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리포트] 서울 판세, 심상치 않다…정원오~오세훈, 서울시장은 누구 손에?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5.20 05:00  수정 2026.05.20 05:05

정치평론가 6명이 분석한 서울시장 선거 판세

鄭, 기대 충족 부족…'일잘러' 이미지 회복 절실

吳, 장동혁 거리둬 '보수표 분열'…딜레마 해소 과제

기울어진 운동장 제자리로…서울 판세 '오리무중'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제46주년 서울기념식'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선거의 판세가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세론'을 등에 업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견제할 수 없다는 당초 관측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정 후보의 발목을 과거 논란이 잡으면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기회를 잡을 환경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가능성일 뿐 현실화까진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2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을 기점으로 지방선거는 14일 앞으로 다가왔다. 특히 오는 21일부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여야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2주 동안 총력전에 나선다.


16개 광역단체장 선거 중 최대 격전지로서 정치권 관심이 집중된 곳은 '서울시장'이다. 원내 정당을 기준으로 정원오 민주당·오세훈 국민의힘·김정철 개혁신당 후보가 뛰고 있지만, 정원오·오세훈 2파전으로 좁혀진 상황이다. 이 중에서도 정 후보는 등판 당시부터 현재까지 대세론을 유지한 채 지지율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성동구청장 3선 출신인 정 후보는 중앙 정치에선 사실상 '신인'에 불과하지만, '신선함'이 후보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선 3선 중진인 박주민·전현희 의원이 집중 견제에 나섰지만, 소위 '명픽'(이재명 대통령의 선택) 후보라는 타이틀과 '성수동 신화'를 만들어냈다는 성과를 뚫어내진 못했다. 현재 오 후보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도 경륜보단 '새로움'에 유권자의 관심이 쏠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다만 정 후보는 치열했던 민주당 경선을 거치면서 후보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일잘러'(일 잘하는 사람) 후보로서 경쟁력을 끌어 올렸지만, 칸쿤 출장 논란을 시작으로 주폭 논란에 이르기까지 여러 구설로 인해 강점이었던 '신선함'이 약점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인물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검증이 필요한 인물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민심을 잡을 만한 핵심 공약이 없다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등판했을 때와 비교하면 평가가 낮아졌다"며 "정 후보에 대한 부정 평가보다는 당초 평가와 비교해 특출난 정도는 아닌 것 같다는 평가가 일반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사례만 봐도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중앙 정치 경험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문제는 중앙 정치 경험이 아닌 역량의 문제일 수도 있다"고 했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현재 정 후보가 보여주는 콘셉트와 태도가 '일잘러' 이미지와 일치가 되지 않고 있다"며 "기대감은 높았는데, 그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 후보의 과거를 모르는 유권자 입장에선 '일 잘한다고 하지 않았냐'고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 입장에선 현재 절체절명의 위기로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당선이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며 "'부자 몸조심'만 하면 이길 수 있는 것처럼 행동해선 오만해졌다고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일잘러'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후보의 경쟁력이 약화된 분수령이 민주당 경선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주민·전현희 의원은 현재 '원팀'으로서 정 후보를 돕고 있지만, 경선 과정에선 정 후보의 후보 경쟁력을 노골적으로 지적하며 견제했다. 정 후보 측은 네거티브를 중단해 달라며 요청할 정도로 공세가 매서웠던 탓에 '일잘러' 이미지보단 검증이 필요한 후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정 후보 캠프가 경쟁자들의 공세 속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한 것은 패착으로 통하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인 정청래 대표가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열린 서울 공천자대회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오른쪽은 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하헌기 새로운소통연구소 소장은 "오 후보가 잘해서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 "정 후보의 대응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는 상황에서 캠프가 뒷받침해 줘야 하는데 부족했던 것 같다. 특히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지지율을 계속 깎는 캠페인을 보여준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판세가 한 달여 만에 박빙 기류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의 '조작기소 특검'이 이 대통령 공소 취소 논란으로 흐르면서 민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이후 논의하겠다며 물러섰지만, 문제는 자만하고 있다는 프레임을 야당에 넘겨줬고, 서울 민심을 흔들고 있다는 관측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초 서울에서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높았는데, 현재는 여당이나 야당이나 같다는 조사가 나온 것을 보면 오 후보가 할만한 상황에 놓인 것 같다"며 "정 후보의 의혹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라, 조작기소특검 등으로 인해 여당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나온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도 "서울은 부동산 민심 때문에 정부·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지역인데, 여기에 최근 조작기소특검 논란을 비롯해 삼성전자 파업 등 서울 민심이 민주당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 파업 등 이슈를 정부가 어떻게 정리하냐에 따라 변곡점이 될 수 있고, 민주당의 자만 프레임이 정 후보에 연결된다면 수세에 몰릴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다만 정 후보의 고전이 오 후보의 역전으로 이어지긴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선거라는 환경 속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여진은 이번 지방선거에 아직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정 후보의 약세가 오 후보 입장에선 기회가 되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강성 보수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 일반적인 보수 지지층의 표심이 쉽게 움직이지 않는 것도 있다. 오 후보를 지지할 경우, 국민의힘의 주류로 평가되는 강성 보수층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딜레마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오 후보의 과제라는 평가다.


김철현 정치평론가는 "서울시장 선거에 큰 반전을 기대하긴 힘들 수 있는데, 당초 선거 시작 전에 오 후보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대립각을 강하게 세운 탓에 원팀이 되지 못했다"며 "보수 안에서 표심이 나눠진 상황에서 선거전에 돌입한 것이다. 갈라진 보수 표심을 모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오 후보 입장에선 뼈아픈 지점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와 장 대표가 원팀이 되는 것도 문제인데, 뭉치면 중도 표심이 멀어지고 중도 표심을 잡으려고 하니까 강성 당원이 지지를 유보하는 상황"이라면서 "정 후보를 많이 따라잡긴 했지만 추월하지 못하는 것은 이 딜레마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신 교수도 "오 후보 입장에서 남은 과제는 적극적으로 투표 의사를 드러내지 않는 보수층의 지지를 끌어내는 것"이라면서 "아직도 오 후보를 찍을 경우 강성 보수의 기만 살려주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을 가진 사람이 많다. 이들의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이 중요한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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