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서적부터 시대극·에세이까지…시대의 흐름 읽고, 깊이 더하는 도서출판 밀알 [출판사 인사이드㊲]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7.07 08:29  수정 2026.07.07 08:30

1978년, 종교 서적 출간하며 출발

지상파 시대극 관련 서적→에세이, 대중 관심사 맞춰 함께 호흡

<출판 시장은 위기지만, 출판사의 숫자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랜 출판사들은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며 시장을 지탱 중이고, 1인 출판이 활발해져 늘어난 작은 출판사들은 다양성을 무기로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다만 일부 출판사가 공급을 책임지던 전보다는, 출판사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개합니다. 대형 출판사부터 눈에 띄는 작은 출판사까지. 책 뒤, 출판사의 역사와 철학을 알면 책을 더 잘 선택할 수 있습니다.>


도서출판 밀알의 도서들ⓒ

◆ “시대의 흐름 읽고 깊이 더한다”…밀알출판사의 발자취


도서출판 밀알은 1978년 설립된 출판사로, 당시에는 ‘현대고승법어총서’ 시리즈 등 주로 종교 서적을 출간했다. 이후 1990년대부터는 대중의 관심사에 발을 맞춰 경영 관련 서적과 ‘태조 왕건’, ‘야인시대’ 등 지상파에서 방영된 시대극·역사물 관련 도서를 기획하며 장르를 넓혀나갔다.


도서출판 밀알 최검열 대표는 “‘시대의 흐름을 읽고, 독자의 삶에 깊이를 더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인문, 사회, 심리학, 종교학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종합출판사”라고 밀알을 소개하며 “책을 고르는 가장 큰 기준은 ‘당대 대중이 가장 필요로 하는 정신적·실용적 갈증을 채워줄 수 있는가’다. 1978년 설립 당시에는 불교의 사회적 부흥에 발맞춰 종교 서적을 주로 출간하며 현대인들의 내적 성찰을 도왔다면, 이후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는 대중의 관심사에 맞춰 시대의 맥박과 함께 호흡해 왔다”고 말했다.


수많은 밀리언셀러들로 출판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최 대표는 성철 스님의 ‘산은 산 물은 물’을 비롯해, 정다운 스님의 ‘인생12진법’, ‘옷을 벗지 못하는 사람들’, 중앙승가대 총장을 역임하신 종범 스님의 ‘불교를 알기 쉽게’, 향봉 스님의 ‘사랑하며 용서하며’ 등은 밀리언셀러 기록을 남긴 것은 물론, 지금도 독자들이 찾는 대표작이라고 설명했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방송과 책을 통해 수많은 독자와 소통했던 미국 라이트하우스 김태연 회장의 ‘사람들은 나를 성공이란 말로 표현한다’ 역시 출간 당시 관심을 받았던 책으로, 독자들의 동기부여를 도왔다.


최근에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아주 특별한 경영수업’, 돈키호테 야스다 회장의 ‘상식이 죽어야 비즈니스가 산다’ 등 일본 대기업 경영자들의 저서를 번역 출간하는가 하면, 대한중환자의학회 수기모음집 ‘ICU, 희망의 기록’, 탈북인 사업가 이순실 대표의 자전적 에세이 ‘돌 위에 피는 꽃’ 등 울림이 있는 이야기로 독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ICU, 희망의 기록’을 통해선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중환자실을 배경으로 환자와 보호자, 의사의 이야기를 담아냈으며 ‘돌 위에 피는 꽃’에서는 탈북인 사업가 겸 방송인 이순실의 생존 기록을 생생하게 그려내 현대인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최 대표는 “향후에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통찰을 줄 수 있는 심리학, 종교학, 에세이 분야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새 시대에 발맞추는 밀알출판사의 시도


곧 50년을 맞이하는 밀알은 여전히 시대의 흐름에 발을 맞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 대표는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발맞춰, 단순히 종이책을 출간하는 것을 넘어 대중의 ‘본질적 역량’을 기르는 새로운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텍스트의 중요성을 일깨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화려한 숏폼과 영상 매체가 주도하는 시대 같지만, 역설적으로 고도화된 AI 시대일수록 가장 중요한 핵심 키워드는 다름 아닌 ‘글의 힘’과 ‘표현의 힘’”이라고 말한 최 대표는 “AI가 수많은 정보를 순식간에 취합하고 시각화해 주는 세상에서, 결국 AI를 올바르게 통제하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사유를 끌어내는 것은 정교한 텍스트를 다루는 능력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스스로 묻고, 생각하고, 그 생각을 명확한 언어로 직조해 내는 능력이 곧 미래 생존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는 것”이라고 책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 같은 철학을 바탕으로 영상의 홍수 속에서 잃어버린 ‘텍스트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그 중요성을 일깨우고, 이를 삶에 체화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단순히 텍스트를 읽고 소비하는 것을 넘어, 활자 속에서 스스로 사유하고 자신만의 고유한 언어로 세상을 표현해 내는 훈련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 세대에게 텍스트가 가진 고유한 힘을 되찾아주는 프로그램이 도서출판 밀알의 새로운 비전이자 또 다른 형태의 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책을 통해 지금의 독자들에게 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올해 출간 예정인 책 중 하나로 다가오는 인공지능(AGI) 시대에 인간이 기계에 종속되지 않고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인간의 ‘제4의식’을 다룬 심리학 도서 ‘의식 자율주행 시대’의 출간을 예고했다.


이 외에도 불교학의 심오한 철학적 인식을 현대인의 언어로 풀어낸 ‘윤희조 교수의 불교학 강의록’, 대한민국 미술시장의 최전선, 경매 단상 위 ‘60cm’라는 압도적인 몰입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치열하고도 매혹적인 이야기를 담은 ‘60cm의 기록(가제)’ 등 다양한 장르의 도서들로 독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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