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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영화 뷰] 냉랭한 한일 관계 속, 더 힘껏 손잡는 영화인들


입력 2021.10.29 08:51 수정 2021.10.29 08:54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28일 개봉

고레에다 히로카즈 '브로커', 기대작

2018년 10월 대법원 강제 동원 판결 이래 과거사 이슈 전반을 둘러싸고 한일 관계 냉각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영화라는 목적 아래 '원팀'으로 활약하는 한, 일 영화인들의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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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개봉하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은 일본의 감독, 배우와 한국의 배우들이 함께 만든 작품이다. 일본의 젊은 거장이라 불리는 이시이 유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이케마츠 소스케, 오다기리 죠, 한국의 최희서, 김민재, 김예은이 출연했다. 영화는 문화와 언어가 다른 두 나라의 가족이 우연히 기차에서 만나게 된 후 동행하는 과정을 그렸다. 불통인 양국의 가족이나 서로의 나라에 생각하는 바를 미화하거나 숨기지 않는다. 토오루(오다기리 죠 분)가 솔(최희서 분)에게 관심을 보이자 오빠인 정우(김민재 분)는 "우리는 보수적인 집안이라 안된다", "일본을 적대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등의 말을 한다. 하지만 '다름'보다 보편적인 가족에 대한 가치와 온기가 두 가족을 한 가족처럼 만든다.


최희서는 한일 관계 냉각기에 한일 합작 영화에 출연한 것과 관련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연기하는 것 아닌가. 언어는 잘 통하지 않아도 감정으로 교류했고, 우리는 그저 영화를 찍고 있으며 잘 만들고 싶다는 하나의 목적이 있었다. 영향을 받거나 의식하진 않았다"라며 "일본 감독님이 쓴 각본이지만 한국에서 촬영하고 한국 배우, 스태프들이 함께하다 보니 새로운 한국 영화 같은 느낌이 컸다"라고 전했다.


11월 10일에는 하스미 에이이치로 감독이 연출하고 후지와라 타츠야, 타케우치 료마, 한효주, 변요한이 출연하는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가 개봉한다. 이 영화는 산업 스파이 조직 간 치열한 다툼을 다룬 액션물로 '악인', '요노스케 이야기, '분노' 등의 요시다 슈이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한효주는 전 세계를 누비며 의뢰를 해결하는 국적불명의 산업 스파이를 맡았으며 변요한은 무소속 산업 스파이 데이비드 김을 연기해 영화의 한 축을 담당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첫 한국 영화 연출작 '브로커'(가제)를 차기작으로 선보인다. '검은 사제들', '국가부도의 날' 등을 제작한 영화사 집이 제작하고 CJ ENM이 투자 배급한다.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아이유가 주연이며 '기생충',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의 홍경표 촬영 감독이 촬영을 맡았다. 일본의 거장과 한국 정상급 배우들의 만남에 양국은 물론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주목받았다.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한국에서 촬영을 마쳤으며 후반 작업을 마친 후 관객을 만난다.


드라마에서도 협력 작품이 탄생한다. 스튜디오 드래곤이 일본 영화감독 미이케 다카시와 손잡고 드라마 '커넥트' 제작에 들어간 것. 미이케 다케시 감독은 영화 '퍼스트 러브', '라플라스의 마녀', '무한의 주인', '신이 말하는 대로', '짚의 방패', '악의 교전', '크로우즈 제로', '요괴 대전쟁', '착신아리' 등을 연출해 인지도가 높은 감독이다. 류준열과 정해인인 제안을 받고 출연을 검토 중이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지난 10월 15일 막을 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봉준호 감독과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특별 대담을 마련했다. 평소 하마구치 감독이 열렬한 팬임을 자처한 봉 감독과의 대담은 영화제에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두 감독은 서로에 대한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바탕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두 사람의 대담은 예정된 1시간 30분을 넘어가며 두 감독들의 서로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화인들은 영화로 소통하는 힘을 믿고 있다. '파비안느의 관한 진실'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한일 관계 한일 관계 악화에 대한 질문에 대해 "평소 작업할 때 일본 영화를 한다고 의식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시아 영화인이라는 의식이 있다. 다만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을 뿐이다. 동시대를 사는 아시아 감독님들에게 영감을 받는다. 저 또한 그들에게 부끄럽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국가의 갈등이나 외부 요인을 떠나 영화를 마주하는 자세를 엿볼 수 있는 답변으로, 같은 목적 아래 협업하는 양국 영화인들의 의기투합을 기대되는 이유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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