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새 술 새 부대에"…靑, 사의 표명 부인
靑·鄭 줄다리기 이어지며 정치적 해석 분분
민주당 전대 앞두고 강성 지지층 의식 해석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공동취재) ⓒ뉴시스
친명(친이재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사퇴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지만,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정 장관의 거취를 두고 청와대와 정 장관 사이에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정치권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이 대통령이 국빈 방문 중인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 한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장관의 사의 표명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가 없다"며 "그래서 사의 표명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귀국하면 직접 사의 표명을 할 생각이 있느냐"는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10월 2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하면 검찰개혁의 95%는 달성됐다고 본다"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보완수사권 폐지 발표 전부터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 수술도 했고 상당히 심각한 수면 장애가 있다"며 "그런 측면을 고려해서 (사의를 밝힌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지난 25일에도 "대통령에게 직접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법무부 장관) 사퇴 의지는 오래전부터 (청와대) 참모들을 통해 전달했다"며 "더 이상 할 일도 없고, 의지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간 정 장관은 건강상의 이유로 이 대통령에게 수차례 장관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사의 표명은 민주당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당론으로 추인한 국면과 맞물려 있어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단순한 개인 신상 문제를 넘어 여권 내부의 수사권 조정 갈등이 표면화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 장관은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수사기관 간 균형 상실로 국민 피해가 가중될 수 있다는 주장을 꾸준히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지난 24일 보완수사권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인하자 '항의성'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신의 거취 문제를 띄우면서, 여당의 보완수사권 폐지 추진을 다시 한번 숙의하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청와대가 정 장관의 사의 표명 사실을 부정하는 상황과 관련해선 "지금 사퇴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오는 8월 17일 치러지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청와대가 정 장관의 사의를 수용하게 되면, 청와대가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 의사에 동조하는 모양새로 보여 강성 지지층의 격렬한 반발을 살 수 있는 탓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8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공소청·중수청 출범 등 검찰 개혁을 마무리했으면 하는 대통령의 바람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장관에 대한 원포인트 개각은 없을 것으로 보이고, 개각이 한꺼번에 진행될 때 정 장관의 거취가 정해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이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한 호텔에서 화상으로 진행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중대범죄수사청 개청 준비에 만전을 기해달라. 공직사회에서 선공후사 원칙이 잘 지켜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검찰 개혁과 관련해 정 장관에게 역할을 계속 맡아달라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는 해석이 나왔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