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자본의 질' 강조…보험사 자본전략 변화
건전성 개선 흐름 속 현금상환 확대
준비금 부담에 기본자본 확보 난항
금융당국이 기본자본 중심의 자본구조 개선을 유도와 보험사들의 킥스 비율이 개선되면서 과거 주력 조달 수단이었던 후순위채 발행은 줄고 신종자본증권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연합뉴스
금융당국의 기본자본 규제 강화와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 개선 흐름 속에 보험업계의 자본조달 전략이 변화하고 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오는 6월 초 최대 6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한다. 올해 들어 두 번째 자본성증권 발행이다.
DB손보는 조달 자금을 6월 만기가 도래하는 4990억원 규모 후순위채 상환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미국 특수보험사 포테그라 인수를 추진 중인 만큼 선제적인 기본자본 확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DB손보가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기본자본으로 인정되는 구조다.
반면 최근 후순위채 콜옵션(조기상환권) 만기가 도래한 보험사들은 차환 발행 대신 현금 상환에 나서는 분위기다.
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해보험·미래에셋생명 등은 후순위채 차환 발행 대신 현금 상환을 결정했다.
보험사들이 후순위채 차환 발행에 소극적인 데는 금융당국의 기본자본 확대 기조와 보험사들의 건전성 개선 흐름이 함께 작용한 거란 분석이다.
후순위채는 킥스 산정 시 자본으로 인정되지만 손실흡수력 측면에서는 기본자본보다 낮은 보완자본으로 분류된다.
당국은 보험사들의 보완자본 의존도를 낮추고 기본자본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자본구조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실제 일부 보험사들은 차환 발행 과정에서 기본자본 비중과 자본적정성 등을 이유로 당국과 조율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들의 킥스 비율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점도 후순위채 발행 감소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메리츠화재의 킥스 비율은 241.3%를 기록했고,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도 각각 190.1%, 191.5% 수준을 나타냈다.
대다수 보험사가 금융당국 권고치를 크게 웃돌며 200% 내외의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상대적으로 조달이 쉬운 후순위채를 활용해 킥스 비율을 관리해 왔다.
기본자본 확충에는 증자 부담이 따르는 만큼 후순위채는 대표적인 보완자본 조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후순위채 대안으로 거론되는 신종자본증권 역시 발행 문턱이 높다.
기본자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자 지급이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가능해야 하고, 발행사가 필요 시 이자 지급을 재량으로 취소할 수 있는 구조 등을 갖춰야 한다.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 이후 장부상 이익은 늘었지만,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이 커지면서 실제 배당이나 신종자본증권 이자 지급에 활용할 수 있는 배당가능이익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DB손보 등 소수의 보험사를 제외하면 기본자본 인정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쉽지 않은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본자본 관리에 민감해진 배경에는 당국의 규제 변화도 한몫한다.
금융당국은 오는 2027년부터 기본자본 킥스 비율이 일정 수준에 미달하는 보험사에 대해 적기시정조치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단순 킥스 비율뿐 아니라 기본자본 비중 자체가 중요해지는 구조로 제도가 바뀌는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후순위채 발행만으로도 킥스 비율 관리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기본자본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배당가능이익 문제 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보험사 간 자본 여력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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