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청와대서 문재인과 취임 첫 오찬 회동
李 "외연 확장해 '구조적 다수' 만들어야"
文 "국민 통합 위해선 당내 단합이 출발점"
李, 원내대표단 만찬서 "국정과제 입법 속도 내달라"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두 사람이 청와대에서 만난 건 지난해 6월 이 대통령 취임 뒤 처음이다.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권 지지층 내 내홍이 심화하는 가운데 만남이 이뤄진 만큼, 이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은 '민주진영의 단합'과 '국민 통합'의 중요성에 뜻을 모았다. 다만 방점을 이 대통령은 '외연 확장'에, 문 전 대통령은 '당내 단합'에 두면서, 미묘한 온도차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30분쯤 청와대 녹지원에 먼저 도착해 문 전 대통령을 기다렸다. 포옹으로 인사를 나눈 두 사람은 서로의 건강을 물으며 오찬 장소인 상춘재로 이동했다.
이날 오찬 메뉴는 생선류를 좋아하는 문 전 대통령을 위한 민어탕과 통합의 상징인 비빔밥이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찬에 앞서 차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먼저 발언을 시작한 문 전 대통령은 "이재명 정부에 주어진 또 하나의 시대적 과제는 역시 '국민 통합'"이라며 "지금까지 이재명 정부가 거둔 성과 위에서 더 큰 성과로 나아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국민 통합으로 나아가려면 역시 '당내 단합'이 출발점"이라며 "민주당이 먼저 단합하고, 그 위에서 민주개혁 진영 그리고 빛의 혁명을 함께했던 세력들과의 더 큰 단합을 이루어내야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당권을 두고 격화하고 있는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친청(친정청래)계와 친명(친이재명)계 간 갈등을 먼저 봉합한 뒤 중도·보수 진영으로 외연확장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번 전당대회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송영길·정청래 전 대표의 3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김 전 총리와 송 전 대표가 정 전 대표에 맞서 연대 전선을 구축해 친명계와 친청계의 대결 구도로 치러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어 "민주당의 단합, 민주개혁 진영과의 더 큰 단합 그리고 국민통합까지 나아가는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은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이재명 대통령뿐이라고 생각한다"며 "더 큰 리더십을 발휘해서 모두의 대통령이라는 그 꿈을 반드시 이루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 대해서도 "근래 거두는 획기적 성과에 축하 말씀을 드린다"며 "역대 민주 정부가 지역 균형발전을 중요한 국정 목표로 세우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수도권 집중을 막지 못했다. 지역 균형발전 정책에 더욱 박차를 가해서 이번에 메가프로젝트에 대해 서운하다고 말하는 지역까지 잘 아울러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북 관계와 관련해서는 "우리 정부가 여러모로 대화 노력을 기울임에도 북한의 호응이 아직 없다"면서도 "지금처럼 인내하면서 계속 대화의 문을 두드리고 상황을 안정적으로 잘 관리한다면 언젠가 다시 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내가 할 일이 있다면 힘껏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우리가 집권해서 모두를 대표해 모두를 위한 정치를 하려면 내부 단합이 매우 중요하다. 속이 단단해야 된다"며 "그리고 끊임없이 외연을 확장하면서 '구조적 다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된다. 이 두 가지를 조화롭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오찬이 끝난 뒤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이 청와대 상춘재에서 2시간가량 오찬과 산책을 함께했다"며 "앞으로 더 많은 국정 성과를 창출하려면 민주진영의 단합이 절실하고 국민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데 (두 분은) 공감했고,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홍 수석은 "두 분은 민주당을 비롯한 민주진영 단합과 외연 확장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동시에 추구하는 가치임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또 "민주진영 내 균열과 멸칭 또는 근거 없는 비방은 전체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민생 회복이나 국가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최근 당권 경쟁 과정에 친명계와 친문·친청계가 서로를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 '새똥돼주길'(한준호·강득구·김민석·이동형·김용민·이언주·송영길) 등으로 비난하는 상황에 대해 민주당 출신 전·현직 대통령이 문제 의식을 공유한 것이다.
이날 오찬에서는 '검찰 개혁'에 대한 대화도 오갔다. 홍 수석은 "매우 중요한 이재명 정부의 개혁 과제이고 이것이 잘 추진돼야만 향후 우리 사회 민주화나 검찰에 의한 권력 남용을 막을 수 있는 개혁 과제라는 데 (이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이) 공감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에는 민주당 신임 원내지도부와 만찬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하반기에는 국정과제 관련 입법안 처리에 더욱 속도를 내달라"고 당부했다고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최근 이 대통령의 해외순방 성과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골자로 하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에 감사를 표하고, 필요한 입법으로 강력히 성공을 뒷받침하겠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원내대표단은 "집권 2년차에는 정부와 여당이 더 단단히 단합해 집권 1년차의 성과를 대한민국 구석구석 확장하고, 민생경제 발전의 전기를 마련하기로 의지를 모았다"고 이 원내대변인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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