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동아리가 '200억 정보카르텔'로…금융권 임원들 덜미

김하랑 기자 (rang@dailian.co.kr)

입력 2026.09.29 14:03  수정 2026.09.2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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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운용사 현직 임원 등 5명 연루

자택·근무지 20여곳 압수수색

2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황선오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단장이 '명문대 출신 정보카르텔 적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하랑 기자

서울대 경영동아리에서 인연을 맺은 금융권 임원들이 약 5년간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얻은 미공개정보를 서로 공유하며 200억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금융당국의 강제조사를 받고 있다.


핵심 혐의자들은 현재도 상장사와 사모펀드 운용사 등에 재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M&A 관련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자들의 자택과 근무지 등 20여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증권선물위원회는 부당이득 은닉을 막기 위해 일부 혐의자의 증권계좌에 대해서도 지급정지 조치를 내렸다.


이번 사건의 핵심 혐의자는 5명 안팎이다.


이들은 같은 서울대 경영동아리에서 인연을 맺은 뒤 글로벌 컨설팅회사 등에서 근무했으며 이후 사모펀드 운용사와 상장사 등으로 자리를 옮겨 M&A 관련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합동대응반 관계자는 "핵심 혐의자는 5명 안팎으로 같은 학교 안에서 맺은 인연으로 보면 된다"며 "현재 상장사와 사모펀드 운용사 등에 재직 중인 임원들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이들이 최근 약 5년간 업무 과정에서 알게 된 공개매수와 M&A 등 호재성 미공개정보를 지속적·반복적으로 공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미공개정보 이용은 5~6회 이상이며 관련 상장 종목은 5개다. 핵심 혐의자들의 연령대는 30~40대로 파악됐다.


이들이 가족과 지인 등에게 미공개정보를 전달하면서 현재까지 사건에 연루된 인원은 10여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합동대응반 관계자는 "현재까지 10여명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지만 향후 조사 과정에서 인원은 변동될 수 있다"며 "핵심 혐의자를 중심으로 범행 연루자가 뻗어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M&A 관련 정보가 시장에 공개되기 전 해당 종목을 미리 사들인 뒤 정보 공개로 주가가 오르면 높은 가격에 처분하는 방식을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당국이 현재까지 파악한 핵심 혐의자와 가족·지인의 부당이득은 총 200억원 이상이다.


특히 핵심 혐의자들 사이에서는 정보 공유뿐 아니라 금전거래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합동대응반 관계자는 "정보 공유와 금전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어떤 동기와 목적으로 금전거래가 이뤄졌는지는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전거래가 미공개정보 제공의 대가였는지 등 구체적인 성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M&A 관련 업무를 수행하며 비밀유지 의무를 지는 전문인력이 정보의 원천이 됐고, 정보가 가족과 지인에게까지 퍼졌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합동대응단은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의 시장감시 과정에서 동일한 인물이 여러 미공개정보 이용 사건에 반복적으로 등장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후 관련 사건을 합쳐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지난 5월부터 관계기관 공조 아래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강제조사를 벌인 NH투자증권 공개매수 주관사 임원의 미공개정보 이용 사건과 이번 사건은 직접적인 연관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합동대응반 관계자는 "과거 NH투자증권 사건과 이번 사건은 별개"라면서도 "다수의 미공개정보를 이용했다는 점과 금융 전문가 집단에 속해 있다는 점은 공통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혐의자들의 정체와 정보 지득 경로를 찾기가 특히 어려웠다"며 "지난 NH투자증권 사건의 조사 경험이 이번 사건을 추적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당국은 현재 혐의자들이 근무하는 상장사와 사모펀드 운용사 등의 구체적인 명칭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관련 회사가 공개될 경우 해당 기업 투자자들에게 예상하지 못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합동대응반 관계자는 "현재 상장사 이름이 알려지는 것 자체가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재직 회사명을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합동대응단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와 증거를 분석해 추가 조사를 신속하게 마무리할 계획이다.


혐의가 확인되면 고발과 함께 부당이득 환수 및 부당이득의 최대 두배에 달하는 과징금 부과 등 후속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합동대응반 관계자는 "내부자의 미공개정보 이용행위를 주가조작과 동일한 중대 범죄행위로 보고 있다"며 "미공개정보 이용을 끝까지 추적해 부당이득을 환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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