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함 아닌 투표용지 담던 상자, 법적 보관 의무 없어"
법원, 선관위 등 보관 장소 묻는 사실조회 다시 거칠 전망
김지연 서울동부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관계자들이 10일 오후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잠실7동 제2투표소였던 서울 송파구 우성아파트 노인정의 현장 검증을 마친 뒤 증거물을 들고 현장을 나서고 있다.ⓒ뉴시스
법원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투표소를 찾아 현장 검증에 착수했다. 하지만 현장에는 법원이 증거보전을 결정한 투표용지 보관상자 등 증거물이 사라져 증거 보전이 불발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민사51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6분께부터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였던 우성아파트 경로당을 찾아 증거물이 있는지 확인했다.
법원 관계자들이 들고 온 상자에는 '증거보전'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그러나 투표소는 이미 경로당 본래 모습으로 돌아간 상태이고, 법원이 전날 증거 보전 결정을 내린 '인쇄매수 1900매' 투표용지 보관상자도 사라졌다.
이에 선관위 측 관계자는 해당 상자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개혁신당 김정철 최고위원은 전했다.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김 최고위원은 법원에 증거 보전 신청을 한 당사자 자격으로 현장에 동행했다.
투표함이 아닌 투표용지를 담던 상자인 만큼 법적 보관 의무가 없다는 게 선관위의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일 경찰이 해당 장소에서 투표함을 반출한 뒤 시위대 등이 난입하면서 혼란상이 펼쳐진 만큼 제3자가 상자를 가져갔을 가능성도 있다.
계획대로라면 김 부장판사는 현장에서 투표용지 보관상자를 봉인한 뒤 법원 내 별도의 장소로 옮겨 보관해 증거를 보전해야 했다.
그러나 현장 검증을 통해 상자를 찾지 못한 만큼 추후 선관위 등에 보관 장소 등을 묻는 사실조회를 다시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증거 보전 결정으로 법원이 확보하려 한 투표용지 보관 상자는 선관위의 부실 관리 실태를 보여주는 물품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5일 경찰이 1000여명의 경력을 투입해 투표 종료 35시간 만에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함 2개를 반출한 뒤 시위대가 투표소 안으로 들어가 선관위가 두고 간 물품을 뒤졌다.
현장에서 발견된 투표용지 박스 겉면에는 '투표용지 인쇄 매수 1900매, 박스 1개 중 1번'이라고 적혀있었다.
이 투표소의 선거인 수는 3856명으로 파악됐다. 투표지가 선거인의 49.3% 분량만 준비된 것으로 '투표용지 최소 50% 인쇄' 지침에 못 미쳤다.
법원이 정한 증거보전 대상에는 이 박스 외 해당 장소를 포함해 투표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송파구 10개 투표소에서 6월3일 오전 8시부터 6월5일 오후 9시까지 찍힌 투표소 및 투표함 보관 장면 촬영 폐쇄회로(CC)TV 영상도 포함됐다.
법원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 당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간의 단체대화방, 메신저, 문자메시지 기록 역시 보전할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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