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뭐하는 XX야" 이웃에게 욕했는데…벌금형 뒤집힌 이유는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07.10 10:28  수정 2026.07.10 10:28

대법원, 소수 앞 욕설에 '무죄 취지' 파기환송

모욕죄 핵심 요건 '공연성·전파 가능성' 없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데일리안DB

토지 경계 문제로 다투던 이웃에게 욕설했더라도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이 소수에 그쳤다면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에 돌려보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2023년 5월 충남 서산에서 토지 경계 문제로 B(15)씨의 부친과 다투던 중 B씨에게 "야 XXX야. 넌 뭐하는 XX야", "아들이냐? 이런 XX같은 XX가 너도 X맞을래" 등 욕설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심은 모욕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A씨에게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형법 311조 모욕죄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대법원 판례상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소수에게만 발언했더라도 상대방이 불특정·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지만, 특정한 소수에게만 발언했다는 점은 공연성을 부정하는 유력한 사정이 될 수 있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대법원은 "욕설을 들은 사람은 피해자의 부친과 피고인의 부모뿐이었고, A씨의 부모 입장에서도 욕설을 주위에 전파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공연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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