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3부작, 한층 성숙해진 감정선, 강화된 액션이 호평
마블 스튜디오와 소니 픽처스가 함께 만든 MCU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지난 8년간 가장 성공적인 슈퍼히어로 프랜차이즈 가운데 하나였다.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을 시작으로 '파 프롬 홈'(2019), '노 웨이 홈'(2021)까지 세 편 모두 흥행에 성공했고, 특히 '노 웨이 홈'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됐던 전 세계 극장가를 되살린 대표작으로 꼽히며 약 19억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렸다. MCU 최고 흥행작 가운데 하나이자, '스파이더맨'이라는 IP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한 작품이었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스틸ⓒ소니픽쳐스
흥행의 배경에는 차별화된 전략이 있었다. 존 왓츠 감독은 기존 샘 레이미, 마크 웹 감독의 시리즈처럼 영웅의 탄생을 다시 반복하기보다, MCU 세계관 안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10대 피터 파커의 성장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학교생활과 친구들, 첫사랑, 토니 스타크라는 멘토를 중심으로 한 하이틴 감성은 기존 시리즈와 뚜렷한 차별점을 만들었고, 스파이더맨을 MCU의 핵심 구성원으로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독립 히어로였던 스파이더맨은 거대한 마블 세계관 속 가장 친숙한 청춘 히어로로 자리 잡았고, 이는 젊은 관객층은 물론 MCU 팬덤까지 아우르는 흥행 동력이 됐다.
하지만 '노 웨이 홈'은 동시에 존 왓츠 체제가 완성한 '홈' 3부작의 종착점이기도 했다.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루 가필드까지 한자리에 모으며 20여 년간 이어져 온 스파이더맨의 역사를 하나로 묶어냈고, 팬서비스와 흥행 모두에서 시리즈의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만큼 후속작은 같은 공식을 반복하기보다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메가 흥행작의 후속편일수록 기존의 성공을 답습하기보다 다음 단계로 나아갈 명분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변화의 출발점이 바로 '노 웨이 홈'의 결말이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주문으로 세상 모든 사람이 피터 파커를 잊게 되면서 친구와 가족, 멘토까지 그의 곁을 떠났고, 그동안 쌓아온 관계 역시 사실상 사라졌다. '홈' 3부작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동시에 새로운 '스파이더맨' 시대를 열기 위한 서사적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그런 점에서 '브랜드 뉴 데이'는 앞으로 이어질 '스파이더맨' 프랜차이즈의 방향을 결정짓는 첫 작품이다.
감독 교체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존 왓츠 감독이 10대 피터 파커의 성장기를 완성했다면,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연출한 데스틴 대니얼 크레턴 감독은 모든 관계를 잃은 이후의 피터 파커를 새롭게 그려내는 역할을 맡았다. 이는 단순한 감독 교체가 아니라,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홈' 시리즈 이후 스파이더맨 프랜차이즈의 두 번째 장을 열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읽힌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월드 프리미어 이후 공개된 평단과 외신 기자단의 첫 반응도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했다. 이전 '홈' 3부작의 경쾌한 하이틴 분위기보다 한층 성숙하고 묵직해진 감정선, 홀로 남겨진 피터 파커의 내면을 깊이 있게 담아낸 서사, 한층 강화된 액션이 주요 호평 요소로 꼽혔다. 피터 파커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만큼 영화의 분위기 역시 이전보다 무게감을 더했다는 평가다.
'브랜드 뉴 데이'는 29일 북미보다 이틀 먼저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했다. 개봉 당일 오전 7시 기준 예매량 93만 장, 예매율 73%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흥행 기대감을 입증했고, 문화의 날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첫날 흥행 규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존 왓츠 감독이 완성한 '성장하는 소년'의 시대가 막을 내린 가운데, 데스틴 대니얼 크레턴 감독이 '홀로 선 영웅'의 시대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열어갈지가 이번 작품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다. 모두의 기억에서 지워진 피터 파커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듯, 스파이더맨이라는 프랜차이즈 역시 '브랜드 뉴 데이'를 통해 또 한 번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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