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1분기 호황 올라탔지만…'믿고 가는' LNG선 의존 경고음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05.08 13:12  수정 2026.05.08 13:12

국내 조선 3사 1분기 영업익 2조원 돌파

고부가가치 선박 선별 수주로 中 저가 공세 돌파

LNG선 공급 과잉 및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수요 변화 우려

HD현대삼호에서 건조해 2024년 인도한 LNG 운반선 ⓒHD한국조선해양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가 올해 1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했다. 중국 조선사들의 저가 공세 속에서도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경쟁력을 앞세워 수익성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반면 수주 구조가 LNG선에 과도하게 집중될 경우 시장 변수에 따른 ‘리스크’ 역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과 차별화”…고부가 선박 집중 전략에 호실적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의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2조원을 넘어섰다. 구체적으로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조356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인 1조1811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한화오션도 같은 기간 전년 대비 70.6% 증가한 441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전년 대비 16%, 122% 늘어난 2조9023억원, 2731억원으로 나타났다.


조선 3사의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2조70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조2409억원 대비 66.8%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LNG선을 포함한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평가한다.


특히 LNG선은 극저온 화물창과 친환경 엔진 기술 등 고난도 설계 역량이 필요한 대표적인 고부가 선종이다. 한 척당 가격도 약 2억5000만 달러(약 3800억원)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6~12개월 내 LNG선 가격이 약 2억6000만 달러 수준까지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수주 흐름 역시 LNG선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LNG선 12척을 포함해 총 94척, 108억1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한화오션 역시 LNG선 4척 등을 포함해 총 18척, 약 32억 달러 규모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도 LNG-FSRU와 LNG선 등을 중심으로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조선 업계는 LNG선을 중국과 차별화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으로 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중국과의 경쟁에서 차별화되는 지점은 LNG선과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능력”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 조선소들이 벌크선과 중저가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는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은 LNG선과 가스선 등 고수익 선종을 중심으로 경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높아진 LNG·카타르 프로젝트 의존도…“구조적 리스크 우려”

하지만 현재의 LNG 중심 호황이 특정 선종과 특정 지역 프로젝트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기후솔루션이 발간한 ‘LNG 슈퍼사이클 환상에서 깨어날 때’ 보고서는 한국 조선업의 미래가 “단일한 가정 위에 세워져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특히 카타르 프로젝트 의존도를 주요 리스크로 꼽았다. 카타르 프로젝트는 카타르의 LNG 증산과 수출 확대를 위한 북부 가스전 개발 사업으로, LNG선과 저장기지·항만 인프라 발주까지 연계된 초대형 사업이다. 그러나 최근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며 카타르 라스라판 LNG 생산 시설 피격과 카타르에너지의 불가항력 선언 등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LNG 공급망 불확실성도 확대됐다.


기후솔루션은 LNG선 중심의 산업 구조가 호황기에는 높은 수익성을 가져오지만, 특정 선종 수요가 흔들릴 경우 산업 전반의 대응 여력 역시 제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생산 설비와 인력, 프로젝트 파이낸싱까지 단일 선종에 정렬된 구조에서 해당 시장에 충격이 가해지면 산업 전체의 복원력이 시험대에 오른다”고 지적했다.


LNG선 공급 과잉 가능성도 우려 요인으로 거론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카타르는 향후 3~4년간 70~80척의 LNG선을 인도 받을 예정이지만 LNG 프로젝트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선박 공급 과잉과 운임 하락 압력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 LNG선 발주 증가 역시 실제 물동량 확대보다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우회 운항과 공급 차질 영향이 반영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LNG 물동량 증가로 당분간 LNG선 중심의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향후 친환경 규제 강화와 지정학 리스크 확대 등을 감안하면 선종 다변화 역시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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