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받은 선천성 심장병 환자들…30년 뒤 생존율 '깜짝'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5.08 09:56  수정 2026.05.08 09:59

국내 10개 상급종합병원 환자 1125명 최대 30년 추적 연구 수행

수술 후 30년 생존율 88.9%…초기 회복 상태가 장기 예후 영향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대동맥과 폐동맥 위치가 뒤바뀐 선천성 심장질환 ‘완전 대혈관 전위’ 환자들이 수술 후 30년까지 약 89%의 생존율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전 대혈관 전위는 태어나자마자 치료받지 않으면 1년 안에 사망 위험이 큰 질환이다.


국내 연구진은 장기 생존 시대에 접어든 환자들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합병증 양상까지 달라진다는 점을 확인하며, 소아기를 넘어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평생 추적 관리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이상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조화진 전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연구팀은 1990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 10개 상급종합병원에서 대동맥 전환술을 받은 환자 1125명을 최대 30년(중앙값 14.5년)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완전 대혈관 전위는 대동맥과 폐동맥 위치가 뒤바뀐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전체 선천성 심장질환의 5~7%를 차지한다. 정상 심장은 심장과 폐, 전신을 거치며 산소를 공급하지만, 이 질환은 혈관 연결이 반대로 돼 있어 산소가 온몸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현재는 혈관 위치를 정상으로 교정하는 ‘대동맥 전환술’이 표준 치료로 자리 잡으며 생존율이 크게 향상됐지만, 국내 장기 예후 데이터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환자를 ▲단순형군(TGA IVS) ▲심실중격결손 동반군(TGA VSD) ▲타우시그-빙 기형군(DORV-TB)으로 나눠 생존율과 재중재 발생률, 구조적 합병증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의 생존율은 수술 후 10년 91.3%, 20년 90.7%, 30년 88.9%로 나타나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술 성적을 보였다. 하위군별로는 단순형군의 30년 생존율이 91%로 가장 높았고, 타우시그-빙 기형군은 75%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대동맥 전환술 후 30년 장기 생존율 추이. ⓒ서울대병원

사망 위험 요인으로는 에크모(ECMO) 등 기계적 순환 보조 치료가 필요했던 경우, 초기 입원 기간 중 재수술을 받은 경우, 영구 심박동기 삽입이 필요했던 경우 등이 꼽혔다. 연구팀은 수술 직후 안정적인 회복 여부가 장기 생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추가 수술이나 시술을 의미하는 재중재의 누적 발생률은 수술 후 10년 14.5%, 20년 20.2%, 30년 29.2%로 집계됐다. 초기에는 우심실 유출로 및 분지 폐동맥 협착 등 ‘우심측’ 문제가 주요 원인이었지만, 수술 10년 이후부터는 좌심실 유출로와 신대동맥 관련 문제 등 ‘좌심측’ 합병증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수술 당시 대동맥 축착이나 단절 등 대동맥궁 기형이 동반된 환자는 재중재 위험이 약 2.5배 높았다.


연구팀은 장기 생존자가 늘어나면서 성인기 이후까지 이어지는 체계적인 추적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관상동맥 관련 합병증은 전체 환자의 2.8%에서 발생했으며, 벽내 관상동맥 등 비전형적인 혈관 구조를 가진 환자에서는 보다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상윤 교수(소아청소년과)는 “이번 연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코호트를 구성해 최장 30년에 걸친 예후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있다”며 “특히 합병증 발생 양상이 시기별로 변화하는 것을 확인한 만큼, 향후 환자를 위한 생애주기별 맞춤형 관리 전략 수립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앞서 2021년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은 국내 소아암·희귀질환 환아 지원을 위해 서울대병원에 3000억원을 기부했다. 이를 바탕으로 같은 해 5월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이 출범했으며, 오는 2030년까지 10년간 소아암 및 소아희귀질환 환자 치료와 연구 시스템 고도화, 치료 환경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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