨거운 쟁점은 보유세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실거주 1주택이라도 초고가 주택에는 통상적인 것보다 추가적인 보유 부담을 하는 게 좋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청와대는 부동산 세제의 목표가 집값 잡기가 아닌 '조세 정상화'라고 강조해온 만큼, 손질 자체는 기정사실로 보고 그 폭이 관건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여론은 만만치 않다. 정부가 운영해온 온라인 창구 '부동산토론회.kr'에는 22일 오후 5시 기준 4840여건의 국민 제안이 접수됐다.


세제 분야에서는 보유세·양도소득세 강화에 반대하는 의견이 다수 접수됐다. 한 시민은 "1주택자는 실거주 목적의 주택을 보유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택 가격이 상승했다고 소득이 증가한 것은 아니다"라며 "고가주택이라는 이유만으로 높은 보유세를 부과하는 것은 지역 간 가격 격차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회의론이 나온다.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의 부동산 세제 구상 자체를 비판했다. 윤 전 의원은 "규제자가 스스로 첫 번째 피규제자여야 하는데, 최강의 대출 규제를 만들어놓고 본인은 갓길로 샌 것"이라며 "도의적으로도, 정치인의 기본 소양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구상에 대해서도 "이혼·학업·부모 부양 등 실거주 예외 사유가 워낙 다양해 '보유'와 '거주'를 발라내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국토부 공무원들도 난감해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꼬집었다. 윤 전 의원은 "부동산 세금은 원래 재정 확보 목적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집값 억제와 부자 징벌 등 정치적 목적이 뒤섞여 있다"고도 비판했다.


청년 실수요자 대출 규제 완화도 핵심 쟁점이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앞서 생애최초 대출은 투기 목적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청년 대출 완화 쪽으로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거론된다.


토론회를 하루 앞두고 정치권 공방은 이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 근저당 논란으로 옮겨붙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대통령조차 집 한 채를 팔기 위해 이런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시장. 이보다 확실한 규제 실패의 증거가 어디 있겠나"라고 적었다.


오 시장은 "대통령의 거래를 비난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현행 부동산 규제가 시장을 얼마나 비정상으로 만들었는지 대통령께서 몸소 증명해 주셨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에게는 집을 팔 방법이 있었지만, 2억원 대출 한도에 묶인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아무런 방법이 없다"며 "이번 거래에서 느끼셨을 그 답답함을 기억하신다면, 내일 그 자리에서 답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대출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한층 강경하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이 국민에게는 강도 높은 대출 규제를 부과해놓고, 정작 본인은 이를 우회하는 편법까지 손수 보여준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세상에 이런 부동산 거래가 다 있나 싶었다. 이런 식으로 대출 규제를 피하는 꼼수가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집권 여당의 당명을 더불어민주당이 아니라 '더불어근저당'으로 바꿔야 할 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쇄신의 출발은 김용범 정책실장을 즉각 경질하는 것"이라고도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에 따른 증시 변동성 문제까지 겹쳐, 세무조사와 국정조사 도입을 함께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상태다.


토론회는 23일 오전 10시부터 진행된다. 근저당 논란이 채 가라앉지 않은 채 열리는 자리인 만큼, 이 대통령이 관련 언급을 내놓을지, 보유세 강화의 구체적 수위를 밝힐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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