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공항 묶고 항만도 옮기고”…인천 ‘국가 물류 허브’ 지위 흔들

장현일 기자 (hichang@dailian.co.kr)

입력 2026.05.21 17:00  수정 2026.05.21 17:00

인천항 내항 1·8부두 전경 ⓒ IPA 제공

최근 인천의 양대 전략 자산인 공항과 항만을 둘러싼 구조 개편 논의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지역사회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인천지역 정가에 따르면 공항 통합론이 정치권과 정부 안팎에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가 인천항만공사(IPA)의 제물포구 이전 공약을 발표하면서 “인천 핵심 인프라의 축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현재 국내 공항 운영 체계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로 이원화돼 있다.


여기에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까지 포함한 통합 운영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통합론의 표면적 명분은 운영 효율화와 중복 기능 조정이다.


하지만 인천 지역에서는 “결국 인천공항의 수익 구조를 활용해 지방공항 적자와 신규 공항 건설 부담을 메우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실제 전국 지방공항 다수가 만성 적자 상태인 반면, 인천공항은 연간 수천억 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국내 유일의 글로벌 허브공항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인천공항의 투자 재원이 분산되고, 장기적으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더욱이 동북아 허브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홍콩국제공항은 대규모 확장 사업을 추진 중이고, 상하이 푸동 국제공항과 타이완 타오위안 국제공항 역시 활주로와 터미널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공항의 투자 여력이 약화될 경우 허브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항만 분야 역시 비슷한 흐름이라는 평가다.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이후 해양 공공기관과 대형 해운기업들의 부산 집중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박 후보의 IPA 이전 공약이 나오면서 지역사회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박 후보 측은 원도심 균형 발전과 제물포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단순한 청사 이전 이상의 의미를 읽고 있다.


특히 항만공사법상 인접 항만 간 통합 운영이 가능한 만큼, 향후 항만 기능 재편 논의와 맞물릴 경우 인천항의 위상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공항과 항만은 인천만의 자산이 아니라 대한민국 물류 경쟁력을 지탱하는 국가 핵심 인프라”라며 “최근 흐름은 개별 현안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인천의 전략 기능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조직 개편 논리가 아니라, 인천 공항·항만 체계를 국가 성장 전략 차원에서 어떻게 유지·강화할 것인지에 대한 장기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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