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고수익 보장' 9년간 981명 속여 1000억대 편취 혐의
法 "미술시장 신뢰 훼손…피해 회복 안 돼 죄책 매우 무거워"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입구.ⓒ데일리안DB
미술품 투자로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1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대희 서정아트센터 대표가 1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오세용)는 지난 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18년과 함께 추징금 141억9000여만원 가납을 명했다.
이 대표는 서정아트센터를 운영하면서 2010년대 중반부터 미술작품을 구매해 1년간 센터에 맡기면 전시회와 광고·협찬 등을 통해 매달 일정한 수익을 지급하겠다며 투자자를 모집한 혐의를 받는다.
2022년 투자 세미나에서는 미술작품을 위탁 보관하며 전시하거나 기업 렌탈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 매월 0.8%에 달하는 저작권료를 지급하고 계약 기간 만료 시 투자 원금을 돌려준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정아트센터는 매월 0.8% 저작권료를 지급할 만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였고, 투자 대상 미술작품 중에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거나 이미 다른 사람에게 판매된 작품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표는 다른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금으로 저작권료를 지급하는 이른바 '돌려막기' 방식으로 원리금을 지급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대표가 투자금을 받더라도 약정대로 상환하거나 저작권료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2023년에는 딜러를 통해 작품의 지분을 매매하면 재판매를 통한 시세 차익을 지분에 따라 지급하겠다고 속인 혐의도 있다. 금융관계법령에 따른 인허가나 등록·신고 없이 투자를 권유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203회에 걸쳐 833억여원을 수신한 혐의도 적용됐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정상적인 아트갤러리와 비슷한 외관을 만들고 미술품을 소유하면서 고수익과 원금 환급이 보장되는 것처럼 속이는 아트테크 수법을 사용했다고 판단했다. 2016년부터 9년간 981명으로부터 총 1000억원이 넘는 돈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액의 미술품을 대상으로 범행이 이뤄진 만큼 대부분의 피해자가 큰 경제적 피해를 봤고 일부는 재산 대부분을 잃는 등 심각한 손해를 입었다"며 "대한민국 미술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할 수 있어 사회적 해악이 매우 크다"고 했다. 유사수신행위 범행에 대해서도 돌려막기 방식으로 건전한 경제 질서를 왜곡하고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했다고 짚었다.
투자자를 모집한 딜러들은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므로 피해자로 볼 수 없다는 이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는 딜러들이 서정아트센터의 자금 돌려막기 구조를 인식하거나 범행에 가담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범행이 발각된 이후에도 피해 회복을 위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 피해자 대다수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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