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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깃층 넓힌 K애니, 글로벌 플랫폼 등에 업고 판 흔든다


입력 2021.07.25 13:01 수정 2021.07.25 14:23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틱톡·인스타그램 영상 통한 해외 팬들 급증

K웹툰의 급성장, 애니메이션화 요청 폭주

ⓒ마카앤로니, 도우도우 ⓒ마카앤로니, 도우도우

지난달 글로벌 플랫폼 틱톡에서 한 영상이 크게 화제가 됐다.


시력 검사를 한 주인공 로니에게 안경을 쓰게 했더니 눈이 커지고, 캐릭터가 한껏 귀여워지는 단순한 애니메이션이다. 이 영상은 1000만 조회수를 돌파하는데 단 3일이 걸렸고, 현재는 2000만 조회수를 넘어섰다. 이 영상은 CJ ENM과 한국 제작사 브릭스튜디오가 만든 애니메이션 ‘마카앤로니’의 에피소드 클립 영상들 중 하나다.


그동안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은 타깃 연령층이 영유아로 한정돼 있고, 완구로 수익을 내는 사업 모델이 지속돼왔다. 그런데 최근엔 다양한 종류의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애니메이션 산업 규모가 커지고, 해외 수출도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2014년 5600억원 시장이던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은 2018년 약 6300억원으로 증가했다. 큰 폭은 아니지만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 눈여겨볼 점은 매출액 대비 수출액 비율이다. 동기간 매출액 대비 수출액 비율은 23%에서 31%까지 상승했다. 즉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K애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말이다.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글로벌 팬을 모으고 있는 애니메이션은 ‘마카앤로니’ 외에도 다수 존재한다. 초단편 웹애니메이션 ‘도우도우’는 2018년 틱톡, 인스타그램에서 선보인 이후 국내외 TV에서 방영된 적이 없음에도 현재 틱톡 계정에서 210만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다. 몬스터스튜디오가 만든 애니메이션 ‘브레드 이발소’ 역시 지난해 8월 넷플릭스에 시즌1을 공개한 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세계 넷플릭스 TV 시리즈 톱10에 진입했다. 현재는 시즌2 방영을 앞두고 있고, 올해 하반기 시즌3를 KBS 방영 이후 넷플릭스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SNS나 짧은 영상 콘텐츠를 통해 주목을 받고 있는 영상들을 살펴보면 다양한 국적의 댓글들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어를 알지 못하는 이들도 대중적인 캐릭터의 귀여움과 예상치 못한 방향의 이야기 전개에서 재미와 공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가상의 캐릭터에 열광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현상은 기존 영유아에 한정됐던 타깃층이 20대와 30대까지 확장되면서 팬층이 더 넓어지도록 했다.


ⓒ미국 온라인 청원 사이트 change.org 캡처 ⓒ미국 온라인 청원 사이트 change.org 캡처

틱톡 등의 SNS가 아닌 웹툰 콘텐츠 플랫폼을 통한 K애니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최근 영미권 웹툰 플랫폼에 한국 웹툰이 서비스되면서 이를 애니메이션화 시켜달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미국 온라인 청원사이트 ‘체인지닷오아르지’에 한국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달라는 청원이 나오기도 했다. 해당 청원에는 현재(23일 기준) 2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의했다. 이 같은 호응에 ‘나 혼자만 레벨업’을 만든 콘텐츠 기업 디앤씨미디어는 애니메이션 제작을 추진 중에 있다.


네이버웹툰도 지난해 ‘신의 탑’ ‘갓 오브 하이스쿨’ ‘노블레스’ 세 편을 연이어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제작해 선보인 것에 이어 올해도 ‘유미의 세포들’ ‘연의 편지’ ‘나노리스트’ 세 편의 웹툰을 애니메이션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제작을 진행 중이다. 유미의 세포들과 연의 편지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나노리스트는 해외 플랫폼을 타깃으로 한 시리즈물로 내년 선보일 예정이다.


결국 웹툰의 글로벌 인기가 애니메이션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9월 개봉한 극장용 애니메이션 ‘기기괴괴 성형수’도 원작 웹툰의 해외 인기가 실제 흥행으로도 이어진 사례다. 한국 애니메이션은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수준이 떨어진다는 해외 시장의 편견이 존재했다. 하지만 K웹툰의 인지도가 이런 편견을 넘어설 수 있도록 도움닫기 역할을 해주고 있는 셈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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