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전환 서두르며 北미사일엔 '뒷북 발표'…커지는 안보 불안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6.07.01 05:30  수정 2026.07.01 05:30

北, 6·25 맞춰 탄도미사일 쐈지만 군은 뒤늦게 공개

李정부, '내년' 목표로 전작권 전환 속도전

美측 "한미 억지력 유지 확신 조건 충족돼야"…신중론

北 도발 위험 속 한미 엇박자는 계속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정부가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조기 환수'에 속도를 내며 밀어붙이고 있지만, 전작권 전환 시기 등을 두고 한미 간 미묘한 온도차는 물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뒷북 발표' 등으로 국민적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안일한 안보 인식은 최근 북한의 무력 도발 대응 과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6·25 전쟁 76주년이었던 지난달 25일 북한은 탄도미사일과 방사포 등을 시험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감행했지만, 국방부는 발표하지 않다가, 다음날 북측이 공표하자 뒤늦게 공개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에 위반되는 만큼, 우리 군은 탄도미사일 발사를 포착하는 대로 이를 언론에 공개해 왔다. 하지만 이번엔 북한의 보도 전까지 아무런 공지를 하지 않으면서 대북 감시망에 공백이 생겼거나, 한미 공조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북한은 지난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하는 가운데 155㎜ 자주포 사거리 연장탄, 갱신형 240㎜ 24관식 방사포와 전술탄도미사일 등 남측을 사정권에 두는 전술무기 발사 실험을 했다고 지난달 26일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했다.


통상 우리 군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즉각 기자단에게 공지해왔지만, 이번에는 이날 오전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탄도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개한 뒤에야 합참은 "우리 군은 6월 25일 북한 동부 지역에서 발사된 방사포 등 십여 발을 포착하였고, 세부 제원은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군 당국의 첫 공식 발표는 지난 29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이었다.


이를 두고 북이 탄도미사일과 방사포를 섞어 쏘면서 우리 군이 탐지에 실패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6·25 기념사에서 "전쟁이 일어날 걱정도 싸울 필요도 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밝힌 만큼, 정치적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처럼 안보 불안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외교·안보의 핵심 축인 한미동맹 불협 화음 '경고음'도 꺼지지 않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전작권 임기 내 조기 환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미국 측에선 '신중론'의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면서다.


이재명 정부는 전작권 전환 시점을 '이르면 내년'으로 보는 만큼, 2027년이 전작권 전환의 목표 연도로 제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 미군은 전환 조건의 달성 시점을 이르면 2029년 1분기로 보고 있다.


미국 국무부에서 한반도 정책 실무를 총괄하는 마이클 디솜브리 동아시아·태평양국 차관보는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하원 외교위원회의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전작권 전환에 관한 합의는 조건에 기반한 합의"라며 "한국이 전작권을 넘겨받은 이후에도 우리가 한국에서 필요한 억지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에 양측이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가능한 한 조속히 추진하려는 의지를 이해하고 있다. 필요한 조건들이 빨리 갖춰질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전환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군의 독자적 역량, 대북 억지력, 연합 방위태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여건 등을 먼저 갖추라는 뜻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도 지난 4월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정치적 편의주의가 조건을 앞질러서는 안 된다"며 "전작권 전환은 철저히 조건에 기초해야 한다. 조건에 집중해야만 미국과 한국 모두가 더 안전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한미는 전작권 전환을 위한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3단계 검증 중 2단계 FOC 검증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14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올해 11월 미 국방장관과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논의하고 이걸 기초로 양국 대통령에게 건의할 것"이라며 "그러면 전작권 회복의 X연도(목표연도)를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5월 17일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군 간 협의가 계속되고 있는데 (전환을 위한) 조건이나 타이밍에 큰 차이가 없다"며 "기본적으로는 정치적 결정 사항"이라고 밝혔다. 최종 합의를 이루는 데에선 정상급의 정무적 판단이 결정적으로 작용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외에도 9·19 군사 합의 복원, 비무장지대(DMZ) 출입권 갈등, 한미 연합 훈련 축소,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성 핵 시설 발언', 미국의 대북정보 공유 일부 제한, 쿠팡 사태 등을 두고 불거진 한미 간 불협화음은 여전히 우려가 큰 상황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전작권 전환은 정치적 결정으로 해서는 안 된다"며 "전작권을 '언제' 전환하는 것보다 '전작권 전환 이후 과연 한미가 지금과 같은 연합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훨씬 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전작권 전환을 미리 일정을 정해두고 추진하기보다 전환에 필요한 군사적 역량과 안보 조건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한미 간 불협 화음은 여러차례 있었지만, 전작권 전환은 한미동맹의 구조를 흔드는 것"이라며 "제대로 준비해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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