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여전히 침묵…'친분' 다음 카드 필요한 트럼프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6.08.26 22:09  수정 2026.08.26 22:09

김정은, 당 정치국 확대회의 주재…미국 언급 無

전문가 "한미훈련 축소 이상의 구체적 조건 제시해야"

북미 정상회담 전망 엇갈려…"희박" vs "50대50"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9기 제4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재개를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하며 유화적 메시지를 보냈지만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축소 이상의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해야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5일 예정에 없던 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제스처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국 확대회의는 당 정치국 위원 외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간부나 관계자들을 추가로 참석시켜 현안을 논의하는 회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과 2019년 6월 판문점 회동 당시 김 위원장과 함께 촬영한 사진 3장을 게재하며 대화 재개 메시지를 재차 발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찍은 사진을 공개한 것은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두 지도자의 관계는 여전히 훌륭하다"고 긍정적인 발언을 내놓은 이후로, 친분을 앞세워 북미대화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제스처에 침묵하는 것은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양보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했을 때에는 즉각적인 반응을 내놨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지난 19일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평할 가치도 없다고 보며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며 "훈련의 규모나 기일이 줄어든다고 해서 도발적·공격적 성격의 군사연습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북한 문제를 연구하는 한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정상회담 사진까지 꺼내 들며 대화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북한이 반응하지 않는 것은 구체적인 협상 조건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며 "한미연합훈련 축소 때는 북한이 비록 부정적이었지만 즉각 반응을 보였다. 결국 정상회담을 원한다면 친분을 강조하는 상징적인 제스처를 넘어 북한이 움직일 수 있는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을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출신인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재단 선임연구원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희박하거나 없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경제 상황이 회복되면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 유인이 과거보다 약해졌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넘어 추가적인 양보를 요구하고 미국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정상회담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고 봤다.


반면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는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50대50으로 전망했다. 김 대표는 이날'2026 미국 중간선거와 한반도' 포럼에서 이같이 전망하며 "북미정상회담의 공은 김정은에게 넘어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한미연합훈련 축소에 따른 대북 억지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 대표는 "북한 하면 워싱턴 내에서는 핵"이라며 "기존 워싱턴 이너서클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북핵에 대한 우려와 두려움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고, 북한과 중국에 대한 억지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화 자체보다 대화가 이뤄지는 조건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은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화는 억지력의 기반 위에서 상호성을 전제로 진행돼야 한다"며 "북한과 대화하기 위해 훈련을 조정한다면 그 조치는 북한의 도발 중단이나 군사적 긴장 완화, 핵·미사일 활동에 대한 검증 가능한 조치 등의 상응하는 행동과 연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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