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개입설' 진실게임 넘어 계파전으로…민주당 전대 '혼탁'

김주혜 기자 (jhaefthr@dailian.co.kr)

입력 2026.07.28 00:30  수정 2026.07.28 00:30

'특정 후보 연계 정황'은 미확인

프레임 전쟁에 정책경쟁은 뒷전

"침묵이 해당행위" "김민석 조사"

친명 vs 친명 계파 갈등은 최고조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정청래 당대표 후보자와 한민수, 최민희 최고위원 후보자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결과발표에서 본경선 진출을 확정 지은 뒤 꽃다발을 들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신천지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개입 의혹이 당권 주자 간 진실 공방을 넘어 친명(친이재명)·친청(친정청래) 진영의 대리전으로 번지면서 8·17 전대 본경선이 계파 경쟁으로 잠식되는 모습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권 주자와 최고위원 후보, 현 지도부가 신천지 개입설과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고 책임론을 주고 받는 등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지만 특정 후보와의 연계나 조직적인 전대 개입을 입증할 추가 근거는 제시되지 않고 있다.


명확한 근거 대신 신천지 개입설을 둘러싼 계파 간 프레임 싸움은 점점 확대되는 모양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신천지 개입 경고가 당을 위헌 정당으로 몰아가는 해당행위라는 것은 바보 궤변"이라며 "순수한 당원 가입과 투표는 자유지만 조직적 경선 개입은 영원히 심판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후보는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향해 '이중당적 및 비자발 입당 자율정리 30일'을 선포하고 자율 정리자에게 면책 기회를 주자고 제안했다. 또 "친청은 반명이냐. 반명 지도부는 안 된다"며 정청래 대표 후보를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정 후보와 친청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정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을 공격하고 당을 위험에 빠뜨리고 당원에게 상처를 주는 신천지 사태"라며 "당원이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김 후보의 의혹 제기를 '민주당을 향한 공격'으로 규정하면서 공세를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친청계인 이성윤 최고위원 후보도 이날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우리 당에 반명·분열주의·신천지 비밀연합이 있다는 말이냐. 김 후보가 검찰 수사에서 흘러나온 정황을 가지고 이야기한 것인지, 어떤 근거로 이야기한 것인지 알 수 없다"며 "누구를 지지하거나 돕기 위해 가입했는지,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 것인지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역시 친청계인 최민희 최고위원 후보 역시 이날 YTN 라디오 '뉴스명당'에서 "반명, 분열주의, 신천지, 3자 비밀연합은 추상적인 단어의 나열"이라며 "반명은 누구이고 분열주의는 누구이며 신천지는 누가 들어와 비밀연합을 했는지 짚어야 당사자들이 반론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김 후보를 향해 근거 제시를 촉구했다.


현 지도부도 갈라졌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이 두 파로 나뉘어져 신천지와 관련해 공방을 주고 받으면서다. 친명계인 강득구 최고위원은 특정 종교세력이 조직적으로 당에 침투해 당원의 의사를 왜곡하려 했는지를 밝히는 것이 본질이라며 "경고가 해당행위가 아니라 침묵이 해당행위"라고 주장했다.


반면, 친청계인 문정복 최고위원은 합동수사본부와 의혹을 제기한 후보에게 구체적인 근거 공개를 요구했다. 역시 친청계인 박규환 최고위원도 근거 없는 주장이 민주당을 범법·위헌 정당으로 낙인찍을 수 있다며 당 감찰기구를 향해 김 후보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송영길 대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일부 사이비 종교단체의 정치 개입 여지를 끊어내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일"이라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이중당적 정리 작업을 제시했다. 이중당적자 정리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신천지 개입설이 실존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신천지 개입설이 계파 간 갈등을 부추기는 '프레임 전쟁'의 재료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준일 시사정치평론가는 "특정 후보가 신천지 당원의 입당에 개입했거나 더 조직적으로 큰 숫자가 들어오려고 했다는 정황이 있어야 한다. 문제를 제기한 사람 쪽에 조금 더 입증 책임이 있다"며 "지금까지 나온 것으로는 이 정도까지 논쟁을 벌일 만한 사안인가 싶다. 논쟁보다는 프레임 전쟁 같다"고 평가했다.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등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정 후보에게 유리한 이슈를 신천지 프레임으로 덮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신천지가 민주당 경선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지금 상황에서 이걸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목적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윤 실장은 국민의힘 사례처럼 특정 후보를 지원하라는 조직적인 지시가 확인될 수 있을지, 실제로 확인될 경우 민주당이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고 봤다. 그런만큼 이번 공방이 어느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알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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