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알코올 맥주, 건강 트렌드 정조준
소비자 선택폭 확대…시장규모 성장
'테라제로' 1위, 청량감 여름철 제격
"알코올 극소량이라도 산모 피해야"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건강을 중시하는 '헬시 플레저'와 취함을 기피하는 '소버 큐리어스' 트렌드가 확산하는 가운데, 주류업계가 감소 중인 주류 소비분을 '무알맥'(무알코올 맥주)으로 대체하며 소비자 니즈를 겨냥하고 있다.
관련 시장 규모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지난 2014년 81억원에서 2021년 415억원, 2023년 644억원, 2024년 704억원으로 성장했다. 오는 2027년에는 약 10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소비자들은 종종 무알코올 맥주와 논알코올 맥주에 대해 헷갈린다는 반응이다. 여러 브랜드에서 ▲0.0 ▲0.00 ▲0.000 등으로 표기된 제품들이 쏟아지는 탓이다.
무알코올과 논알코올 맥주는 엄연히 다르다.
주세법은 알코올분 1% 이상을 주류로 보는데, 1% 미만은 술이 아닌 음료다. 그 안에서 알코올이 없으면 무알코올, 1% 미만이 남으면 논알코올로 표기된다.
무알콜은 일단 처음부터 발효를 하지 않거나 발효 없이 맥주 맛을 구현하는 방식인 반면, 논알콜은 일반 맥주처럼 발효해 알코올을 만든 뒤 이를 제거하기 때문에 소량의 알코올이 남아있을 수 있다.
제품명의 '0.00'은 통상 무알코올, '0.0'은 논알코올을 가리키는 표기 관행이다. 주류는 아니지만 성인용 음료로 분류돼 미성년자는 구매할 수 없고, 주세가 붙지 않아 가격은 일반 맥주보다 낮은 편이다.
기자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으면서도 알코올이 전혀 없는 무알코올 맥주를 시음한 뒤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를 해봤다.
시음에 사용한 무알코올 맥주는 '카스 후레쉬 제로'(0.00), '카스 올제로'(0.000), '테라 제로'(0.00), '하이트 제로'(0.00) 4종이다.
테스터로는 안전한 임신 준비를 위해 최소 3개월 이상 강제 금주를 이어가야 하는 동종 업계 아내 A기자와 그녀의 의지에 따라 반강제적으로 무알코올 맥주 세계에 입문한 필자 총 두 명이 참여했다. 연령대는 각각 20대와 30대다.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시음 평가 기준은 맥주 특유의 '탄산감', '목넘김' '맥주 맛의 구현 정도' 세 항목으로 나누고, 각 항목 점수를 바탕으로 최고점 5점으로 총점을 매겼다. 이번 평가는 개인 취향에 따른 평가라는 미리 밝혀 둔다.
◇1위는 '테라 제로'(0.00)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1위는 총점 4.3점을 차지한 하이트진로음료의 '테라 제로'(0.00)였다.
테라 제로는 '탄산감'과 '목넘김'에서 모두 5점 만점을 받았다. 맥주 맛의 구현 정도는 3점으로 아쉬운 평가를 받았으나, 일부 소비자들이 일부 무알코올 맥주 제품에서 난다는 '쇠맛'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약간의 레몬향이 느껴지며 상큼하고 시원한 타격감으로 여름철 무더위에 제격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여름철 무더위에 음식과 함께 시원하게 곁들일 수 있는 무알코올 맥주를 하나 꼽으라면 테라 제로"를 꼽을 것 같다.
하이트진로음료에 따르면 올해 3월 출시된 테라 제로는 출시 100일 만에 누적 판매량 400만 캔을 기록했다.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2위는 총점 3.7점을 받은 오비맥주의 '카스 후레쉬 제로'(0.00)였다.
해당 제품은 '맥주 맛의 구현 정도'에서 5점 만점을 받았다. 박 기자는 "밀의 향이 진하고 묵직해 목넘김이 부드럽다. 작정하고 기존 맥주를 대체하기로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목넘김'에서는 4점, '탄산감'에서 3점을 받았다. 특히 아쉬운 점은 탄산이 빠지는 속도가 다른 무알코올 맥주에 비해 빨랐다.
카스 후레쉬 제로는 지난 5월 오비맥주가 리뉴얼해 선보인 무알코올 맥주다.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공동 2위는 마찬가지로 총점 3.7점을 받은 오비 맥주의' 카스 올제로'(0.000)가 차지했다.
이 제품은 '맥주 맛의 구현 정도'와 '탄산감'에서 각각 4점을 받았고, 목넘김에서 3점을 받았다.
필자는 "카스 후레쉬 제로와 비슷하게 맥주 본연의 맛과 탄산감을 잘 구현했지만, 목젖을 탁 치는 타격감이 들지는 않는다"고 평가했고, 박 기자는 "약간의 쇠맛이 나지만 무시하고 먹을 수 있는 수준"이라는 평을 내놨다.
카스 올제로는 지난해 8월 국내 최초로 알코올, 당류, 칼로리, 글루텐이 없는 '4무(無)' 맥주맛 음료로 출시됐다.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3위는 총점 3.3점을 받은 하이트진로음료의 '하이트 제로'(0.00)였다.
하이트 제로는 '탄산감'과 '목넘김'에서 각각 4점을 받았지만, '맥주 맛의 구현 정도'에서는 2점을 받았다. 마치 쌉싸름한 보리차 원액에 탄산수를 섞어 놓은 맛으로, 평소 IPA(India Pale Ale) 맥주류를 즐기는 소비자라면 선호할 법하다.
하이트 제로는 2012년 11월 출시된 국내 무알코올 맥주계의 사실상 원조 격이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무알코올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커지는 추세"라며 "술을 마시지 못하거나, 술을 마실 수 없는 상황에 충분히 이용 가능한 대체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 확장에 기여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 무알맥, '임신준비', '산모'가 마셔도 될까
무알코올 맥주는 우리가 흔히 마시는 오렌지 주스나 발효식품인 김치보다 낮은 알코올이 포함돼 있다.
다만 임산부나 환자 등 알코올에 취약한 경우 극소량의 알코올 성분이라도 개인에 따라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무알코올 맥주는 임신을 준비하거나, 임신 중인 산모에게 무해 할까.
의학계에 따르면 무해하다고 볼 수 없다.
홍순철 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무알코올 맥주라도 극소량의 알코올이 첨가 되는 경우가 있기에 산모에게 권하지 않는다"며 "임신을 준비 중인 여성이라면 맥주라는 이름 자체를 멀리하는 생활 습관부터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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