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악재에도 엇갈린 해운업 1분기 성적표…선종·계약 구조가 갈랐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05.20 15:12  수정 2026.05.20 15:12

고운임 특수 정상화 속 HMM·흥아 운임 약세 영향

대한해운·팬오션 LNG 및 장기 계약으로 수익성 방어

진짜 시험대는 2분기…유가·호르무즈 변수 본격화

HMM 컨테이너선 ⓒHMM

올해 1분기 국내 해운사들이 서로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고운임 특수가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어떤 화물을 운송하고, 얼마나 안정적인 계약 구조를 갖췄는지가 선사별 실적 방어력을 기르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20일 해운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해운사들은 운임 약세와 글로벌 수요 둔화라는 공통 변수 속에서도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컨테이너·케미컬 탱커 중심 선사는 운임 변동 영향을 크게 받은 반면 장기 계약과 LNG 중심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선사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했다.


HMM·흥아해운, 운임 약세 직격…“특수 정상화 국면”

국내 최대 규모 해운사인 HMM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7187억원, 영업이익 269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8% 영업이익은 56.2% 감소했다. 컨테이너 수송량은 9.7% 증가했지만 주력 노선인 미주와 유럽 운임이 약세를 보이면서 수익성이 둔화됐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평균 1507포인트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4.5% 하락했다. 특히 HMM의 핵심 노선인 미주 서안 운임은 평균 2037포인트로 37.6% 감소했고, 유럽 노선 운임도 1546포인트로 15.5% 줄었다. 물동량 증가가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한 배경이다.


다만 이를 단순한 부진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HMM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9.9%를 기록했다. HMM 관계자는 “전년 대비 실적이 감소한 것은 맞지만, 코로나 이전에는 영업이익률이 5%만 넘어도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됐다”며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어진 고운임 국면이 점차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장금상선의 상장 자회사인 흥아해운은 케미컬 탱커 중심 사업 구조 속에서 운임 약세의 영향을 보다 직접적으로 받았다. 장금상선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3% 감소했다.


흥아해운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평균 탱커 운임은 지난해 53달러에서 올해 39달러로 하락했다. 회사 측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경기 침체로 운임 시장 약보합세가 이어졌고 갑작스러운 미·이란 전쟁 충격을 벗어나기 어려웠던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LNG·장기 계약으로 실적 방어…“진짜는 2분기”

반면 대한해운과 팬오션은 장기 계약 기반 사업 구조와 LNG 중심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변동성 방어에 나섰다.


대한해운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778억원, 영업이익 74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6%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특히 LNG선 사업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LNG선 부문 영업이익은 4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벌크선 부문에서는 중동 리스크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시황 변동성이 큰 부정기 단기 용선을 선제적으로 축소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에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은 1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 증가하며 수익성 중심 운영 기조를 이어갔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통상 장기 계약 형태로 이뤄지는 전용선 사업을 중심으로 급변하는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 리스크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팬오션 역시 고도의 선대 운영 전략과 사업 다각화를 기반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팬오션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5089억원, 영업이익 140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3%, 24.4%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팬오션은 우호적인 벌크 시황 회복과 함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LNG 운반선 확대 전략을 병행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 효과를 키웠다. 컨테이너선과 달리 벌크·탱커선은 부정기선 성격이 강하지만, 팬오션은 우량 화주와 5년 이상 장기화물운송계약(CVC)을 체결해 안정적인 물량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진짜 시험대는 2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중동 긴장 고조와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본격 반영되면서 유가와 보험료 부담이 커지고 항로 차질 우려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컨테이너선은 노선 운영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반면 벌크·탱커선은 우회 운항에 따른 톤마일 증가 효과를 일부 누릴 가능성이 있다.


해운 업계 관계자는 “기업마다 주력하는 선종과 시황 자체가 달라 단순 실적을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만들었던 특수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선종과 계약 구조에 따른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분기에는 유가 상승과 호르무즈 해협 변수 등이 본격 반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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