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도 시스템도 함께 키운다"…고대의료원 DNA 입는 우리아이들병원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5.18 09:00  수정 2026.05.18 09:00

진료·연구·교육·행정 시스템 등 전방위 협력

의료진 교류·수련 네트워크 구축 통해 전문성 강화

“소아청소년 필수의료 새 협력 모델 만들 것”

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이 5월 14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고려대학교의료원과의 교류협력은 단순히 협력병원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데 목적이 있지 않습니다. 고려대학교가 가진 가치와 의료의 정신을 우리아이들병원의 진료, 연구, 교육, 사회공헌, 행정 시스템 전반에 녹여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은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려대의료원과의 협력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단순한 환자 의뢰·회송 수준을 넘어, 대학병원과 소아청소년 전문병원이 하나의 진료·교육·연구 생태계를 구축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소아청소년 필수의료 붕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상급종합병원과 전문병원이 함께 환자를 진료하고 협력하는 새로운 의료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아이들의료재단과 고려대의료원의 이번 파트너십도 소아청소년 필수의료를 함께 책임지는 협력 체계를 만들기 위한 시도로 평가된다.


앞서 양 기관은 지난달 28일 전략적 교류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진료와 연구, 교육은 물론 행정·의료정보·IT 시스템까지 병원 운영 전반의 역량을 공유하며 협력하기로 했다. 진료협력이 환자 의뢰·회송 중심의 연결 구조라면, 교류협력은 의료진과 시스템, 교육과 연구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함께 성장하는 의료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방점이 찍혀있다.


핵심은 ‘대학병원의 전문성’과 ‘소아전문병원의 현장성’을 연결하는 데 있다. 우리아이들병원은 이번 협약을 통해 고려대의료원의 선진 진료 시스템과 연구·교육 인프라를 접목하고, 고려대의료원은 지역 기반 소아전문병원이 가진 현장 경험과 환자 접근성을 공유받게 된다.


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왼쪽 네번째)과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왼쪽 다섯번째)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아이들의료재단

특히 의료진 교류는 이번 협력의 상징적 장면으로 꼽힌다. 우리아이들병원 의료진은 고려대의료원 교류협력 교수로 위촉돼 학술활동과 연구, 교육, 연수, 진료 참관 등에 참여하게 된다. 단순한 명예직이 아니라, 지역 소아전문병원에서 축적한 임상 경험을 대학병원 교육·연구 체계 안으로 끌어들이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정 이사장은 “소아청소년 진료는 단순히 환자를 많이 보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의료진이 지속적으로 연구와 교육, 학술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구조가 함께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 운영 전반의 시스템 공유도 눈길을 끈다. 양 기관은 의료 질 관리와 감염관리, 환자안전, 인증평가 대응, 전산 시스템, 데이터 기반 운영 등 행정·IT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단순한 진료 연계를 넘어 병원 운영의 ‘DNA’를 공유하는 형태다.


인공지능(AI) 분야 협력 가능성도 언급됐다. 김민상 성북우리아이들병원 최고전략책임자(CSO·고려대의료원 부교수)는 “아직은 장기적인 과제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고려대의료원이 개발한 AI 시스템을 우리아이들병원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환자 진료 패스트트랙 시스템도 더욱 공고히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우리아이들병원 구로 본원, 성북우리아이들병원 ⓒ우리아이들의료재단

브랜드 협력도 강화된다. 우리아이들병원은 고려대의료원 교류협력 CI를 적용해 보다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와 운영 기준을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 CSO는 “CI 도입은 환자와 보호자 신뢰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병원 전체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 협력 역시 중요한 축이다. 우리아이들병원은 현재 의과대학생과 간호대학생 실습을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수련의와 전공의까지 포함한 다기관 수련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젊은 의료인들이 2차 전문병원의 소아청소년 진료 현장을 직접 경험하도록 해 필수의료 분야 유입 기반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양 기관 간 협력은 이미 진료 현장에서부터 진행되고 있다. 우리아이들병원과 고려대 구로병원 간 진료의뢰·회송 건수는 지난해 약 300건, 올해 현재까지 약 100건에 달한다. 성북우리아이들병원과 고려대 안암병원 간에도 지난해 약 120건, 올해 약 60건의 의뢰·회송이 이뤄졌다.


이는 중증 환자는 상급종합병원이, 회복기와 지속 관리 단계는 지역 전문병원이 맡는 역할 분담 구조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이번 협력이 단순한 기관 간 협약에 머무르지 않고 고려대의료원의 좋은 시스템과 문화를 자연스럽게 확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소아청소년 의료를 넘어 대한민국 미래 의료의 새로운 협력 모델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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