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총수신·예적금 두 달 연속 증가세
언제든 뺄 수 있는 요구불예금 722조원
금리 인상론에 코스피 변동성까지 '관망세'
서울 시내의 한 건물에서 시민들이 시중은행 ATM기기 앞을 지나고 있다.ⓒ뉴시스
최근 시중은행의 총수신 잔액과 예·적금이 일제히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언제든 자금을 뺄 수 있는 투자 대기성 요구불예금이 급증하며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며 시장금리가 치솟은 데다 주식시장의 널뛰기 장세가 지속되자, 투자처를 잃은 자산가와 개인 투자자들이 일단 은행에 돈을 묶어둔 채 관망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2252조579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1% 증가했다.
저축성 예금인 정기 예·적금 잔액도 두 달 연속 뚜렷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들 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한 달 새 4조9514억원 가량 늘었다.
시장금리가 상승 흐름을 타면서 은행 예금의 매력도가 점차적으로 높아지면서다.
이자가 거의 붙지 않는 '투자 대기 자금'도 폭발적으로 급증했다. 지난달 말 기준 이들 은행의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액은 722조2928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만에 무려 7조6351억원이 불어난 수치로, 이는 최근 4년 동안 가장 큰 규모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원할 때 언제든지 조건 없이 찾을 수 있는 예금이다.
은행 수익성 측면에서는 저원가성 예금으로 분류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률을 포기하더라도 시장 상황에 따라 즉각적으로 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요구불예금에 거액이 묶여 있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보수적으로 몸을 사리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우선 시장 내에서 올해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언급되면서 채권금리를 비롯한 시장금리가 일제히 올랐다.
한국 국고채 2년물 금리는 연 3.670%로 연초보다 87.6bp(1bp=0.01%포인트) 올랐다. 5년물은 연 4.000%로 76.5bp, 10년물은 연 4.155%로 77.0bp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채권이나 장기 적금에 자금을 길게 묶어두기보다는 금리 향방이 확실해질 때까지 단기 유동성 자산으로 굴리려는 심리가 강해졌다.
코스피 변동성 역시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피로감을 키우자, 개미들이 은행 대기 자금으로 계좌를 채운 것이다.
전문가들은 투자 대기 자금의 뭉칫돈이 당분간 시장 진입 타이밍을 재는 관망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본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안정세에 들어서기 전에는 요구불예금 같은 대기성 자금의 규모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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