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취임 후 첫 대국민 사과…"노조는 한 가족" 막판 협상
오후 4시 평택 긴급 미팅·교섭대표 교체…정부도 중재 총력
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입장문을 읽고 있다.ⓒ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사흘 앞두고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대국민 사과에 나선 데 이어 노사가 교섭대표를 교체하고 긴급 회동까지 진행하면서 막판 타결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삼성전자 노사에 따르면 노사는 오는 18일 오전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번 조정에는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직접 참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노사는 지난 11일부터 13일 새벽까지 중노위 중재 아래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성과급 지급 기준과 제도화를 둘러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결렬됐다.
중노위는 이후 16일 조정 재개를 요청했지만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무산됐고, 결국 오는 18일 다시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사후조정은 오는 21일 총파업 돌입 전 사실상 마지막 공식 협상 자리가 될 전망이다.
노사는 이날 오후 4시쯤 경기 평택캠퍼스 노조 사무실에서 사전 미팅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과반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과 새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디바이스솔루션) 피플팀장(부사장)이 참석했다.
기존 대표교섭위원이었던 김형로 부사장은 노조 요구에 따라 교체됐다. 다만 교섭 연속성과 이해를 이유로 발언 없이 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이번 교섭대표 교체는 노조 측 요구가 사실상 반영된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노조는 그동안 김형로 부사장의 교섭 태도와 발언 등을 문제 삼아 교체를 요구해왔다.
최 위원장은 이날 이재용 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관련해 “직원들이 회사와 신뢰가 깨져 조합에 가입했다”며 “DS 부문의 경우 85% 가입으로 사실상 모두 노조원이고 직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뢰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함께 갈 수 있도록 이번 교섭부터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머리 숙여 사죄 인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앞서 이 회장은 이날 오후 해외 출장을 마치고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한 직후 공개 사과에 나섰다.
그는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며 “우리 한번 삼성인임을 자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봅시다”라고 강조했다.
또 “저희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전 세계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항상 저희 삼성을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시고 또 채찍질해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저희 문제 해결을 위해 애써주고 계시는 정부와 관계자 여러분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걱정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는 말씀, 고객 여러분들과 국민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올린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준비한 원고를 꺼내 읽은 뒤 자리를 떠났으며 사과 발언 과정에서 세 차례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해외 출장 중 일정을 변경해 귀국한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번 사과는 이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대국민 사과에 나선 세 번째 사례다. 앞서 그는 2015년 메르스 사태와 2020년 경영권 승계 및 노조 문제와 관련해 사과한 바 있다. 특히 앞선 두 차례는 부회장 시절이었고, 2022년 10월 회장 취임 이후 대국민 사과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도 막판 중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날(15일) 최승호 위원장을 직접 만나 노조 요구 사항을 들은 데 이어 이날에는 삼성전자 경영진과 면담하며 양측 입장 조율에 나섰다.
현재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는 성과급 투명화와 OPI(초과이익성과금) 상한 폐지 및 제도화 등을 요구하며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노조 측은 현재까지 파업 참가 의사를 밝힌 조합원이 4만6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최대 5만명이 참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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