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돈 묶이는데”…국민참여성장펀드, ‘불장’ 속 흥행 시험대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5.20 07:02  수정 2026.05.20 07:05

유동성 우려 의식, 은행 가입자 장내 매도 길 터주기로

손실 흡수·세제 혜택에도 “단타장서 장기투자는 부담”

1200억 서민 물량 초기 소진 가능성엔 의견 분분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 IR센터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성과점검 및 발전방향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코스피 8000선 기대감 속에 국내 증시 강세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오는 22일 출시하는 ‘국민참여성장펀드’의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재정이 손실 일부를 먼저 떠안고 세제 혜택까지 제공하지만, 5년간 자금이 묶이는 구조라는 점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2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참여성장펀드는 오는 22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3주간 선착순 방식으로 판매된다.


국민 자금 6000억원과 정부 재정 1200억원을 합쳐 조성되며, 반도체·인공지능(AI)·바이오·방산·로봇 등 12개 첨단전략산업에 투자한다.


정부 재정은 후순위로 참여해 손실의 최대 20%를 먼저 부담하는 구조다. 소득공제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도 제공된다.


다만 금융위는 전날(19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참여성장펀드가 ‘5년 만기 환매금지형’ 상품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판매 개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일반 공모펀드처럼 자유롭게 환매가 가능한 상품으로 오인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현재처럼 단기 수익 기대감이 강한 증시 분위기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장기간 자금을 묶는 상품에 얼마나 참여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유동성 우려를 의식해 제도 보완에 나서는 모습이다.


국민참여성장펀드는 중도 환매는 제한되지만, 설정 후 거래소 상장을 통해 투자자 간 매매는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금융당국은 은행에서 가입한 투자자도 상장 이후 증권사로 판매사를 변경해 장내 매도가 가능하도록 예외를 허용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세제상품은 원칙적으로 판매사 이동이 제한돼 있지만 국민참여성장펀드는 유동성 확보 장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상장 이후 은행 가입자도 증권사로 판매사를 변경해 매도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상장 자체가 충분한 유동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거래가 활발하지 않을 경우 원하는 시점에 현금화가 어려울 수 있고, 시장 가격이 실제 펀드 가치보다 낮게 형성될 가능성도 있어서다.


증권사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강세일수록 오히려 흥행은 약할 수도 있다”며 “지금처럼 단기 수익 기대가 강한 장에서는 5년간 자금을 묶는 데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매 물량의 20%인 1200억원이 서민 전용으로 배정된 점과 관련해서는 초기 소진 가능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전체 포트폴리오 규모가 작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비중을 크게 가져가기 부담스러운 상품”이라며 “서민 전용 물량은 초기 2주 안에 모두 소진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6000억원 규모 자체가 현재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아주 큰 수준은 아니”라며 “AI·반도체·바이오 등 시장에서 주목받는 산업에 투자하는 데다 손실보전과 세제 혜택까지 있어 수요는 충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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