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만 중요한 게 아니었다"…자궁경부암 생존율 좌우한 '이것'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5.21 11:10  수정 2026.05.21 13:58

국가 암 빅데이터 기반 8833명 분석

규칙적 운동 시 사망 위험 최대 38% 감소

고령 환자일수록 예후 개선 효과 두드러져

ⓒ게티이미지뱅크

자궁경부암 환자의 생존율이 병원 치료뿐 아니라 암 진단 이전의 신체활동 수준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암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고, 65세 이상 고령 환자인 경우 그 영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유영·서준형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와 한경도 숭실대학교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자궁경부암 환자의 진단 이전 신체활동과 사망률 간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가 암 빅데이터를 활용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자궁경부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가운데 진단 전 1년 이내 건강검진 이력이 있는 19~79세 여성 8833명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 가운데 40세 미만은 959명(10.9%), 40~64세는 6077명(68.8%), 65세 이상은 1797명(20.3%)이었다. 진단 당시 병기는 암의 확산 정도를 나타내는 요약병기 기준으로 원발 부위에 국한된 단계가 5728명(64.9%)으로 가장 많았으며, 국소 진행 단계는 2091명(23.7%), 원격 전이 단계는 439명(5.0%)으로 집계됐다.


신체활동은 자가보고 설문을 바탕으로 운동 강도와 빈도, 시간 등을 평가해 주간 총 에너지 소비량으로 환산해 분석했다.


ⓒ삼성서울병원

연구 결과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했을 때는 암 진단 이전 신체활동 수준과 사망 위험 간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암이 원발 부위에 국한된 초기 환자군에서는 신체활동 수준과 사망 위험 사이의 뚜렷한 연관성이 관찰됐다.


해당 환자군에서 고강도 운동을 한 경우 사망 위험은 36% 낮아졌으며, 규칙적인 운동 습관을 유지한 경우에는 최대 38%까지 감소했다.


또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했을 때 주간 총 에너지 소비량이 많을수록 사망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도 확인됐다. 특히 초기 환자군에서는 신체활동량이 많을수록 사망 위험이 최대 43%까지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효과는 65세 이상 고령 환자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고령 환자의 경우 신체적 예비력이 상대적으로 낮아 평소 운동 습관이 암 진단 이후 예후에 더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암이 국소 진행 단계이거나 원격 전이 단계인 환자에서는 신체활동과 사망률 사이에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65세 미만 환자군에서도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상관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책임자인 이유영 교수는 “자궁경부암 환자의 생존율 차이를 이해하는 데 있어 진단 이전 신체활동이 중요한 요인일 수 있다”며 “특히 초기 환자와 고령 환자에서는 평소 신체활동 관리가 예후 개선의 중요한 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궁경부암 예방과 관리의 중요성은 국내 환자 증가 추세와 맞물려 더욱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국내 여성암 진료 현황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진료 건수는 2020년 6만1636건에서 2024년 7만598건으로 약 15% 증가했다.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 사례 역시 같은 기간 1만945건에서 1만4534건으로 32.8%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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