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올해 최우선 목표 '알곡 생산'
가뭄·침수 대비 실적 부각
상반기 결산회의서 언급 안 된
산업별 구체적 성과 '수치'도 공개
자력갱생 선전구호를 배경으로 북한 주민들이 성과 달성을 축하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노동신문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과 함께 미래 먹거리 산업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 세계 각국 움직임이 분주한 가운데 북한은 상반기 주요 경제 성과로 '관개(물길) 공사'를 부각했다.
지난 6월 개최한 상반기 결산회의에서 '경제목표 초과달성'을 주장했던 북한이 뒤늦게 산업별 성과 지표까지 공개했지만, '갈라파고스'나 다름없는 북한 현실을 고스란히 비출 뿐이라는 지적이다.
5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면 기사에서 "올해 들어 인민경제 전반적 부문과 단위에서 지난해보다 높아진 생산 계획을 월별·분기별로 어김없이 수행해 전진했다"며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의 하나는 많은 단위가 생산에서의 편파성을 현저히 극복하고 안정적·발전적 장성단계에 들어선 것"이라고 자평했다.
앞서 신문은 전날 '자립의 정신, 자력의 창조 본때로 전면적 부흥발전을 위한 총진군에서 이룩된 소중한 성과'라는 제목의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머리기사로 실은 바 있다.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당국 입장을 외부에 알리는 매체다. 노동신문이 북한 주민 필독서로 꼽힌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 당국이 경제성과를 대내외에 대대적으로 선전하려 했다는 평가다.
신문은 지난해 연말 결산회의에서 올해 경제 분야 주요 목표로 '인민경제발전의 12개 중요고지'가 설정됐다며 "'첫 번째 고지' '지배적 고지'인 알곡생산 목표 점령을 위한 투쟁으로 사회주의 전야가 (올해 상반기에) 부글부글 끓었다"고 전했다.
특히 김일성 시대인 1960년대 정책을 답습한 '농촌혁명강령'에 따라 "전국적으로 관개 공사가 대대적으로 진행됐다"며 "많은 면적의 논밭에서 가물(가뭄)과 침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물질기술적 토대가 구축됐다"고 밝혔다.
경제 분야 최대 목표인 농업 생산 증대와 관련한 가뭄·침수 피해 방지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 "2달 남짓한 짧은 기간 동안" △2만 4000여㎞의 관개 물길 보수 △1만 2000여 개소의 지하수 시설 건설 및 능력 확장 △1500여 개소의 관개시설 건설 및 보수 △밭 관개를 위한 2400여㎞의 관 늘이기 공사 △3000여 개소 양수장 신설 등을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관개 정비 외에 북한이 수치로 제시한 경제 분야 주요 성과는 △압연강재(112%), 질소 비료(102%) 등 금속·화학공업 생산계획 초과달성 △전력 생산계획 초과달성(101%) △석탄 생산계획 초과달성(104%) △유색금속 생산계획 초과달성(146%) △화물수송 계획 초과달성(105%) △학생 교복 관련 천(직물) 생산계획 초과달성(102%) △수산물 생산계획 초과달성(102%) 등으로 나타났다.
집중호우 피해로 황해북도 일대가 물에 잠긴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TV 갈무리
경제 '출구전략' 못 찾는 北
지엽적 성과에만 의미 부여
"정신력은 기적 창조의 원천"
'자력갱생' 정치구호에 함몰
경제 분야 중장기 목표로 '자립경제 구축'을 못 박은 북한은 이렇다 할 '출구전략'을 찾지 못하고 지엽적 성과에 어떻게든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북한 입장을 외곽에서 대변해 온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3일자 보도에서 2021년 1월 개최된 노동당 제8차 대회 당시 중장기 경제 과업으로 "경제 전반에 대한 정비보강이 제시됐다"며 "자립적 경제 발전관, 다시 말해 그 어떤 외부적 요인에도 끄떡없이 자체의 힘으로 경제 발전을 이룩해 나가는 관점과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부 자원 유입 등을 모색하며 효율적·효과적 경제 발전을 모색하기보단 '자력갱생'이라는 정치적 구호에 함몰된 경제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북한은 이번 상반기 경제성과 배경으로 '사상전'을 비중 있게 다뤘다. 정신력에 기초한 내부 쥐어짜기 외에 대안을 찾지 못하고 주민 압박 강도만 거듭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노동신문은 "올해에 들어와서도 생산 조건은 의연 어려웠다"면서도 "인민경제 전반적 부문과 단위에서 수행해야 할 생산 목표는 지난해에 비해 현저히 높았다. 제일 먼저 주목을 돌리게 되는 문제는 바로 생산자 대중의 사상 발동 문제"라고 밝혔다.
신문은 "대중의 드높은 정신력은 그 어떤 난관도 뚫고나갈 수 있게 하는 위력한 무기"라며 "역경을 순경으로 전환시키는 기적 창조의 원천이라는 것을 많은 단위의 계획 수행 과정이 입증해줬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당 사상과 의도를 깊이 자각한 대중의 힘은 무궁무진하고, 이 불가항력의 힘을 총폭발시킬 때 점령 못할 목표가 없다"고 덧붙였다.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이 지난 5월 관개 공사 현장을 찾아 현지지도 하는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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