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압박에도 목소리 커지는 장동혁…비당권파, 역공 기회는 언제쯤?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7.22 06:00  수정 2026.07.22 06:00

張 '버티기'에 거취 압박 피로감 증가

권영세 "두려워도 목소리 내야"

'당대표제 폐지' 우회 압박도 시도

윤리위 징계가 '거취 압박' 분수령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월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거취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당내 전선은 유지되고 있지만, 확대되진 못하는 분위기다. 6·3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에도 불구하고 지도부가 내려오지도, 외부에서 끌어내릴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틈을 노려 장 대표가 오히려 목소리를 키우는 실정인데, '징계 정치'가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내 일부에선 당대표제 폐지 관련 의견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원내 중심 정당론인데, 당대표가 별도로 없는 미국의 경우 원내대표가 정치를 주도한다는 사례가 주로 언급되고 있다. 장 대표가 소위 '버티기'에 들어가자, 당 개혁안을 고리로 압박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선거 이후 원내 중심 정당론을 꺼낸 것은 오세훈 서울시장이다. 오 시장은 지난달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주최로 열린 '보수 가치의 회복과 미래' 세미나에 참석해 "세계적으로 미국도 원내정당으로, 당 대표가 별도로 없으며 원내대표가 정치를 주도한다"며 "원내 중심 정당으로 가야 불필요한 갈등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엔 당내 세력이 부재한 오 시장이 장 대표와 신경전을 펼치는 정점식 원내대표에게 힘을 싣기 위한 러브콜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논의가 지속되진 않았다. 그러다 최근 다시 '당대표제 개혁' 필요성이 언급되는 상황이다. 당내 개혁파인 '대안과미래'에 소속된 의원 중에서도 오 시장과 동일하게 '당대표제 폐지' 주장을 하는 인사가 있으며, 일부 공감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오 시장은 또다시 '당대표제 폐지론'을 꺼내 들었고, 5선 중진인 윤상현 의원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공론화 초석을 다지는 상황이다. 윤 의원은 21일 오 시장과 조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개혁을 위해 당대표 폐지와 원내 정당화, 국민 공천 제도화를 하자고 말했다"며 "당의 개혁과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이끌고 있는 수도권 의원이 없는 만큼, 저한테 그 역할을 충실히 해달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비당권파에선 장 대표 사퇴를 관철하기 위해 여러 전략을 펼쳤지만, 효과가 발휘되진 않았다. 당헌·당규상 장 대표가 스스로 내려오지 않는 한 사퇴 시킬 방안이 없기 때문에 '거취 압박'을 통한 여론전만 유일한 방안으로써 활용됐다. 현실적으로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이 사퇴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되는 방안도 있지만, 신동욱·김재원 최고위원이 신중론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가능성을 작게 보는 분위기다.


즉, 장 대표가 버티는 한 비당권파가 끌어내릴 방법은 없고, 내년 8월 임기 종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장 대표와 당권파는 최근 장외 집회에서 확인한 지지세를 기반으로 비당권파를 향한 역공을 펼치고 있다. 장 대표는 특히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복당 불가 입장을 명확히 하거나, 당대표 흔들기가 당권 다툼에 불과하다며 평가절하하는 등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장 대표의 지지세 중 하나인 '올림픽공원(올공) 집회'도 비당권파에 대한 공세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당대표 비서실장인 박준태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내에서 제기되는 '올공 장외 정치' 비판을 두고 "장 대표가 올공 현장에 있기 때문에 '함께할 수 없다' '임기를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간 것 같다' 등 국민을 중심에 두고 정치를 하는 분이라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발언"이라면서 "앞으로 실명으로 말하라"고 직격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무거운 표졍으로 의총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반면 비당권파의 저항은 지방선거 패배 직후부터 약화된 상태다. 선거 패배를 고리로 총공세를 펼쳐 왔지만, 장 대표는 버티기에 돌입했고, 이후 단식 후유증으로 인한 입원과 가족상 등이 겹치면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특히 장 대표 사퇴를 관철할 뚜렷한 방안이 없다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사퇴 압박 메시지만 반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되자, 당내 일부에선 분열 우려를 제기하거나 성과가 없다는 점에서 '피로감'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장 대표 거취 문제를 압박하는 5선 중진 권영세 의원도 당내 의원들이 피로감과 두려움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권 의원은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여기에 동조하면 이쪽으로 몰리고 저기에 동조하면 저쪽으로 몰리는 걸 두려워해서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게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며 "당장 지도부 거취와 관련해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은 만큼, 의원들이 동조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 당 관계자도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장 대표 거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비당권파가 계속 같은 메시지만 던지니 피로감과 갈등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거취를 압박할 수 있는 새로운 국면이 오지 않는 한, 현재로선 목소리를 내더라도 확산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비당권파가 다시 동력을 찾을 계기는 곧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영세·윤상현 의원 등 당내 중진들이 장 대표 거취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반(反) 장동혁' 결집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초선 의원은 "올공 집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거취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결국 장 대표의 여러 행보에 대해 반감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권 의원처럼 중진의 발언은 당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비당권파에 대한 징계 여부도 분수령으로 꼽힌다. 윤리위는 이번주 중 회의를 열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국회의원 보궐선거(부산 북갑)에서 한 의원을 도왔던 의원들과 '국회부의장 선거 불복' 논란에 휩싸인 조경태 의원 등 인사에 대한 징계 심의를 진행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윤리위가 당내 '징계 정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징계를 강행할 경우, 장 대표에 대한 거취 압박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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