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건설현장 인명사고…안전관리 ‘빈틈’ 여전

이수현 기자 (jwdo95@dailian.co.kr)

입력 2026.05.28 06:38  수정 2026.05.28 06:38

붕괴 조짐 있었음에도 별도 대처 없어

“현장 점검자 안전 관리 대책도 부실”

끊임없는 안전사고…“건설업 근본 개혁 필요”

차도 상판이 내려앉은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현장.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서울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중 상판이 붕괴하는 사고와 관련해 건설업 구조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을 점검하는 관계자들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건설업 근로자 고령화 등 업계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8일 다수 업계 관계자 의견을 종합해보면 이번 사고에 대해 안전 점검자를 위한 대책이 부실했다. 붕괴가 시작됐음에도 적절한 조치가 없어 사고로 이어졌다는 진단이다.


사고는 다리 상판 콘크리트인 슬라브 절단 작업 중이던 지난 26일 오전 1시30분께 슬라브에 2.9㎝ 규모 침하가 발생했다. 이에 같은 날 오후 2시께 서울시 관계자와 현장소장, 감리단장 등이 점검을 위해 건물 구조물을 받치는 구조물인 ‘거더’ 사이로 들어갔다가 고가 상판이 무너지면서 사상자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안전 점검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를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일찍 상판 침하를 발견해 빠르게 조치할 수 있었음에도 사고를 막지 못한 탓이다. 사고가 발생한 고가차도가 개통 후 60년이 지났을 정도로 노후화된 점을 현장에서 간과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이미 해당 시설물은 다수 문제가 발생해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다. 2019년에는 교각 콘크리트 탈락이 발생했고, 2021년에는 바닥판이 붕괴하기도 했다. 서울시가 철거 후 재시공을 추진한 것도 노후화가 심했기 때문이다.


조원철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직접 올라가지 않더라도 굴착기나 사다리를 이용하는 등 현장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었음에도 시설물의 불안정한 상태를 과소평가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업계에서는 안전 점검 과정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구조물 붕괴 위험이 있었음에도 가까이 접근해 안전을 점검하다가 사상자가 발생한 만큼 안전하게 현장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지금까지는 점검 대상에 사람이 접근해 안전을 확인한 후 보강 대책을 마련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드론이나 로봇을 투입하거나 카메라를 활용하는 등 원격으로 점검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공사현장에 작업자 안전 안내문이 붙어있다.ⓒ
속출하는 건설 안전사고…"근본적 건설산업 혁신 필요"


건설현장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세종~안성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교량이 붕괴하는 사고가 있었고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도 사상자가 나왔다.


지난 27일에는 서울 강남구 수서동 하수관로 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가 토사에 매몰되면서 작업자 3명이 매몰돼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정부도 매번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개선책을 내놓고 있다.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 사고 발생 이후 건설공사 안전관리계획서 작성 매뉴얼과 건설현장 검측업무 매뉴얼 개정 계획을 밝혔다. 또 광명 신안산선 터널 붕괴사고 이후에는 터널공사 표준시방서 등 개정에 나서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근본적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설 근로자 고령화, 숙련도 저하, 저가 수주 등 건설업의 고질적인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사 기간은 짧은데 공사비는 적고 현장에서 일할 사람이 없다”며 “과중한 업무에도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니 업계를 떠나는 작업자가 많고 기술력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토부는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전문가 12명이 참여하는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또 이번주 중 철도 시설 복구해 주말 첫 차부터 열차 운행 정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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