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보완책 마련' 지시 하루 만
8월 초 예탁금 현금 3000만원 적용
'테슬라 2배 레버리지'도 예외 없어
업계 협의 과정서 일정 지연될 수도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463.81포인트(6.37%) 하락한 6820.60에 마감한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일부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국내증시 변동성 '주범'으로 지목하며 상장폐지를 요구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상품 출시 한 달 반 만에 보완책을 내놨다.
시장 안정·효율성을 동시에 고려해 투자 문턱을 높이는 선에서 대책을 마련했지만 규정 개정, 전산 시스템 보완 등이 필요해 실효성 검증까지 상당 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반도체 중심의 급등락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자들은 보완책이 본궤도에 오를 다음달 초까지 '맨몸'으로 변동성을 견뎌야 하는 처지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는 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관련 보완책 마련을 지시한 지 하루 만이다.
우선 기본 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상향키로 했다.
기존에는 예탁금 1000만원 가운데 70%를 보유한 주식의 가치로 충당할 수 있었다.
일례로 700만원어치의 주식과 현금 300만원만 있으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했다.
앞으로는 현금 3000만원이 있어야 매수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변제호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신규 투자자든 기존 투자자든) 매수할 때 3000만원이 있어야 한다"며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예탁금 상향 시 현재 (단일종목 레버리지) 시가총액의 3분의 1 안쪽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지금 시총이 약 12조원인데 4~5조원 규모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총이 준다는 얘기는 수요가 준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현금 3000만원이라는 기준은 국내주식 기초 국내·해외상장 레버리지, 해외주식 기초 국내·해외상장 레버리지에 모두 적용된다.
국내외 가릴 것 없이 단일종목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에 일괄 적용되는 셈이다.
일례로 테슬라 주가 흐름을 2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테슬라 2배 레버리지'에 투자하려면 현금 3000만원부터 마련해야 한다.
변 국장은 "해외까지 규제하는 이유는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위험이 다르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만 적용하면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코스피200, 나스닥, S&P500 등 지수 추종 레버리지 상품은 기존처럼 예탁금 1000만원만 충족하면 된다.
변 국장은 "기초자산이 상장지수펀드(ETF) 원리에 맞게 분산투자되는 상품은 강화된 예탁금이 아닌 기존 예탁금 1000만원을 적용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는 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방안'을 발표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매매 단위를 20좌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통상적인 레버리지 상품의 발행가격인 1~2만원대에서 발행·유통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20만원대, SK하이닉스가 200만원대인 만큼, 기초자산보다 낮은 가격으로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해 과수요를 촉발시켰다고 보고 대책을 마련한 셈이다.
변 국장은 "원주식(삼전·닉스) 대비 손쉽게 투자 가능하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매 단위를 1좌에서 20좌로 확대한다"며 "2만원짜리면 40만원에 사게 되는 것이다. 큰 단위로 사고팔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0좌 이하로 상품을 보유한 기존 투자자와 관련해선 "향후 증권사가 사주는 절차를 만들 것"이라며 "(개별 투자자로부터) 1주, 5주 등을 사들여 다시 20주로 만들어 매각하는 절차를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20좌 단위 매매는 거래소를 통해 이뤄지지만, 5좌 등 소수 단위 매도 수요는 증권사가 별도로 가격을 책정해 인수하는 절차를 밟게 될 거란 설명이다.
다만 변 국장은 "증권사가 어떤 가격으로 사줄지 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추후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직장인들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연합뉴스
새로운 예탁금 기준, 증권사의 매수 가격 설정 방식 등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관련 규정 및 전산 보완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금융위는 예탁금 상향을 내달 5일께, 매매 단위 확대를 오는 11월경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사정, 규정 개정 속도 등에 따라 일정이 지연될 수 있는 셈이다.
7월 말~8월 초 이어지는 실적 시즌을 맞아 반도체 변동성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보완책 도입 시점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변 국장은 "보안 문제 때문에 업계와 협의를 완료하고 대책을 낸 게 아니다"며 "당장 월요일부터 관계기관 회의를 소집해 규정 개정 등의 상세 일정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괴리율 관리 강화, 교육시간 확대, 신규 상품 상장 잠정 중단 등의 조치도 취하기로 했다.
증권사 괴리율 관리의무 기준을 현행 3%에서 2%로 강화하고, 레버리지 투자에 앞서 이수해야 하는 교육시간을 기존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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